[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 민주당 경기 의정부갑 상임 부위원장의 ‘지역구 물려받기’ 논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당에서 사실상 문 부위원장을 불출마 하게끔 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22일 문 의장과 그의 아들 문 부위원장에게 세습공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알려진다. 총선 악재로 떠오르는 세습공천 논란을 신속히 거둬내기 위해 민주당이 문 부위원장의 자진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김해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연일 지역구 세습 논란에 대해 “국민 정서상 납득하기 어렵다”, “공정이 지금 시대 정신”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가뜩이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로 ‘공정’ 논란에 휩싸였던 민주당으로서는 문 부위원장으로 인해 총선 전 또 다시 ‘공정’ 논란이 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도 ‘총선 판을 흔드는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일 정도로 문 의장 부자의 ‘지역구 세습’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문 의장 부자에게 당의 우려를 전달한 것과 관련해 이해찬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성환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런 일이 있기 전에 직접 한번 만나봤다"며 "일단 당의 우려, 국민의 정서를 문 의장과 당사자에게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문 부위원장) 본인은 스스로 굉장히 경쟁력이 있다고 하고 제가 보기에도 그래 보이기에 다소 억울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런데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 공정의 가치가 많이 높아져 있다"며 "본인이 현명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해 당이 자진 불출마를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문 부위원장에 대해 “억울할 수 있다”며 “실제로 아주 경험도 많고 지역에서 활동을 오래해 왔기에 ‘그게 무슨 아빠 찬스냐’, ‘나의 스스로의 경쟁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종 결정은 어떻게 날지 모릅니다마는 최근의 국민의 정서와 당이 이 문제를 매우 심도 깊게 보고 있다고 하는 사실에 대해서 전달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판단해서 결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문 부위원장의 자진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은 전날부터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이 일반 상식과 다른 결정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해당 관계자는 “당도 이 부분을 매우 유의하고 있다”면서 “문 부위원장 본인 동의를 진중하게 얻는 방법이 있다”고 문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