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선 ‘간판스타’냐 ‘격전지 대항마’냐...고민 깊은 與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사진 / 시사포커스 DB]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정치권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온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총선 거취를 두고 설왕설래다.

7개월 넘게 대선주자 1위 타이틀을 지키고 있는 유력 대권주자인 만큼 정치권이 이 전 총리의 총선 역할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이 전 총리는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는 당과 상의하며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아파트에 전세 계약을 함으로써 4월 종로 출마를 시사 했고 “책임을 피하지 않고 살아왔다”면서 종로 출마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여의도 정가에서는 종로 출마설에서부터 세종 선회설, 비례대표 출마설 등 각종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당내선 ‘안정적 유세지원’ 기대

더불어민주당으로 복귀한 이낙연 전 국무총리.[사진 / 시사포커스 DB]

먼저 비례대표 출마는 이 전 총리가 지난 12일 광주방송 ‘정재영의 이슈인’에 출연해 “비례대표를 원하는 것은 과욕”이라고 확실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이 전 총리는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숫자가 많이 줄었고 좋은 인물이 많이 영입되고 있기에 그런 분들에게 기회 드리는 게 옳은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전 총리가 지역구로 출마할 것이라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문제는 ‘당 간판’으로서 선거 지원 활동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전 총리가 올해 총선에서 ‘적극적 역할’을 통해 당의 차기 대선주자로써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총선 후 대선으로 이어지는 정치 일정상 올해 총선은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대선 전초전으로 치러진다.

총선에서의 역할과 여야의 총선 성적표가 곧 대선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 전 총리도 본인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2월 초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면 이 전 총리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길 방침이다.

그러나 종로에 출마할 경우 야당의 거물급 후보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본인의 지역구 싸움에 몰두하느라 선거 지원에 나서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이 전 총리도 지난 16일 SBS 뉴스에 출연해 4월 총선에서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과 서울 종로 지역구 출마를 동시에 할 것이라는 관측과 관련해, “두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걱정하고 있다”고 난감해하는 표정을 지은 바 있다.

현재 각 지역구마다 격전지가 적잖은 이번 총선에서 이 전 총리와 같은 ‘간판 스타’가 지원유세에 나서지 않을 경우 민주당 전력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그래서인지 당내에선 이 전 총리가 비례 의원 출마나 당선이 유력한 지역구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주 등장한다.

최근에는 이 전 총리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종로에서 맞붙을 경우 황 대표가 우세하다는 민주연구원 발 여론조사 결과가 ‘가짜뉴스’로 일축됐지만 선거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종로에서 당선될 경우 대권 교두보를 확실히 다질 수 있지만 낙선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에 당내에선 이 전 총리가 안정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높은 세종에 출마해 전국적인 총선 지원을 하는 것이 낫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청한 민주당 한 관계자는 21일 “총선을 앞두고 당 내 악재가 계속해서 떠오르면서 판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이 전 총리가 전면에 나서 험지 중 험지인 TK·PK에 나서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차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가 지역구에 집중하는 것 보다 전국 선거에 더 신경 쓰는 것이 모양새가 좋아 보인다”며 “이 전 총리가 판단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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