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들, 직원들에게 갑작스런 해고 통보
협력업체 직원들 자리는 LG디스플레이 직원이 대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설날을 앞두고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시사포커스DB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설날을 앞두고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설날까지만 근무하라”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 수백여명이 최근 통보받은 지시다. 짧게는 1년, 길게는 10여년간 일해 왔던 이들은 갑작스레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들의 자리는 LG디스플레이 자사 직원들이 대체한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는 협력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일부 업무에 자사 직원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해고 사태가 연말까지 단계적으로 지속돼 그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얘기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2005년부터 LG디스플레이 사내협력업체에서 근무해온 A씨는 “해고를 통보하면서 당연한 권리인 실업급여를 탈 수 있게 권고사직처리 해주겠다는 말과 2020년도 연차수당을 지급해준다는 말만 했다”며 “지금 속한 회사에 1팀부터 6팀까지 있는데 현재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연말에는 150명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우리 협력사 인원 중 강제퇴사대상자는 약 200여명”이라며 “회사 사정이 어려운 건 알지만 명절을 앞두고 쓰던 물건 버리듯 하루아침에 ‘필요 없으니 나가라’는 식의 대우는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비참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LCD 판가 하락 등 경영환경 악화에 따라 희망퇴직을 수차례 실시하는 등 고강도의 구조혁신을 실시하고 있다”며 “각 협력사에서 협력사 직원에 대해 타 사업장으로의 전환 배치가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해고되는 협력업체 직원들이 늘어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썬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LG디스플레이가 이 같은 고육지책을 내놓은 것은 지속적인 경영악화 때문이다. 지난해 한상범 부회장은 계속되는 적자 행진에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LG디스플레이는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사장을 선임했다. 이후 2차 희망퇴직과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 CEO 정호영 사장이 CES2020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CEO 정호영 사장이 CES2020 개막을 앞둔 6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올해는 3대 중점추진과제를 발표하며 더 새롭고 강한 회사로의 도약을 선포하기도 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형 OLED 대세화에 주력 ▲P-OLED사업의 경쟁력 제고 ▲LCD는 경쟁우위 중심으로 구조 혁신 가속화 등 3가지 중점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날 정 사장은 “현재 디스플레이 시장은 글로벌 경쟁심화와 구조적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OLED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전개 가능성도 높다”며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력과 인재라는 탄탄한 경쟁력이 있기에, 올해 중점 과제들을 제대로 실행해 간다면 보다 더 새롭고 강한 회사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올해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파주 LCD TV 라인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6500억원으로 확대돼 연간 영업손실 1조5900억원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는 LCD TV 패널 가격 상승이 예상되지만 공급우위가 지속돼 그 상승폭은 한계가 있을 전망”이라고 봤다.

이어 “흑자전환을 위해서는 지난해 2조2000억원이던 EBITDA(세전·이자지급전이익)가 올해 5조원 이상으로 증가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며 “2020년 영업손실 5500억원으로 적자폭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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