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척 건조비 1兆원, 최대 1000㎞이내 항공기 900대 동시 추적, 탄도 미사일 추적,요격 능력까지

▲ 지난25일 진수한 "세종대왕함"

25일 선보인 첫번째 국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은 우리나라 국방력의 새로운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물론, 이지스함이 항공모함 만큼의 전능한 함정은 아니지만 현대전의 총아이자 "꿈의 전함"으로 불리고 있는것은 사실이다.

"이지스(Aegi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가 딸 아테나에게 준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를 의미한다.
이지스함은 첨단 레이더 시스템인 이지스 체계를 실은 순양함 또는 구축함을 말하며, 이지스 시스템(Aegis System)은 최대 1000㎞ 밖에서 수백개의 항공기나 대함 미사일을 찾아내고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세종대왕함이 진수됨에 따라 우리 나라는 미국,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 이지스 구축함 보유국이 됐다. 그러나 스페인과 노르웨이가 보유한 이지스 구축함은 우리 해군의 KDX-II(충무공 이순신급) 수준인 4천600t급이다.
해군측은 미국, 일본과 같은 7천600t급 이지스 구축함은 세계에서 3번째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5년 이지스 구축함 확보를 위한 연구에 들어갔으며 1996년 본격적인 개념설계에 착수했다.

▲ 독도함(대형수송함)
세종대왕함은 1년여의 시험운행을 거쳐 2008년 하반기 해군에 인도,배치될 예정이며 2010년과 2012년에는 2번, 3번 함도 해군에 추가로 배치된다.

한편, 우리 해군은 한국형 구축함 KDX-I(3천100t급)으로는 광개토대왕함, 을지문덕함, 양만춘함 등 3척, KDX-II급(4천300t급)으로는 충무공이순신함, 문무대왕함, 대조영함, 왕건함, 강감찬함 등 5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영함은 시운전 중이다.

세종대왕함의 제원, 무장
- 탄도미사일 추적 및 요격, 강력한 정보수집 능력-

세종대왕함은 고성능 레이더와 슈퍼컴퓨터의 통합체로, 다기능 위상배열 레이더(SPY-1D)를 통한 3차원 정보 수집체계와 원거리 대공방어, 대함.대잠전, 탄도탄 방어체계 등으로 구성된 이지스(Aegis) 전투체계를 탑재하고 있다.

제원은 길이 166m, 폭 21m, 높이 49.6m에 최대 30노트(55.5km)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항속거리는 1만㎞이다.
특히, 수직발사대, 대함미사일, 어뢰 등의 무기체계와 전자전 장비, 항해 레이더 등이 국산화 돼 있으며 스텔스 기능을 적용, 생존성도 크게 강화됐다.

함대공, 대유도탄방어, 함대함 유도탄과 장거리 대잠어뢰, 경어뢰 등 근접방어무기체계인 골키퍼(Goal Keeper), 127㎜ 함포 등을 장착하고 있으며, 또 대잠 및 구조용 헬기 2대가 탑재되고 승무원은 300여명(장교 20여명, 부사관 160여명, 병사 110여명)이다.

▲ 함대함미사일 혜성
세종대왕함의 최대장점은 3중 방공망이다. 선체 4면측에 고정돼 항상 360도를 커버하는 SPY-1D(V5) 최신 이지스 시스템(레이더), SM-2 블록Ⅲ 함대공(艦對空) 미사일(사정거리 170㎞)과 램(RAM) 미사일(사정거리 9.6㎞), 구경 30㎜ 기관포인 "골키퍼"등으로 구성되는 3중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레이더는 최대 1054㎞ 떨어져 있는 항공기를 발견할 수 있고, 약 9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찾아내고 추적한다.

또, 세종대왕함은 미사일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대함(對艦) 순항미사일, 함정, 지상 목표물, 잠수함을 공격할 수 있는 최신형 미사일(국산 및 외산) 128발이 총 128개의 수직발사기(VLS·Vertical Launching System)에 실리게 된다.

이것은 미국 "알레이 버크급"이나 지난 3월 취역한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 "아타고"(愛宕)가 96개의 수직발사기(미사일 96발)를 갖고 있는 데 비해 32개나 더 많다. 거의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미사일이 32발이나 더 많다.
▲ 문무대왕함의 SM2미사일 발사

세종대왕함에는 또 일본 이지스함을 능가하는 기능이 있다. 국내에서 개발한 한국형 수직발사기(KVLS) 48개에 국산 함대지 크루즈 미사일 "천룡(天龍)" 32발과 국산 대잠(對潛)미사일인 "홍상어" 16발이 실리게 되며, 순항미사일인"천룡"은 500㎞ 이상 떨어져 있는 전략 목표물을 10m 이내의 정확도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또한, 세종대왕함은 우리 해군 함정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의 스커드.노동 등 탄도미사일을 추적하고 요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됐다.

그동안 북한의 미사일 발사때 마다 미국과 일본의 정보에 의지해야 했던 설음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된 것이다.

◆ 결국, 막대한 예산의 투입이 불가피한 과제

▲ 을지문덕함(구축함)
한편, 세종대왕함 처럼 고가의 첨단 장비일수록 이를 운용하는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 하다는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7천600t급 이지스함 1척을 운영하는데 연간 300억원의 운용 유지비용을 쓰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군과 우리 군의 여러 체계상의 차이 때문에 이 같은 규모의 예산을 단순 비교 하기는 무리지만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군사전문가들은 세종대왕함의 연간 유비지용이 최소 40억원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다.

군 관계자는 "이지스구축함을 처음 운용하기 때문에 장비유지예산이 생각보다 많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으며,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때만이 이지스구축함의 전투력을 유지시킬 수 있을것"이라고 말한다.

또, 이지스구축함의 구성 요소 가운데 이지스전투체계를 운영하는 인력을 양성하고 훈련하는 체계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문무대왕함에서 발사되는 골키퍼

첨단기술이 총 집합된 이지스전투체계는 미국의 록히드마틴이 제작했기 때문에 장비운용 인력 등이 미국의 제작사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장비 운용인력들이 교육훈련을 제대로 받지못할 경우 고가의 첨단장비를 효과적으로 운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많다.

그래서, 장비운용 인력의 교육.훈련체계 확립,유지에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더불어 이지스구축함 한척을 움직이는데 군수지원함, 잠수함, 호위함이 따라 붙는 것은 필수적이다.
아무리 대공.대잠수함.대수상함 방어 및 공격 능력이 우수한 이지스함이라도 단독으로는 전투가 힘들기 때문이다.

▲ 이순신함(구축함)
해군은 세종대왕함과 대형수송함인 독도함(1만4천t급),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충무공이순신함(4천200t급),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 등으로 기동전단을 편성한다는 계획이다.

세종대왕함은 승조원 300여명과 120여 기의 각종 미사일과 헬기 2대 등을 탑재하고 최대 30노트(시속 55.5km)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충무공이순신함의 최대속도는 29노트(시속 54㎞)로 세종대왕함에 조금 못미친다.

현재 시운전 중인 "독도함"은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3㎞)이고 1천800t급 잠수함인 "손원일함"의 수중 최대속력은 20노트(시속 37㎞)로 이지스구축함이 최대속력으로 항해하면 따라잡을 수 없다.
따라서 이지스함을 지원하는 해상전력이 이지스함의 기동력을 따라잡기위한 성능 개선도 앞으로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 광개토대왕함(구축함)
◆ 주변국가와의 해양 문제

현재 아시아에는 1200만명이나 되는 거대한 거대한 군사 병영이 있으며, 아시아의 군비경쟁은 날로 치열해 지고 있다.

전 세계는 냉전이 끝난 1990년이후 2000년까지 군사비 지출이 약 10여% 감소했지만, 반대로 아시아에서는 27%나 증가했다.

아시아 국가들의 군사비 지출은 세계에서 중국이3위, 일본5위, 사우디8위, 인도9위, 남한11위, 터키13위, 이스라엘14위, 대만19위,인도네시아21위, 북한24위, 싱가포르25위등 해마다 첨단의 액수를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군사비지출(2004년)은 중국이 560억달러, 일본은 430억달러를 연간 지출하고 있는가운데 남한이 146억달러를 쓰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지스함 한척을 건조한것은 상징적으로 큰 의미가 있지만 당장 무엇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도깨비 방망이처럼 너무크게 의미를 부각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3척을 건조하기로 한 계획과 연동해서 앞으로 추가 건조사업이 계속돼야 하며, "동.서.남해 기동전단에 각각 2대씩 모두 6척의 이지스함이 필요하다" "52%에 불과한 세종대왕함의 국산화 비율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군사전문가도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국내 산업의 65%가 직,간접적으로 군사부문과 연계된 산업구조로 산업발전과 국토수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접근방식이라는 것이다.

▲ 장보고급 잠수함
한편, 우리나라는 중국.일본등 주변국의 해군력과 격차가 여전하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일본과 중국역시 해양분쟁에 대비한 해군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는게 군사 전문가들의 평가다.

일본은 `1천해리 전수방위전략'을 세우고 4개 호위대군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도 근해방어에서 원거리 전진방어로 전략개념을 수정하고 원양작전이 가능한 종합함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7천200t급 이지스함 4척을 포함해 대형 수상전투함 5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7천700t급 신형 이지스함 한척을 최근 건조한 데 이어 3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다.
헬기 탑재가 가능한 1만3천500t급 구축함 4척도 건조 중이다. 이들 구축함은 유사시 경항공모함의 역할을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으며, 16척의 잠수함과 97대의 대잠수함 초계기(P-3)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 훈련중인 항모전단

중국도 대형 수상전투함을 63척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소브레멘니급(7천900t급) 최신예 구축함만 4척이다.
현재 뤼하이급(7천t급) 최신구축함 4척을 추가 건조하고 있고, 69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6천~8천t급 핵추진 공격잠수함 4척도 건조 중이며, 원거리 대양 전략증강을 위한 항공모함도 전조 중이다.

이러한 주변 강국과의 틈바구니에서 그들의 전력에 뒤쳐지지 않는 전력을 유지하고, 북한과의 관계개선, 미국과의 군사동맹유지등 대한민국의 국토수호를위한 전략은 현재 얼마만큼 준비되고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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