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맥도날드’ 제시 한지 10일 만
사내 메일로 퇴사 알려…‘후임자’ 물색

한국맥도날드 사상 첫 한국인 CEO인 조주연 사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주연 사장이 지난해 12월 진행된 성과 및 전략 공유 미팅에서 신년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한국맥도날드
한국맥도날드 사상 첫 한국인 CEO인 조주연 사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조주연 사장이 지난해 12월 진행된 성과 및 전략 공유 미팅에서 신년 비전을 발표하는 모습. ⓒ한국맥도날드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한국맥도날드 사상 첫 한국인 CEO인 조주연 사장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지난 16일 사내 메일을 통해 전 직원들에게 의사를 전했으며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조주연 사장이 사퇴한 것이 사실”이라며 “내부 절차에 따라 준비해서 진행된 사항이며 돌연 사퇴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부 언론이 제목에 밝힌 햄버거병 논란은 사퇴와 무관하다”며 “해당 이슈들은 모두 종료됐으며 조 사장 개인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기 위해 사퇴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한국맥도날드 내부에서 발탁된 사상 최초 여성 대표다. 지난 2016년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이화여대 생활미술과를 졸업하고 고려대에서 석사를 취득한 후 미국 일리노이 공대에서 디자인 전략기획 박사학위를 받았다. LG전자와 모토로라 등에서 근무하며 역량을 쌓아오다가 2011년 마케팅 부서 임원으로 한국맥도날드에 합류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조 사장이 임원으로 취임한 후 2013년과 2014년 맥도날드가 진출한 전 세계 상위 20개 시장 중에서 최고 수준의 실적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 중심 마케팅 및 서비스를 강화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2015년에는 아시아 국가로는 중국과 함께 유일하게 지속적인 성장성과 높은 잠재력을 가진 ‘고성장 마켓’에 포함되기도 했다.

조 사장은 대표 취임 후에는 직원들을 직접 챙기는 CEO로 알려졌다. 소아마비 고객에게 감동을 준 직원을 찾아가 직접 격려하는 가 하면, 한국맥도날드에서 근무하는 최고령(90세) 시니어의 구순을 축하하기도 했다.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이 50%를 넘으며 여성가족부로부터 장관상을 받는 등 여성 일자리 창출에도 힘썼다. 그러는 사이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방문 고객 2억 명을 돌파했다. 이는 우리 국민 1인당 4번씩 방문한 수치다.

하지만 햄버거병과 매장 위생 문제 등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2016년 9월 네 살 아이가 당사 불고기버거를 먹고 용혈성 요독 증후군(HUS)에 걸리면서 ‘날고기 패티’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해당 사건은 한국맥도날드가 어린이의 치료 관련 비용을 모두 지원하기로 합의하면서 마무리됐다. 이후 조 사장은 당사의 품질·위생관리 이미지 개선을 위해 ‘주방 공개의 날’ 행사를 열고 자사 식품 안전 시스템을 외부에 공개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조 사장은 최근 신년 비전을 발표하며 “2020년에는 고객에게 더욱 몰입하는 한 해로서 더 나은 맥도날드, 새로운 맥도날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라며 “메뉴와 서비스, 환경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고객이 가장 사랑하는 외식 브랜드로서 한국 사회에서 지속 성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해당 발표가 나간 열흘 만에 사퇴 소식을 전했다.  

조 사장의 후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부사장 등이 임시로 사장 직무 대행을 하는 것과 달리 맥도날드는 조 사장의 자리를 비워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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