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에 제 2배터리 공장 추가투자 검토
미국내 운영 경험 없는 SK이노베이션 2곳 동시진행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

[시사포커스/정유진 기자] Sk 이노베이션이 16일 1조1000억원에 달하는 1차 투자에 버금가는 수준의 제2 배터리 공장에 대한 추가투자 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2020)에서 "아시아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관세 장벽을 피하고, 현지 완성차 업체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미국에서 배터리 생산을 늘릴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 = SK이노베이션
사진 = SK이노베이션

지난 2018년 11월 'Sk의 밤'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회장은 "사업이 잘되면 50억달러까지 투자확대하고 6000명 채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추가투자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미국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에 연간 9.8기가와트시(GWh)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결정했었다. 지난해 3월 기공식 이후 커머스 시 일대 약 34만평의 부지에 건설 중인 이공장은 2021년 하반기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2022년 초 양산 공급에 들어갈 계획이다.

16일 추가투자를 검토중이라고 밝힌 제2공장은 1공장과 비슷한 규모인 연 10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 첫 배터리 공장을 착공한 지 약 10개월 만에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SK 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에 사내 역량을 집중시키는 사이 회사 전체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석유화학 사업 대신 신사업인 배터리 사업에 투자를 늘리는 것은 신성장동력 개발이라는 점에선 바람직한 방향이다.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LG화학등 석유화학업계가 신사업 성장 동력과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으로 수익이 나기까지는 최소한 1~2년이 더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 손익분기점 도달 시점이 2021년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난해 1~3분기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배터리 사업만 유일하게 196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배터리 사업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타 사업에서 메꾸는 한편, 투자도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배터리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653억원)에 불과하다. 석유사업은 72%(27조 3537억원), 화학 사업은 19%(7조3793억원), 윤활유 사업은 6%(2조4147억원), 석유개발, 소재사업 및 기타 사업이 2%(7118억원)을 차지했다.

SK이노베이션 보다 앞서 배터리 사업에 뛰어든 LG화학의 경우 2012년 처음으로 미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지 7년이 지나서야 두번째 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LG화학은 2012년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을 가동한 이후 지속적인 증설을 통해 현재 약 5GWh의 생산능력을 갖췄고, 지난달 GM과 합작 법인을 세우고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공장을 짓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0GWh 이상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공장 양산 이후 수익성은 시장 상황뿐 아니라 계약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 운영한 경험이 없는 Sk이노베이션이 2곳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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