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시한인 16일을 불과 하루 앞둔 이날까지 고민정 대변인과 유송화 춘추관장 등 청와대 인사들이 속속 출사표를 던지면서 벌써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청와대 출신 인사들만 행정관까지 포함하면 60여명에 이르고 있다.

심지어 박수현·김의겸 전 대변인을 비롯한 문 정부 대변인 3명과 권혁기 전 관장 등 춘추관장 2명이 모두 총선에 출마하는 진기록까지 세웠는데,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앞다투어 총선에 나서는 데에는 문 대통령 임기 중 마지막 전국 단위 선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임기 반환점을 지난 문 정권을 심판하는 성격의 선거이기에 청와대까지 측근들을 내보내며 총력을 쏟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 반 남짓 기간 동안 여태 경제는 물론 외교, 안보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으니 그 타들어가는 속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겠으나 한편으로는 레임덕이 본격화되면 여당마저 선거를 위해 자신과 선을 그을까 우려해 청와대 인사들을 민주당 후보로 포진시키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까지 든다.

과거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뒤 당 내부를 친문 인사로 도배한 끝에 결국 김대중 전 대통령 측 호남 출신 의원들마저 스스로 당을 나갈 수밖에 없게 만들어버린 그의 욕심을 생각해보면 야당 무시는 차치하고 여당 장악력까지 높이려 한다는 일각의 의심 어린 시선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18대 대선 때에는 박근혜 당시 후보에 맞서 안철수 전 대표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았고 문 후보 본인은 어떻든 낙선하는 것으로 나왔는데도 기성 정치권에 기반이 없는 안 전 대표를 끝까지 몰아붙여 본인이 통합 후보로 나섰던 것만 봐도 그의 권력욕과 독단적 성격을 일찌감치 깨달아야 됐을 텐데 낙선을 각오하고서라도 밀어붙이던 그가 이제는 대통령이 되어 있으니 나라가 망할지언정 그 무엇이든 본인 뜻대로 강행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닌가.

급기야 본인이 적폐청산을 외치면서 그 칼잡이로 내세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도 성역 없이 수사하라’고 지시해놓고선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부터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으로 검찰이 청와대 압수수색에 들어가자 스스로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 법무부장관의 검찰 인사 조치로 수사팀을 사실상 유명무실하게 만들면서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이렇듯 철면피에 제멋대로이며 공수처 같은 무소불위의 조직을 만들면서까지 사법부도 사실상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는 그의 무시무시한 권력욕에 누구도 제동을 걸지 않는다면 이 나라는 군사독재 시절이 무색할 정도의 독재체제로 완전히 회귀하게 될 것이다.

이미 야당조차 힘을 잃고 국회의 역할도 그저 문 대통령의 거수기로 전락해버렸는데, 그를 멈출 마지막 수단은 선거를 통한 국민들의 심판 밖에 없다. ‘민주’를 표방한 이들의 폭주를 지금이라도 막지 않는다면 장차 국민들은 눈 뜨고 보기 힘든 ‘진문’, ‘신문’ 따위의 뻔뻔스러운 촌극을 보게 될 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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