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잡화 공식 깨져…식품관·리빙관·편집샵으로 변신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층에 자리한 식품관.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층에 자리한 식품관. ⓒ신세계백화점

[시사포커스 / 임현지 기자] 명품 화장품과 패션잡화가 주를 이뤘던 백화점 1층이 변화하고 있다. 지하에 있던 식품관, 고층에 있던 리빙관 등이 이제 고객들과 가장 먼저 만나는 1층 매장에 자리하고 있는 것.

14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부터 서울 영등포점을 리뉴얼을 단행하며 잡화가 주를 이루던 리빙관 1층을 식품관으로 탈바꿈했다. 영등포점 개점 10년 만의 대대적인 변화다.

새로 마련된 식품관에는 과일과 채소, 수산, 정육, 베이커리 등이 마련됐다. 매장에는 고객이 처음 입장했을 때 화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과일을 풍성하게 쌓아뒀다. 기존 식품매장의 패킹 상품 진열이 아닌 과일과 채소를 그대로 쌓아두는 이른 바 ‘벌크 진열’을 통해 미국 홀푸드 마켓 등 해외 유명 시장 같은 분위기를 조성했다. 

신세계가 신선식품을 1층으로 끌어올린 데에는 ‘고객 데이터 분석’ 영향이 컸다. 다년간 쌓아온 영등포점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생활 장르와 가장 밀접한 장르를 다각도로 분석 한 결과 신선식품이 가장 높은 매출 연계성을 보였다. 실제 지난 2018년 영등포점의 생활 장르와 신선식품 장르 매출 연계율은 56%에 달했다. 생활장르에서 제품을 구매한 고객 10명 중 6명은 신신식품을 동시에 구매했다는 의미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장 상무는 “영등포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기존의 틀을 깨는 매장 구성으로 업계와는 차별화를 이루고 고객들에게는 전에 없던 신선함을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진행되는 리뉴얼에서도 짜임새 있는 구성과 상품을 통해 서남부 상권 랜드마크 쇼핑센터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강남점 신관 1, 2층을 영국의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변신시켰다. ⓒ롯데백화점
롯데백화점도 강남점 신관 1, 2층을 영국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변신시켰다. ⓒ롯데백화점

앞서 롯데백화점도 지난해 11월, 강남점 신관 내 기존 잡화·피혁을 등을 판매하던 1~2층을 전부 드러내고 영국 명품 리빙 편집매장 ‘더 콘란샵’으로 변신시킨 바 있다. 

더 콘란샵은 향수·캔들·주방·음향가전·욕실용품 등 생활용품, 쇼파·침대·의자·식탁 등 가구까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을 판매한다. 편집샵 외에 50평 규모 ‘올비(Orby)’카페도 함께 운영된다. 

롯데백화점의 이 같은 과감한 결정 역시 고객 데이터에 기반했다. 강남점 리빙 상품군 매출 구성비를 보면 2018에는 전년 대비 10% 신장한 11%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5% 신장한 15%다. 타 상품군 보다 성장 폭이 컸다. 타 점포 대비 엘포인트(L.Point) 멤버십 회원 구매율이 높은 점, 리빙군에 관심이 높은 연령대인 4050대 고객 구성비 65%를 차지한다는 점도 콘란샵을 입점하게 된 이유로 꼽힌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유플렉스 1층은 뷰티 공룡 ‘세포라’가 안주인이 됐다. 구매에 있어 체험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2030 젊은 세대를 겨냥한 ‘밀레니얼 하우스’를 표방한 매장이다. 15분간 메이크업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는 ‘뷰티 스튜디오’, 고객의 피부 상태를 진단하고 제품을 추천하는 '스킨 크레더블(SkinCredible)' 서비스도 제공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지하는 식품관, 1층은 화장품, 2층은 의류라는 공식을 갖고 있던 백화점 층별 구성은 다양한 구매 경험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지루함을 줄 수 있다”며 “이는 업계 불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상권 특성과 구매 고객 연령을 분석해 그에 맞는 맞춰 리뉴얼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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