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직원들 자리는 자사 직원이 대체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설날을 앞두고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시사포커스DB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이 설날을 앞두고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LG디스플레이가 파주공장 협력업체 직원들의 대거 해고를 예고해 빈축을 사고 있다. 이들 중에는 짧게는 1~2년, 길게는 파주공장이 문을 열었을 때부터 일했던 직원도 있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글에 따르면 협력업체 직원들은 지난달 6일 작업반장 등으로부터 “1월 25일까지만 근무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25일은 설날 당일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지난해 한상범 부회장이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고, 긴급 이사회를 열어 정호영 사장을 선임했다. 이후 2차 희망퇴직과 임원 25% 감축을 발표하는 등 ‘조직 슬림화’를 실시했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근속 5년 차 이상의 기능직(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연말에는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접수받기도 했다. 이들에게는 전년과 동일하게 고정급여의 36개월치(사무직은 26개월치)를 퇴직위로금으로 지급했다. 그러나 이번에 해고되는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는 퇴직위로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2005년부터 LG디스플레이 사내협력업체에서 근무해온 A씨는 “협력사 직원들에게는 아무런 보상 얘기가 없었다”며 “오히려 당연한 권리인 실업급여를 탈 수 있게 권고사직처리 해주겠다는 말과 2020년도 연차수당을 지급해준다는 말뿐이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지금 속한 회사에 1팀부터 6팀까지 있는데 현재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연말에는 150명도 남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협력업체 직원 B씨는 “우리 협력사 인원 중 강제퇴사대상자는 약 200여명”이라며 “회사 사정이 어려운 건 알지만 명절을 앞두고 쓰던 물건 버리듯 하루아침에 ‘필요 없으니 나가라’는 식의 대우는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 비참하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경영환경이 악화돼 지난해부터 희망퇴직 등을 통해 경영환경 개선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효율적 인력 운영에 한계가 있었다”며 “협력업체와 협의해 일부 업무에 자사 직원을 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청원인은 “해고 통보를 받은 날 공장 입구에 크리스마스트리가 ‘Happy New Year’를 반짝이며 나를 비웃고 있었고 사내화장실 게시판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을 강조하는 명언이 붙어있었다”며 “협력업체 직원에 대한 갑질 해고는 기업의 가치를 떨어뜨린다”고 글을 맺었다.

해당 청원글은 하루도 안 돼 천명이 넘는 인원이 동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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