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당 “박상천, 호남 한나라당 될 것”

어렵게 첫발을 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다.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초.재선 의원들이 민주당의 통합방식에 대해 반대 의사를 일제히 표시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친노그룹 및 국정실패 책임세력 배제’ 논란 속에 양 측의 감정의 골은 오히려 더 깊어져 향후 논의가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당의장은 16일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저는 대통합 당의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소통합 대표에게 밀려 고전하고 있다"면서 "분열적 소통합은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또 민주당의 원칙 없는 살생부에서 살아남을 사람이 있다면 이들 중에 자존심을 버리고 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도 "박상천 대표가 하는 말씀대로 당을 만들면 '호남 한나라당'이 될 것"이라면서 "중도개혁신당을 6월에 만든다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뺄 사람은 빼고 하자는 것은 중도신당도 안 되고 대통령선거 때 계속 가기도 어려운 '중도포기구태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춘 최고위원도 "박 대표가 열린우리당과의 통합을 사실상 거부했다고 본다"고 가세했다.

그는 "나는 박 대표의 살생부에 어떤 사람들이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오늘부터 나도 그 살생부에 넣어줬으면 좋겠다"면서 "박 대표가 고르고 골라서 만들어 내고자 하는 중도개혁 신당에는 나는 안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임종석 의원 등 열린우리당 재선그룹과 '처음처럼'도 이날 모임을 가진 뒤 연 기자회견에서 박상천 대표에 대해 "편가르기식 정치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우리는 분열을 고착시키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박 대표의 소통합에는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박 대표에 대한 열린우리당 통합파가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임 의원은, "지난 몇달 동안 해왔던 우리당 재선그룹과 민주당의 이낙연·김효석 의원의 모임이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어제 시민사회진영의 미래구상이 출범했고, 손학규 전 지사의 선진평화연대도 조만간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게 보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김재두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우리당은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이지 말라”며 “민주당을 탈당하며 중도개혁세력을 분열시킬 때는 언제고 이제 와서 당 지도부를 욕하는 것은 몰염치한 짓”이라고 비판했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당은 ‘당을 떠날 사람은 떠나라’고 쌍나팔을 불며 당으로 복귀하는 유시민 장관과 함께 국정실패의 심판을 당당하게 받으라”며 “대통합만 외치고 방안퉁수로 전락한 우리당의 초재선 의원들보다 당을 지키겠다는 유 장관이 오히려 당당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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