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은 지난 16일 “이제는 기업도 자발적으로 인권과 관련한 내부적인 규율을 챙겨야 건전하고 존경받고 오래가는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으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기업활동과 인권’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당장 원가는 더 들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사회적 책임 뿐 아니라 이윤 확대에 있어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권의 세계화, 무역.투자의 세계화, 정보의 세계화 등으로 인해 기업 인권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을 소개하고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기업 인권을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지구상에서 식민지배를 경험한 나라 중 유일하게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뤘다”며 “앞으로 경제지표와 함께 눈에 덜 보이는 인권지표가 같이 어울려야 진정한 선진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조에 대해서도 윤리적 책임이 요구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과거에는 근로자의 절박한 상태가 인정됐으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며 “현재 인권위는 합법적이고 적절한 절차, 대화와 토론을 통한 윤리 정착에 유념하고 있다”고 답했다.

안 위원장은 국제결혼 및 이주노동자의 인권문제에 대해 “이는 우리가 노동력을 국내에서 못 구하고, 배우자를 못 구해 이뤄지는 이동”이라며 “사회 자체가 다문화.다인종화되고 있음을 뜻하는 것으로, 앞으로 ‘관리’의 대상이 아닌 ‘같이 사는’ 대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거주 탈북자 문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인권문제를 얘기하면서 정작 여기 살고 있는 1만명 이상의 탈북자에 대해서는 냉담하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갖는 폐쇄성의 결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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