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의원들, ‘공수처 절대 반대’ 현수막 들고 단상 일대 봉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본회의장에 입장하려는 문희상 국회의장에 항의하면서 피켓을 든 채 의장석 일대를 점거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27일 본회의장에 입장하려는 문희상 국회의장에 항의하면서 피켓을 든 채 의장석 일대를 점거하고 있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선거법 개정안 처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상정이 예고됐던 27일 본회의장에 입장해 의장석을 비롯한 단상 일대를 일찌감치 에워싸면서 당초 예정된 오후 3시를 넘어 2시간 가까이 본회의 개회가 계속 미뤄졌으나 문 의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하면서 상황이 갑자기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한국당 의원 70여명은 이날 오후 본회의장 내 문희상 의장 자리를 포함한 의장석을 겹겹이 둘러싼 채 ‘공수처법, 연동형 비례대표제 절대 반대’란 현수막을 들고 인간띠를 만들어 사실상 의장석 진입을 봉쇄하고 있다.

다만 이들 중 김태흠 의원은 “저희의 이런 모습을 불법을 막기 위한 것으로 민주당과 의장이 합법적으로 의사 진행을 바꾸면 이 농성을 풀겠다”며 “문 의장은 회기 결정의 건도 결정하지 않고 선거법을 먼저 표결 처리하겠다고 하는데 임시회가 시작되면 얼마나 며칠 동안 할 것인가 하는 회기 결정의 건을 먼저 상정해 회기를 결정한 뒤 그 다음 안건 표결로 가는 것이 회의 진행 순서”라고 역설해 문 의장에 공을 넘겼다.

또 동시에 한국당 의총 직후 문 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심재철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첫 임시회의니까 회기가 언제까지인지 결정하고 다음 순서를 진행하게 돼 있는데 그 당연한 순서가 뒤집혀 있다. 당연한 걸 바로잡아 주십사 말씀드리러 온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다만 문 의장의 답변이 없어 민주당과 한국당의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가 만나 이어간 2+2 협상에도 별 다른 접점은 찾지 못한 채 끝나면서 본회의 개의가 초읽기에 들어가게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의장은 회기 결정을 먼저 하고 선거법 등 표결을 진행해야 한다는 심 원내대표의 항의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단 문 의장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만큼 본회의가 본격 개회되면 지난 26일 0시로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선거법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선거법 표결 이후엔 예산부수법안 일부와 한국당이 필리버스터를 철회한 포항지진특별법과 병역법, 대체복무법, 형사소송법, 통신비밀보호법 등 5개 법안을 처리할 예정인데,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공수처법까지 이날 본회의에 올릴 것으로 관측되지만 이를 필리버스터로만 막기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한국당에선 공수처법 상정 시 전원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어 본회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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