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정질서 망각한 폭거”…새보수 “삼권 옹립 받아 군림하겠단 것”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던 정세균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2번째 총리로 지명됐다. ⓒ포토포커스DB
20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던 정세균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2번째 총리로 지명됐다. ⓒ포토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17일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문재인 대통령이 정세균 전 국회의장을 지명하자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한 처사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전희경 대변인 논평을 통해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정 의원을 지명한 것은 70년 대한민국 헌정사의 치욕이요, 기본적인 국정질서도 망각한 문 정권의 폭주를 보여주는 폭거”라며 “문 대통령이 삼권분립을 무참히 짓밟고 국민의 대표기관 의회를 시녀화하겠다고 나섰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장 출신 인사를 총리로 발탁한 점을 꼬집은 건데, 전 대변인은 “국회의장은 입법권의 수장으로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한다. 국회의장의 신분과 역할이 이러한데도 지명한 대통령이나 이를 받아들인 정 의원이나 모두 헌법, 민주에 대한 개념상실”이라며 “전 국회의장은 대통령 밑 국무총리로 만들고, 현 국회의장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며 정권 입맛에 맞춰 의사봉을 휘두르고 있다. 삼권분립이 무너진 독재, 오직 대통령만 보이는 독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전 대변인은 “청문회까지 오는 것이 수치다. 정 의원도 구차한 정치연명을 위해 국회를 행정부에 가져다 바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문 대통령은 즉각 전 국회의장 정 의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라”며 “한국당은 자유대한민국, 헌법이 정한 삼권분립의 원칙, 국민의 대의기관인 의회의 본령을 지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 뿐 아니라 같은 날 새로운보수당에서도 정 전 의장을 총리로 지명한 데 대해 권성주 대변인이 논평으로 “아무리 인물이 없고, 아무리 끝없는 인사 참사가 두려운 문 정권이라 해도 지켜야 할 금도란 것이 있다”며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사를 행정부 2인자로 앉히겠다는 건 헌법에 명시된 삼권분립의 원칙을 파괴하고 삼권옹립을 받아 헌법 위에 군림하겠다는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권 대변인은 “무능함에 오만함까지 덧댄 문 정권이 경제, 외교, 안보에 이어 국가 근간까지 뒤흔들고 있다. 삼권분립 원칙을 파괴하는 헌법농단”이라며 “‘미스터 스마일’ 정 전 의장은 이번엔 그저 웃지 않고, 지금이라도 후보 사퇴를 통해 국회의 마지막 위상과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지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룸에서 최초의 입법부 수장 출신 총리 후보란 점을 의식한 듯 직접 연단에 올라 정 전 의장 인선 배경을 설명했는데, “중요한 것은 통합과 화합으로 국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고,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민생과 경제에서 성과를 이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초 종로에서의 3선 도전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정 전 의장도 같은 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들과 대화도 하고 저도 깊은 성찰을 통해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마다하지 않는 것이 저의 태도고 결정이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판단으로 총리 지명을 수락했다”며 “제가 전직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장 출신이기 때문에 절절한지에 대한 많은 고심을 했는데 국민을 위해서 할 일이 있다면 그런 것은 따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낙연 총리에 이어 문 정권의 2번째 총리도 호남 출신 인사로 낙점됐는데, 6선 의원에 민주당 대표는 물론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국회에서도 다양한 상임위에서 활동해 경륜이 풍부한데다 과거 쌍용그룹에서 상무이사를 지냈고, 참여정부 때는 산업자원부 장관을 맡는 등 ‘경제 총리’가 필요한 현 상황과도 맞아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장관과 달리 총리는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임명동의안이 가결돼야 임명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간 갈등수위가 높은 시점에 정 총리 후보자가 과연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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