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A생명 관계자 “한국시장에서의 매각 또는 철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

AIA생명은 내년 초 신규 선임된 피터 정 사장을 두고 매각 철수를 염두해 인수합병 전문가를 대표직으로 앉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이 아니라고 10일 밝혔다. 사진 / AIA생명
AIA생명은 내년 초 신규 선임된 피터 정 사장을 두고 매각 철수를 염두해 인수합병 전문가를 대표직으로 앉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이 아니라고 10일 밝혔다. 사진 / AIA생명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AIA생명은 내년 초 신규 선임된 피터 정 사장을 두고 매각 철수를 염두해 인수합병 전문가를 대표직으로 앉힌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이 아니라고 10일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AIA생명은 신임 CEO로 피터 정(Peter CHung)을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측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7년 11월까지 한국 AIA생명에서 최고전략마케팅책임자로 재직했으며 생명보험, 테크놀로지, 컨설팅 분야에서 25년간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가다.

다만 AIA생명이 최근 3분기 부진한 실적과 차태진 대표의 돌연 사퇴가 이어지자 매각 철수를 염두해 인수합병 전문가인 피터 정 사장을 선임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AIA생명은 지난 2016년 2315억원, 2017년 28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1987년 지점 형태로 유지해온 회사를 법인 형태로 전환한 2018년엔 686억원으로 순이익이 오히려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엔 416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023억원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과 법인화 비용 탓으로 순이익이 축소됐다고 밝힌 걸로 전해진다. 다만 3분기 AIA 운용자산수익률은 3.23%로 전년보다 0.29% 떨어진 걸로 분석됐다.

AIA생명은 지난 4년간 국내 인사인 차태진 사장이 최고경영자 지위를 맡아왔다. 성과를 강조한 걸로 알려진 그는 임기 초 높은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최근 실적은 앞서 결과를 토대로 보아 두드러지게 하락했다. 또한 실적 압박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 및 지난해 민원건수 폭증 등으로 타격이 있었을 걸로 추정된다.

차 사장이 물러난 사유 중 그가 성과주의임에도 실적이 부진했던 점도 원인으로 작용했을지 묻자 AIA생명 관계자는 “차 사장은 개인 사정으로 본인의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그 외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피터 정 CEO가 기업금융업계에선 인수합병 전문가로 통하고 있다며 그가 CFA(공인재무분석사)이자 AIA생명에서 근무하기 전 캐나다계 생명보험사 매뉴라이프에서 아시아지역 재무 임원 및 인수합병 총괄로 재직한 이력을 근거로 들어 매각철수를 염두한 인사라는 시각을 관철했다.

또한 M&A 전문가를 대표이사직으로 뽑는 게 이례적이라며 재무 전문가인 정 대표를 대표이사직에 둔 배경에 대해 한국 법인 매각을 통한 사업 철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려는 매각 신호탄으로 해석한다는 풀이도 언급됐다.

최근 보험업계 중에서도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이 실적부진 등으로 매각 결정이 확정된 걸로 미루어보아 이러한 추측은 타당성 있게도 들린다. 다만 AIA생명은 이를 극구 해명했다.

본지가 피터 정 사장에 대해 AIA그룹 이전 매뉴라이프에서 아시아지역 재무 임원 및 인수합병 총괄로 재직한 바 있는 지 묻자 AIA생명 관계자는 “메뉴라이프 재직 기간에 전략 및 사업개발 담당을 맡고 파트너십 담당 최고 책임자를 역임했다”면서도 “그는 재무 전문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피터 정 신임 대표는 한국 AIA생명에서 최고 전략/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하신 경험을 토대로 한국 보험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국의 CEO로 선임되신 것”이라며 “최근까지 AIA그룹 소속으로 태국과 한국, 그룹 파트너십 채널을 총괄하며 담당 국가 및 채널의 비즈니스 전략을 기획 및 실행하는 역할을 담당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AIA생명은 한국시장에서의 매각 또는 철수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AIA그룹은 지난 100년간 18개 시장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한 번도 사업 부문을 매각하거나 철수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실적 부진과 관련 리스크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자 “AIA생명은 매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며 “본사가 홍콩증시에 상장된 상장사인 만큼 안정적인 수익성을 최우선에 두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내년 경영방향 및 목표에 대해선 “피터 정 신임 CEO는 강한 리더십을 기반으로 한국 AIA생명이 전략적 우선과제들을 성공적으로 실행하고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기반으로 AIA바이탈리티 사업을 확장시키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근 야심차게 진행 중인 건강관리앱 AIA바이탈리티에 대해 1000억대 비용이 집행되고 고객 DB 확보 차원이란 얘기도 있었는데 해당 서비스에 대한 고객 만족도와 반응은 어떤지 묻자 “AIA바이탈리티는 플랫폼 사업 성격이 강한 분야인 만큼 큰 규모의 선제적 투자를 하고 있고 2020년에도 AIA바이탈리티에 대한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정확한 투자규모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는 점에 대해 양해를 구했다.

이어 “AIA바이탈리티는 한국 뿐 아니라 AIA그룹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으로 국내 보험시장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객들이 더 건강한 생활습관을 길러 “더 건강하게, 더 오랫동안,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고객들로부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으며,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가입 회원수가 130만 명을 돌파해 현재 140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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