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U2의 내한 공연에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열렬한 환대한 까닭은
“북한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다”는 공허한 말이 문재인 정부 코드와 맞아
U2 알고 보면 세금회피의 달인...모국 아일랜드 피해 네덜란드에 회사 설립
조세피난처 통해 투자해 ‘위선자’ 비난 ...국내 기업인, 연예인이 그랬다면?

세계적인 록 밴드 U2를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틀 연속 만났다. 김 여사는 8일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록 밴드 U2의 공연을 4만5000명의 한국 팬들과 함께 직접 관람하기도 했다. 대통령 부부의 표정은 ‘열렬한 환대’ 그 이상이었다.

U2 리더인 보노는 공연을 하면서 “북한에 평화의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고, 스크린에 태극기도 띄웠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에서 너무나 고마운 손님이다. 외신들로부터 민생과 경제는 ‘경제발전 5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외교와 안보는 ‘건국 이후 가장 엉망진창’이라는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모처럼 자신을 기쁘게 해주는 친구(?)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5년 임기의 전반 동안 늘 ‘북한 바라기’를 자처해왔다. 북한이 미사일을 쏴대도, 우리 기업 소유의 금강산 관광시설을 부순다고 해도, 대통령 본인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 등 극렬한 용어를 골라 비난을 해도 오로지 북한 사랑에 매진해왔다. 일본과 경제 갈등을 빚을 때는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가 실현되면 일본을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다”고 말해 수많은 안보, 외교, 경제 전문가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비현실의 극치였고 논리적 정합성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국정 어느 곳을 둘러봐도 좋은 소식이 없던 터에 보노가 와서 ‘한반도 평화’를 외쳤으니 기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보노는 "대통령께서 평화 프로세스에 있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신 것에 대해서, 또 리더십을 보여주신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러한 평화가 단지 몽상이 아닌 정말 실현될 수 있도록 끝까지 굳은 결의를 갖고 임하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존경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딱 듣고 싶은 얘기를 한 것이다.

U2는 1976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결성됐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억8000만 여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전설적인 밴드다. U2 리더인 보노는 그동안 자신의 음악 활동으로 얻은 지명도와 부(富)를 기반으로 기아 퇴출과 인권, 반전, 환경운동을 함으로써 노벨 평화상 후보에도 여러번 올랐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2007년 대권 도전 선언 때 U2의 노래(City of Blinding Lights)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으며 중요한 정치적 순간마다 다시 활용했다. 2011년 백악관에서 오찬도 함께했는데 보노는 '반(反)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8일 고척돔 공연에서는 '우리 모두가 평등해질 때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평등하지 않다'며 여성 성평등에 대한 감성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빈곤 퇴치와 평화 사랑의 아이콘’으로 불린 보노의 진짜 민낯은 흥미롭게도 ‘세금’에서 나온다. U2는 길고 화려한 음악 경력을 쌓으면서 수익금은 수 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얼마인지는 아는 사람이 없다. U2는 이렇게 많은 돈을 벌면서 모국 아일랜드의 세금이 너무 가혹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세금을 덜 낼 수는 있는 네덜란드에 ‘U2 언리미티드’란 이름의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이 지주회사는 암스테르담 헤렌흐라흐트 566번지의 멋진 귀족풍 건물에 사무실을 얻었다. (출처 <세금전쟁, 하노 벡과 알로이스 프린츠 지음>) 좋은 말로 ‘절세의 아이콘’, 나쁜 말로 ‘세금회피’의 아이콘이었던 셈이다. 보노는 또 조세회피처인 몰타를 통해 리투아니아 대형 쇼핑몰을 남몰래 사들기도 해서 ‘위선자’라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보노의 세금회피 사례는 프랑스의 유명 배우인 알랑 드롱이나 제라르 드 파르디유와 거의 같다. 젊은 시절 ‘꽃미남 배우’로 전 세계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알랑 드롱은 1999년 높은 세금을 피해 스위스로 국적을 옮겼다. 제라르 드 파르디유는 용감하고 멋지고 대범한 프랑스의 모든 얼굴을 연기함으로써 ‘프랑스의 국민배우’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는 2012년 좌파인 올랑드 정부가 ‘75% 부유세’를 결정하자 벨기에로 국적을 옮겼다. 드 파르디유는 자신이 살던 파리 6구의 750억 원(5000만유로)짜리 저택을 팔려고 내놓고 프랑스와 국경을 접한 벨기에의 작은 마을로 거주지를 이전했다. 두 배우의 선택은 많은 프랑스인 특히 좌파 진보세력을 자처하는 국민들의 엄청난 비난 대상이 되었다. 당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도 부유세를 피해 벨기에 귀화 신청을 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민이 지켜야 할 의무는 크게 ‘국방과 납세의 의무’ 두 가지다. 가수 유승준은 군대를 피하려고 미국인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가 ‘연예인 최대 밉상’이 되었다. 조세피난처에 이름을 올리거나 세무당국에 세금 체납을 하는 사람들은 명단이 공개되어 엄청난 비난 대상이 되고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렇게 ‘비난 받을 행동’을 보노도 했던 것이다.

세금과 관련해 금언이 있다. “인간의 역사는 세금의 역사다. 인생에서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 두 가지 뿐이다. 다만, 세금은 반드시 국민에게 되돌아온다.” 하지만, 보노처럼 외국으로 나가면 그러한 세금은 국민에게 되돌아오지 않는다.

보노의 민낯에 대해 지인 한 분이 이렇게 표현했다. ‘강남좌파의 유럽판’이라고...

만약 우리나라에서 돈을 잘 버는 기업인이나 연예인이 ‘절세나 세금 회피’를 위해 국적을 옮긴다면 어떻게 될까. 보노의 음악을 폄훼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보노의 ‘세금 민낯’을 알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왠지 찜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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