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상대 대출 특혜 의혹 제기 해명..."IB구조화 금융에서는 흔한 형태"
병원 측 수차례 전화 연결 시도에도 ‘뚝’

산업은행은 “우리들병원에 관한 대출건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부동산을 담보로 한 일반 기업대출과는 다르다”고 3일 밝혔다. ( 사진 / 산업은행 )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산업은행은 “우리들병원에 관한 대출건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했기 때문에 부동산을 담보로 한 일반 기업대출과는 다르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국회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의원실이 산업은행으로부터 확보한 ‘2012년 이후 유동화대출 및 대출채권발행 현황자료’에 따르면 우리들병원은 지난 2012년 12월 13일 산업은행으로부터 ABCP 채권 300억과 ABL 채권 800억을 합한 1100억원과 산은계열은행을 통한 300억원으로 총 1400억원을 대출받았다. 이는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있지 않은 시점이었다.

5년 뒤인 2017년 1월 13일엔 우리들병원은 ABCP 500억과 ABL 296억을 더한 총 796억원을 대출받았다. 이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돼 헌법재판소와 다투던 시기로 조기 대선이 확실시 된 시점이었다.

두 대선을 앞둔 시기에 대출이 이루어진 정황을 두고 정치계에선 대출 특혜 의혹과 함께 ‘정치자금 조성’ 목적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 걸로 전해진다.

ABCP는 유동화 전문회사인 특수목적회사(SPC)가 매출채권, 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일종의 기업어음 대출채권이다. ABCP 발행은 먼저 SPC가 금융위원회에 ABCP 발행계획을 등록하고 자산 보유자가 SPC에 자산을 양도하면 신용평가회사가 SPC가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에 대해 평가등급을 부여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ABL은 자산유동화대출로 당장 현금은 없지만 미래에 발생할 현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걸 말한다.

우리들병원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은 2012년 당시 우리들병원의 자산과 담보가치 이상으로 대출됐다는 점이 문제시돼 이와 더불어 대출을 받은 이유에 대해 궁금점을 자아내고 있다.

대출금이 정치자금 목적 관련 여부와 시기가 맞물린 점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치자금과 전혀 관련이 없고 5년 기간이 만기돼 리파이낸싱된 것뿐 시기가 우연히 겹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대출이 나간 금액보다 담보가 작아 특혜가 아니냐고 하시는데 공장이나 부동산처럼 눈에 보이는 부동산 형태 담보도 있지만 어음·매출 채권 등 보이지 않는 금융자산도 있고 다양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출이 일반적인 기업대출과 다름을 강조했다. 관계자는 “예를 들어 기업은 대출할 때 보통 부동산을 담보로 잡게 돼 일반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시는데 해당 대출은 매출채권을 기반으로 했다”며 “우리들병원에서 미래에 발생하는 매출채권 5개년 치를 기반으로 진행했고 부동산을 일부 포함해 8천억 규모 담보로 정상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채권 기반으로 한 담보대출은 IB(투자은행) 구조화 금융에서는 다양한 분야에서 흔한 형태”라며 “다른 회사들도 현금을 유동화 해야 되는 상황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대출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에서 ABCP 등을 기반으로 병원들이 담보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는지 묻자 “최초는 아니지만 일반 대출이 아니라 열람하기엔 어렵다”며 “구조화금융은 여러 기관이 포함돼 자문이나 법률적인 부분 등 여러 부분이 참여하게 된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10월 금융당국은 핀테크 기반 공급망 금융을 활성화해 소상공인 등의 어음·매출채권을 유동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은 대기업이 제공한 전자어음 할인,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지만 다수의 평범한 소상공인은 상시적 운전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활성화 배경이 됐다.

이를 통해 보면 영세한 병원이 아닌 우리들병원 같은 중·대형병원에서는 매출채권 방식이 활용되고 있는 걸로 보인다. 모우다, 엔젤과 같은 메디컬 전문 P2P 금융 플랫폼도 있어 건강보험수급권 또는 카드매출채권 등 병원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이 이루어진다.

이와 관련해 우리들병원에도 대출이 이루어진 경위 등을 묻고자 수차례 전화 연결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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