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해도 학교 나와야’ 시험 보러 다니느라 회사에 눈치

김영란법 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조기취업생의 취업계 허가가 어려워진 일명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인크루트)
김영란법 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조기취업생의 취업계 허가가 어려워진 일명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 인크루트)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김영란법 시행 이후 3년이 지난 지금, 조기취업생의 취업계 허가가 어려워진 일명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조기 취업생의 절반 이상은 학교에서 취업계를 허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기 때문. 

3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바로면접 알바앱 알바콜이 ‘취업계 신청경험’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다.

지난 2016년 시행된 김영란법, 즉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학칙에 출석기준이 있는데도 교수가 조기 취업생 부탁으로 수업일수를 채우지 못해도 출석 및 학점을 인정하면 청탁금지법 5조의 ‘학교의 입학이나 성적 등 업무에 관해서 법령을 위반해 처리·조작하도록 하는 행위’에 해당된다. 

이 때문에 취업계를 인정하자니 부정 청탁에 저촉되고 금지하자니 어렵게 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합격 취소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조기취업생 출석 인정 딜레마’가 빚어진 것.

이는 법 시행 당시부터 예고된 바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대안 없이 현재도 유효한 것으로 확인돼 도마에 올랐다.  취업계 요구 경험이 있는 조기 취업생 가운데 56%는 취업계를 받기가 어려웠다고 밝혔기 때문. 가장 큰 이유로는 ‘학교(교수님)의 재량에 따르기 때문’(49%)이었다. 학교 및 담당 교수마다 조기 취업에 따른 출석 및 성적에 관해서 처리하는 방식이 상이하다는 것.

실제로 똑같은 조기취업생이어도 학교와 연계된 산학프로그램(인턴십)에 참여하는 경우 프리패스(과제 대체)를 받거나, 학점 인정 범위가 비교적 관대한 반면에 그렇지 않은 경우, 시험 등 모든 학사 일정에 참여해야해 회사 눈치가 보이는 등 희비가 나뉜다는 사례도 전해졌다.

이어서 ‘신청자격이 까다로워서’(26%)가 두 번째 이유로 확인됐다. 이수학점, 학점평점 등에 제한이 따를뿐더러 담당교수를 일일이 찾아뵙고 사정을 호소해야 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던 것.

다음으로는 ‘재직기업의 규모, 현황까지 파악하려고 하기 때문’ㆍ’전공과 직무와의 적합성을 판단하기 때문에’(각 11%) 등이 이어졌다. 고용보험 여부, 몇인 이상 사업장인지 등 취업한 기업의 규모 등까지 따져본다거나 학생의 전공과 취업한 직무도 취업계 판단에 포함되고 있었기 때문.

이외 ‘교수님과 협의하여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있으나 중간, 기말 고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어 낮은 학점을 받게 됨’, ‘학교 연계 아니면 못 받음’, ‘학교가 유도리가 너무 없음’, ‘밥 한 끼 안 사드려서’ 등 성토가 이어졌다. 안 그래도 취업이 어려운 마당에 부정청탁 금지법이 애꿎은 구직자들에게 불똥을 튀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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