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문 대통령 뜻인지 확인시켜 달라…대통령 뜻이라면 저희가 다시 판단할 것”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청와대 앞 대형 천막의 모습. ⓒ자유한국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25일 청와대 앞 대형 천막의 모습. ⓒ자유한국당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엿새째 단식 중인 가운데 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이 25일 단식투쟁 천막을 철거해달라고 요구하는 청와대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과연 문재인 대통령이 인권변호사라고 자처할 수 있는 것이냐”라고 격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에 설치된 황 대표의 단식투쟁 천막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청와대 김광진 정무비서관이 조금 전 이 천막을 자진 철거하라고 문자를 보내왔다”면서 ‘황 대표 상황을 이해하지만 규정상 문제가 있어 경찰을 비롯한 실무자 고충이 크니 가진철거해주면 감사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뒤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엄동설한에 단식을 투쟁하는 천막마저 자진 철거하라고 한다”며 “제1야당 대표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화답은 없고 바람막이로 사용하고 있는 천막을 철거하라는 게 과연 문 대통령의 뜻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비서실장 입장에서 목숨 건 투쟁하시는 대표께서 칼바람을 그대로 맞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어서 오늘 천막을 다시 쳤다”며 “문 대통령의 뜻이라면 저희에게 확인시켜주기 바란다. 천막 철거가 문 대통령 뜻이라면 그때 가서 저희가 다시 판단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까지 비닐을 걸친 임시천막 수준이던 황 대표의 단식농성장은 사각 형태의 대형 텐트로 교체됐는데, 청와대 측은 ‘분수대 광장은 천막 설치가 불가한 지역’이라며 이 지역에서 집회해오던 다른 이들과의 형평성 문제까지 들어 한국당에 천막을 철거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여당 지도부 중 처음으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황 대표의 농성장을 방문한 데 대해서도 날선 반응을 쏟아냈는데,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이 대표를 겨냥 “건강을 염려하며 병원을 권했지만 근본적인 대책도 없는 의례적 방문이자 인사치레에 불과했다”며 “목숨 건 단식 현장을 찾았으면 그에 합당한 협상 의지나 해결 열쇠를 가져왔어야 했지만 아무 것도 없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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