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 “장애인 취업 알선하는 곳 맞나”
제주지사 “의견 조율 과정에서 약간의 불협화음”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의 불성실한 민원 대응을 고발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의 불성실한 민원 대응을 고발하는 청원글이 올라왔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장애인의 취업을 지원해주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불성실한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장애인주제에 아무거나 하지 장애인 고용공단 **지사”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시사포커스의 취재 결과 청원인 A씨는 제주도에 거주하는 후천적 청각장애인이었다. A씨는 35년 동안 불편함을 안고 살았지만 지난 10월에야 정식 장애인등록증이 나왔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에 구직을 신청할 수 있었다.

그동안 A씨가 직장생활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평상시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대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동료직원들은 짜증을 내거나 A씨를 피하는 상황이 반복, 결국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장애인등록증이 나온 것을 계기로 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를 통해 새로운 직장을 찾기를 원했다.

그러나 A씨는 제주지사 직원들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씨는 “장애인 취업신청하러 왔다고 하니 (담당직원의) 얼굴이 변하더니 제대로 된 상담은 뒷전이고 칼퇴근을 위해 대충대충 하는 것 같았다”며 “하루 6시간 근무에 월 110만원 정도를 받는 석달짜리 계약직을 추천하기에 ‘생활을 해야 하니 알바보다 정직원을 원한다’고 대답했는데 직원이 계속 권유했고 나는 싫다고 강하게 얘기하고 그날은 일단락됐다”고 말했다.

이어 “며칠 후 직원에게 전화가 와서 ‘거기 다녀봐라’ ‘좋은 데다’ 라며 계속 강요했고 곤란하다고 하니 전화를 끊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A씨는 지난 21일 다른 직원으로부터 ‘세탁공장에서 일 해보는 것 어떠냐’는 제안을 받았다. A씨는 전산 관련 전공이었기 때문에 본인 전공과 전혀 다른 직종을 추천하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고 한다.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A씨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청원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쳐

A씨는 “내 말은 듣지 않고 본인의 실적이나 목표를 위해 수작을 부리는 것 같다”며 “장애인 관리조차 하지 않는데 장애인 맞춤취업을 지원하는 곳이 맞느냐”고 반문했다. 다른 지사와 통화해보니 제주지사와는 다르게 친절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해줬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는 청원글에 적시된 것처럼 갈등이 격화된 상황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제주지사 관계자는 “직원들이 취업을 알선하기 위해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그렇게 (과하게) 받아들일만한 부분이 있었나 싶다”며 “A씨의 의견을 물어보고 직장을 조율하는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도는 지역 특성상 구인을 요청하는 업체가 거의 없어 직원들이 업체를 방문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형태”라며 “A씨의 전공을 맞추면 회사 규모가 작고 또는 그 반대의 경우가 발생하는데, 두 번 다 희망조건에 맞지 않는 직장을 권유해서 A씨의 불만이 커진 것 같다. A씨가 ‘세탁공장’이라고 지칭한 곳은 한 종합병원의 세탁실로, 규모가 크고 업무 환경이 좋아 추천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장애인고용공단 제주지사 측은 A씨의 취업 알선을 위해 희망조건을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A씨와 지사 간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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