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부동산 안정’ 발언에 경실련마저 뿔났다 “문재인 정부는 최고로 서울 집값 올린 정부”
대통령 “소득주도성장 효과 나타나”...실상은 저소득층 지원금 늘린 세금주도성장임이 확인돼
지소미아 종료는 국익 차원? 한일 갈등에 박수치고 좋아할 나라는 공산주의 독재국가인 중국 뿐
링컨 “모든 사람을 얼마동안 속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공상허언증이라는 증상이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로 확신하거나 일어난 일을 과장하고 왜곡해서 말하는 증상이다. 이 증상에 걸린 사람은 스스로 거짓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공상허언증에 걸린 리더는 조직을 파멸로 이끈다. 지금 대한민국의 리더가 공상허언증이라면 그건 지나친 억측일까. 사실 관계를 따져보자.

먼저 부동산.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문제는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다. 전국적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하락했을 정도로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장도 어색하지만 결정적으로 온 국민이 느끼는 현실감이나 실제 통계와 너무 거리가 멀다.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서울 아파트값(중위가격)은 44%나 올랐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9.13 대책이후 잠시 떨어지는 듯 했으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서울 집값은 역대 최고치를 보이는 중이다. 강남에는 이미 3.3㎡(평)당 1억 원을 넘는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그런데도 부동산이 안정됐다고 하니 많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경실련이 보다 못해 대통령을 “개탄스럽다”는 단어까지 써가며 비난하고 나섰다. 경실련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부동산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할 뿐 아니라, 정부 정책의 실패도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집권 2년 반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한 채당 2억 5000만원 상승했고, 경실련 조사에서도 강남 4구 아파트값은 한 채당 5억 원이 상승해 역대 정부 중 단기간 내 최고로 집값을 올린 정부가 ‘문재인 정부’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집값을 폭등하고 경기가 나빠진 지방 집값은 폭락해 서울과 지방간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되는 게 현실이다. 이걸 ‘집값 안정’이라고 했으니 특히 지방에 사는 분들은 억장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는 성장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부동산을 경기 부양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했다. 이것도 새빨간 거짓말이다. 경실련도 "문 정부는 이미 50조원 규모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공약 이행이라는 이유로 사업성 평가 없이 강행하고 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무시한 채 50조원의 토건 사업을 광역단체에 나눠주기 식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거짓 정책’에 대한 집착도 여전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소득주도성장의 정책 효과가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반색했다. 3분기 중 소득 최하위 20% 계층의 소득이 1년 전보다 4.3% 늘어난 수치를 보고 나서의 반응이다. 실상은 전혀 다르다. 하위 20%가 일해서 번 근로소득은 6.6%(2만6천원)나 줄어 7분기 연속 감소했다. 반면 세금으로 주는 각종 보조금 등이 늘면서 전체적으로 소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결국 ‘소득주도성장=세금주도성장’임을 드러낸 것 뿐인데 대통령이 자화자찬을 한 셈이니 국민들로서는 황당할 뿐이다.

경기 침체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소득통계는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이다. 전국 가구의 3분기 사업소득은 87만9800원으로 4.9% 줄었다. 2003년 통계작성 후 가장 크게 감소한 것이다. 박상영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업황 부진으로 자영업에 속한 가구의 경제적 지위가 하락하는 추세가 광범위하게 관찰된다."고 말했을 정도인데 이런 이야기는 대통령 귀에 들어가지 않는 모양이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한 인식은 너무나 어이가 없다. 지소미아는 한국이 일본에 정보를 일방적으로 넘겨주는 협정이 아니다. 철저한 상호주의 원칙에 의거해 사안별로 같은 수준의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협정으로 대한민국과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필요한 협정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를 결정할 때 “국익 차원”이라고 말했는데 여태껏 ‘국익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적이 없다. ‘국익’에 해롭기만 하니 아예 말을 꺼내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렇게 중대한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천안 MEMC코리아에서 열린 ‘실리콘 웨이퍼 2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 반도체 산업 경쟁력에 더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공급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된다면 반도체 제조 강국 대한민국을 누구도 흔들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는 ‘극일 정신’ 강조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정신 승리 화법’은 많은 기업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경제력과 기술력에서 여전히 우리는 일본보다 뒤처져 있고, 기계와 소재부품 측면에서 일본 의존도도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가장 실사구시에 나서야 할 대통령이 앞장서서 반일(反日)과 극일(克日)의 정신승리를 강조하고 있는 형국이니 경제를 잘 아는 기업인들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다.

지소미아 종료를 앞둔 날 요즘 많은 젊은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내용이라며 젊은 지인이 재미있는 얘기를 해줬다.

“동북아에서 경제력과 군사력 등을 종합해볼 때 중국이 1위, 일본이 2위, 대한민국이 3위예요. 1위의 횡포를 막으려면 2위와 3위가 힘을 합쳐 맞서는 게 상식이지요. 그런데 3위가 2위와 싸우고 있으니 1위가 볼 때는 속으로 한심하다고 생각하면서 얼마나 박수를 치고 좋아하겠어요. 그렇게 2위와 싸우는 3위 대한민국은 중국이 사드 보복을 가하거나 국격을 무시하는 발언을 하고 우리 정부 인사를 홀대해도 대꾸 한번 못하고. 요즘 홍콩 사태를 통해 공산주의 일당 독재국가인 중국의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는데도 ‘민주와 인권’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다는 정부와 집권 여당이 한마디도 못하고 있는데... 참으로 어이가 없지요.”

대한민국은 지금 대통령의 어이없는 국정 인식 속에서 표류중이다. 그런데도 많은 국민들은 ‘리더의 공상허언증’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지소미아 종료는 잘한 일'이라는 응답이 51%라고 나왔으니. 그래서 더욱 불안하다.

대한민국의 리더에 대한 신뢰가 갈수록 무너지는 상황에서 링컨의 명언이 문득 떠오른다. “모든 사람을 얼마동안 속일 수는 있다. 또 몇몇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을 오랫동안 속일 수는 없다”

과연 문재인 정부는 우리 국민을 얼마나 오랫동안 속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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