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신종 역외탈세 및 조세회피 혐의자 171명 세무조사 착수

해외부동산 취득가액 및 해외 호화사치 생활비 사진 / 국세청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호텔을 경영하는 부친이 자녀가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는데 사용한 신용카드 대금을 대납하는 등 변칙증여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해외에서 세금을 빼돌리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통해서다.

20일 국세청은 이같이 해외에서 세금을 빼돌리는 신종 역외탈세와 변칙적인 부의 대물림을 해온 조세회피 혐의자 171명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신종 역외탈세 혐의자는 60명, 자금출처 내역이 명확하지 않은 해외부동산 취득자는 57명, 해외 호화사치 생활자는 54명으로 이들에 대한 전국 동시 세무조사가 진행됐다.

국세청에 따르면 역외탈세 추징액은 2013년 1조789억원에서 지난해 1조3376억원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유학비 명목으로 받은 자금, 부친이 대신 갚아준 대출금 등 변칙 증여한 자금으로 해외부동산 취득한 경우. 사진 / 국세청

주요 사례를 보면 먼저 중견 자산가 및 가족이 해외 은닉자금이나 변칙 증여자금을 활용해 고가의 해외부동산을 취득하거나 해외에서 호화생활을 영위하는 경우가 있었다.

중견 자산가의 자녀 A씨는 국내에서 상가건물을 임대하고 해외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중 자신의 국내 상가건물을 은행에 담보제공하고 받은 대출금과 부친으로부터 유학비 명목으로 받은 거액의 현금을 활용해 미국에서 고가의 주택을 취득했다. 하지만 A씨는 유학자금에 대해 신고를 하지 않았고 은행 대출금 역시 아버지가 대신 갚아줬다. 이를 알게 된 국세청은 A씨에 대해 수억원의 증여세를 내게 했다.

 

외국법인이 위탁 계약, 기능 분산 등의 방법을 통해 고정사업장 지위를 회피하고 국내원천소득을 국외이전한 경우. 사진 / 국세청 

외국법인이 위탁 계약, 기능 분산 등의 방법을 통해 고정사업장 지위를 회피하고 국내원천소득을 국외 이전한 경우도 있다.

외국법인 A사는 국내 기업?개인 등을 상대로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국적기업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국내 계열회사들과 단순지원용역을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계열회사들은 자신의 사업이 아닌 A사의 사업과 관련한 본질적이고 중요한 활동을 수행하고 실질적인 계약체결권을 행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사는 국내 계열회사들이 단순 기능만 수행하거나 계약체결권이 없는 것처럼 위장해 고정사업장 지위를 회피하고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세금납부 없이 국외로 부당 이전했다. 이에 대해 외국 모법인 A사의 국내 고정사업장 지위 회피 혐의로 법인세?부가가치세 등 수억원을 추징했다.

 

조세조약상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 국가에 도관회사를 설립하고 사업구조 개편을 위장하여 국내원천소득을 탈루한 사례. 사진 / 국세청 

조세조약상 원천징수를 하지 않는 국가에 도관회사를 설립하고 사업구조 개편을 위장하여 국내원천소득을 탈루하는 사례도 있었다.

외국 모법인 A는 조세회피를 목적으로 국내 자회사 甲이 지급하던 사용료 수취법인을 A(제한세율 15%)에서 해외 페이퍼컴퍼니 D(제한세율 0%)로 변경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실시하기도 했다. 제한세율은 조세조약에 따라 국내원천소득에 대한 과세 시 적용할 수 있는 최고 세율이다. D사는 다른 관계사에 사용료를 전달하는 도관에 불과하나 경제적 실질이 있는 것으로 위장했고 해외 페이퍼컴퍼니 D가 소재한 국가에서도 납세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사용료소득의 수익적소유자(Beneficial Owner)는 사업을 운영하고 소득을 실질적으로 지배?관리하는 A사다. 이에 국내 자회사 甲에게 원천세 등 수억 원을 추징한 사례다.

국세청은 “일부 대기업·다국적 IT기업 등은 전문가 집단의 치밀한 사전 조력 및 조세조약과 세법의 맹점을 악용해 한층 진화한 탈세수법을 시도하고 있어 이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국세청은 반칙과 특권 없이 다함께 잘사는 공정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신종 역외탈세 수법 등을 지속 발굴하고 조사역량을 집중해 끝까지 추적·과세함으로써 우리 사회 전반에 “역외탈세에 과세 사각지대(Blind area)는 없다”는 인식이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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