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보수 쇄신 요구를 비상시국으로 모면하려는 것 아닌가”

이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민준 기자
이인영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이민준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시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이 올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국익을 훼손하는 언동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황 대표가 뜬금없이 한미동맹의 파탄론을 들고 나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아무 근거 없이 우리 국민의 불안감에 불을 지피는데 앞장서고 있다”며 “정작 경제 침략을 단행한 일본 정부에게는 단 한마디도 일언반구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와 관련해서도 “황 대표는 미국에 덜 주는 것만 생각 말고 방위비 분담금액이 증액 됐을 경우 얻어낼 수 있는 이익은 무엇인지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국민 95%가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또 지지하는데 한국당은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정한 방위비 분담을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에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 주장에는 국익이 없다”며 “민심과도 한참 동떨어져 있는데 이건 보수의 목소리도 아니고 우익의 주장도 아닌 오직 광화문 아스팔트 극우세력이나 할 법한 주장”이라고 단정했다.

미국의 과도한 방위비 분담 요구와 지소미아 종료 등을 위기 상황이라고 규정하고 비상시국으로 선언한 것에 대해서도 “보수 쇄신이라는 당 안팎의 요구를 비상시국이라는 더 큰 폭탄을 터트려 모면하려는 것은 아닌가”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는 이미 갑질 공천이라는 폭탄을, 묻지마 통합이라는 폭탄으로 덮은 적이 있다”며 “황 대표가 보수쇄신을 요구하는 한국당 안팎의 시선을 다른데로 돌리기 위해 또 다시 폭탄 터트리기에 나섰다는 합리적 의심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는 사법특권을 철폐할 공수처법과 민심 반영해 그 의석에 국민 대표성을 높이자는 선거법 개정이 자유민주주의를 흔든다는 엉뚱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권력기관의 특권 없애고 표의 등과성을 높이는 제도개혁이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킬지언정 해친다는 주장은 정말 압도적인 궤변”이라고 맹비난 했다.

이 원내대표는 “황 대표는 유통기한 끝난 정쟁정치를 폐기하길 바란다”며 “제1야당이 막무가내 막가파 아스파트 극우 세력을 흉내내는 것은 우리 정치의 큰 비극”이라고 했다.

이어 “격렬한 정쟁을 유도해서 당내 쇄신 요구를 덮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정치 문법”이라며 “우리는 제1야당이 개혁적 보수로 전면 쇄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우리도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 삶을 개선하는 유연한 진보로 거듭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은 낡은 경쟁이 아니라 개혁적 보수와 유연한 진보가 민심을 놓고 벌이는 멋진 한판 승부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황 대표와 한국당이 민심의 궤도에서 탈선하지 않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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