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2일 자유한국당이 내년도 정부예산안에서 14조5000억 원 삭감을 주장하고 있자 “어처구니 없는 예산 삭감 공세에 혈안이 돼 있다”며 “엄중한 대내외 경제 상황과 그간의 예산 심사 전례를 감안 했을 때 그야말로 무책임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고 맹비난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주장하는 수준으로 정부 예산이 난도질 당한 사례는 우리 헌정사에 단 한차례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내외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정부 제출안보다 오히려 증액된 사례도 최근 10년 동안에만 세 차례가 있었다"며 "경기 하방압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예산안을 증액해도 모자랄 판에 비상식적 수준의 삭감을 주장하는 것은 예산안의 근간을 허물어 국민의 삶을 난도질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IMF(국제통화기금)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가 나서 우리 정부를 향해 확장적 재정정책 추진을 권고하고 있다"며 "나 원내대표와 한국당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이고 어느 나라 정당이냐”고 비판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한국당은 재정건전성을 핑계 대며 시대착오적 작은 정부론을 제시하는데 한국당과 나 원내대표의 세계관이 200년 전 야경국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대한민국의 재전건전성은 주요국가들 가운데 단연 최고 수준이고 앞으로도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반정부부채비용이 OECD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고 국가 채무는 전달에 비해 오히려 2조5000억원 감소했다”며 “국가 재정이 건실한 상황에서 무턱대고 예산삭감을 부르짖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혹세무민”이라고 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 회동을 계기로 대화와 협치의 정치복원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매우 높아졌다"며 "그 출발점이 예산안의 합리적 신속심사"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리당략만 앞세울 게 아니라 내년 예산이 당면한 경제현안 대처와 미래 성장동력 창출을 보다 효과적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예산안 심사에 협력해야 한다”며 “민주당은 한국당이 주장하는 사업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한국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