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재벌 아들들 군에 가겠나”…윤상현 “징집자원 줄고 있는 현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우)과 윤상현 의원(우)의 모습. ⓒ포토포커스DB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우)과 윤상현 의원(우)의 모습. ⓒ포토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에서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던 모병제를 놓고 자유한국당 내에서조차 8일 일부 엇갈린 견해가 불거지면서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에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원 마련 없이 성급히 추진한다면 부작용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이미 모병제에 회의적 시각을 내비친 데다 군 출신인 백승주 의원도 이날 오전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국민들이 재벌 아들들, 국회의원 아들들은 군에 가겠나 이런 걱정을 한다”며 “헌법상에 나오는 병역의무 조항을 총선에서 승리하려고 선거공학적,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 언젠가는 우리가 논의해야 할 주제이지만 지금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반면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모병제 논의를 환영한다. 이젠 공론화할 때가 됐고 더 늦출 수 없다”며 “현재의 전투장비는 고가의 첨단장비로 숙련된 직업군인이 다뤄야 고도의 전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징집자원이 줄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고 모병제 도입 쪽에 힘을 실었다.

특히 윤 의원은 “지금의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없다. 모병제의 전략적 목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이라며 “헌법이 징병제를 못박고 있어 완전한 모병제는 어렵지만 징병제를 유지하면서 핵심 전투병과 중심으로 모병제를 통한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 바로 논의를 시작하자”고 적극 공론화할 의사까지 표명했다.

다만 한국당 원내지도부에서도 대부분 모병제 도입을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보니 오히려 처음 화두를 던졌던 민주당에서조차 신중론이 나오고 있는데,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확대간부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모병제와 관련해 “당에서 공식 논의한 바 없고 오늘도 개인 의견이 피력된 수준”이라며 “당분간 당은 공식적으로 논의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정치권 내 모병제 이슈는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민주연구원은 앞서 지난 7일 주요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이 2023년까지 100만4000명에서 76만8000명으로 급감하고, 2025년부터는 징병제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우선 ‘인구절벽’을 이유로 모병제 전환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는데, “징병제로 인한 학업·경력 단절 등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기회비용이 최대 15조7000억 원이고, 모병제로 사병 18만명을 감축하면 국내총생산(GDP)이 16조5000억원 증가한다”며 경제적 측면에서도 모병제 전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자리에서 “국방부에서 모병제에 대해 검토한 것은 없다고 분명히 말하겠다”고 강조해 일단 당정 간 논의된 사항은 아닌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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