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대통합? 20대 총선 당선 때 모습대로 모여야…정치공학 접근이나 조건 걸어선 안 돼”

시사포커스와 인터뷰 중인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 사진 / 박상민 기자
시사포커스와 인터뷰 중인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 사진 / 박상민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총선이 반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시사포커스>는 6일 부산 서구동구를 지역구로 둔 4선 중진인 유기준 자유한국당 의원과 정국 현안과 당내 상황과 관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특히 한국당 원내대표 임기도 이제 1달여 정도 남은 시점이어서 현재 후보군으로 물망에 오른 유 의원으로부터 한국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최근 정치권 화두에 대한 고견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사법개혁 법안을 오는 12월 3일에 부의하겠다고 밝혔었는데, 당 차원에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실질적 대책이 있나

- 문 의장이 이야기한 12월 3일이란 일자가 법사위에 체계·자구 심사기간을 생략하고 계산한 기간인데, 일반적인 법안으로 보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기간을 90일간 줘야하기 때문에 내년 1월말 정도여야 겨우 부의할 수 있는 사항이므로 맞지 않다.

- 불법사보임까지 하면서 패스트트랙 오른 위헌 요소 가득한 법안을 또다시 강행처리하겠다는 것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고 한국당으로선 이런 사태가 진행되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엔 저희가 강구하는 최후의 수단을 동원하겠다.

◆ 바른미래당에서 유승민계 의원들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데다 탈당 가능성까지 내비치고 있는데, 한국당에선 향후 이들과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적극 공조·연대할 의향이 있나

- 공수처 설치에 대해 유승민계 의원들을 비롯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희들이 연대를 해서 도저히 국회에 통과시킬 수 없을 정도의 숫자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비단 이번 공수처 법안 처리 뿐 아니라 앞으로 정치상황에 있어서도 그런 연대라든지 같이 협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 보수진영이 현재 분열되어 있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자칫 단일정당으로의 보수통합은 의석수 증가에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향후 정계개편은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며 보수통합이 필요하다면 언제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

- 현재 일어나지도 않은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된다는 일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국민들이 바라는 모습을 갖추기 위해선 보수대통합이 필요하나 자신에게 정치적 이익이 되는 정치공학적 방향으로 보수대통합을 하겠다고 한다면 이건 되지 않는 일이며 어떤 조건을 걸어서 통합하는 것 역시 안 될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 당선된 모습이 있었으나 탄핵하면서 흩어졌는데 원래 그 함께 있었던 모습대로 모이면 문제가 해결되며 총선이나 대선 승리하고 난 이후에 백서 형식이라든지 살펴보는 게 필요하지 지금 과거 이야기하는 것은 보수 대통합할 수 없게 되기에 지양해야 한다.

◆ 조국 사태 장기화로 상승했던 지지율이 최근 들어 여러 논란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이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 결정적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책임이 있다면 누가 져야 한다고 보는가

- 여론조사에 대해서 문제점이 있다는 분석도 있고 최근엔 지난번 문재인 후보 투표자가 과대 표집 되어 있어서 실질보다는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어느 일간지 기사를 본 적이 있지만 일단 트렌드를 보면 우리 당이 올라갔다가 떨어지거나 주춤하는 모습을 보고 있어 대안을 제시하는 희망적 메시지나 보수가 뭉치는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이 정체되고 있는 것 아닌가.

조국 낙마의 공으로 우리 당 의원들에 표창장과 상품권 주고 더 나아가 공천 가산점 준다고 했었는데 국민들이 볼 때 눈에 거슬리는 그런 일을 해서 지지율이 빠질 수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는 경제, 안보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와 여당이 하는 걸 국민들이 불안하게 보기 때문에 지지율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이 좀 더 빠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나경원 원내대표의 임기가 1달여 남았는데, 재신임보다 경선을 주장하시는 이유는 무엇이며 경선에 출마하신다면 원내사령탑으로서 어떤 방향으로 당을 이끌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는가. 또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두신 정책위의장 후보가 있는가

- 당헌에 원내대표 임기는 1년으로 하도록 정해져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내대표를 선출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당헌 62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잔여임기가 6개월 이내인 경우에는 임기만료일까지 의원총회를 거쳐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이 있지만 원칙대로 가서 원내대표를 새로 선출하는 게 맞다.

- 몇 달 하는 게 평상시면 문제가 안 될 수 있지만 내년 4월에 총선이 있어 공천도 잘해야 되고, 12월 10일 지나도 아직 선거법이라든지 공수처법이라든지 검경수사법이라든지 중요 법안을 처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아 기간은 비록 4~5개월밖에 안 되지만 그 시간 자체는 4년~5년의 비중을 갖고 있기에 이제 당이 분위기를 좀 바꾸면서 협상력과 경험과 경륜을 가진 분들이 원내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맞다.

- 저도 4선 중진 의원으로서 장관 경험 등 다양한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는데 제게 주어지는 역할이 있다면 그것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으며 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지고 있다. 정책위의장 후보는 제가 PK지역이니까 다른 수도권이라든지 충청, 강원 쪽에서 찾아보는 게 맞을 거라 어렴풋이 생각할 뿐 누구인지까진 시기상조고 통합의 모습을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지 않을까.

다만 계파라는 건 우리 당에서 과거의 흔적인 것은 인정하지만 지금까지 그 생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은 없으며 이전에 뭐였다고 말하는 것은 국민들께 죄송한 일이다.

◆ 한국당 김태흠 의원이 영남권이나 서울 강남 3구 등 출신의 3선 이상 의원들은 용퇴 혹은 수도권 험지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부산이 지역구인 4선 중진 의원으로서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 내년 공천과 관련해서 인재영입이라든지 소위 물갈이를 통해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는 면에선 동의하고 그 방향성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보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지역을 특정하고 몇 선 이상 이렇게 하는 것은 과연 적절했는가.

- 더구나 그런 말을 할 때 (김 의원) 본인은 재선의원으로서 다양한 경험과 의정활동, 최고위원까지 했던 사람인데, 본인의 거취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야 되는 게 순서 아닌가 싶다고 말씀하시는 의원도 많이 있다. 어느 지역, 몇 선 이상, 본인의 거취를 밝히지 않은 점에 대해선 약간의 유감을 표명한다.

◆ 황교안 대표가 적극 추진했던 박찬주 전 대장 영입이 철회되는 분위기로 비쳐지고 있는데, 이번 인재영입 논란과 관련해 어떤 견해를 갖고 있는가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때문에 문제 돼서 육군 대장 신분으로 헌병대 영창에 갇히는 수모도 당하고 그랬는데 나중에 공관병 갑질은 무혐의로 끝났고 뇌물 받았다는 부분도 법원에서 무죄 선고 받았지만 국민들 머릿속엔 이전의 기억들이 지워지지 않은 상태라 억울한 일이 많았을 것이다.

인재영입은 우리 당이 제1호로서 추진했던 일이고 앞으로의 공천이라든지 인재영입은 어떤 방향으로 하는가를 테스트하는 그런 것이었기 때문에 박 전 대장을 영입하더라도 조금 뒤에 했으면 좋지 않았나. 아니면 영입대상은 아니더라도 우리 당에서 원하는 지역에 공천한다든지 이렇게 정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박근혜 정부 당시 약 9개월 간 내각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적도 있어 황교안 대표에 대해선 누구 못지않게 잘 아실 텐데 현재 황 대표 리더십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과거 총리로서의 황 대표를 접했을 때와 현재 당 대표로서의 황 대표를 볼 때 어떤 면에서 가장 달라진 면이 있다고 생각하나

- 황 대표는 화합과 포용,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소유자로서 오랜 검사 생활도 했었고 법무부장관, 국무총리도 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삶을 살아온 모범생으로 생각하는데, 제1야당으로서 중요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고 당장 패스트트랙 올라 있는 법안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대해 대안을 마련하고 이런 데에 굉장히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 그렇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낙마를 위해 장외집회를 통해서 많은 노력을 했었고 제1야당으로서 민심을 대변하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대안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는 데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 이번 20대 국회를 사상 최악이라고 혹평하며 최근 불출마 선언한 의원도 일부 있었는데, 4선의 중진의원으로서 과거 초선이셨던 17대 국회 당시와 비교해본다면 현재의 20대 국회는 어떻다고 평가하는가

- 20대 국회 때는 여당에서 야당으로 되어버린 우리로선 달갑지 않은 상황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는데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맞을 것 같고, 임기가 많이 남지 않았는데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근간이 되고 있는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서 가는 상황이라 어느 때보다도 정상적 상황에서 선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문 대통령의 좌파 집권 연장을 위한 게 아닌지, 공수처법까지 합쳐 그런 면에서 굉장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 당의 의석수가 109석으로 줄어 이걸 다 막아낼 수 있을까 하는 굉장한 위기에 닥쳐있는 것도 사실이라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얼마 남지 않은 국회의원 임기지만 이 사태를 막을 수 있으면 (의원직 총사퇴로) 막는 그런 결연한 의지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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