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반도체 업황이 부진할 거라던 올해에도 생산·수출 물량이 ‘역대 최대 호황’이었던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5일까지 반도체 수출 물량은 2557.2t으로, 지난해 같은 달 2204.4t에 비해 16.0%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7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누적 수출 물량은 2만9834.1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만8363.8t보다 5.2% 증가했다. 하반기가 시작된 7월부터는 증가폭이 늘어 매달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생산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의 산업생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반도체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증가했다. 1분기에는 7.9%와 2분기에는 7.3% 늘어난 데 이어 증가폭이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면서 수출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10월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789억6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71억7000만달러보다 26.3%나 줄었다.

다만 이는 2016년 연간 반도체 수출액 622억2800만달러보다 많으며 2017년 같은 기간 786억9900만달러보다도 많은 수치다. 최근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안정 상태에 들어가 내년에는 수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산업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나 성장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5G 이동통신 도입에 따라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개발이 가속화하면서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보관을 위한 메모리 반도체 시장도 되살아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내년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2017년(979억달러)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웃돌 것”이라며 “전략적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