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정국’으로 재미보다 뭇매
총선 ‘위기’ 감지한 한국당 중진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박상민 기자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조국 정국에서 지지율 상승 등 순항하던 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정국 고발 의원 공천 가산점, 조국 청문 TF 표창장 수여, 오른소리 애니메이션 논란으로 연일 자책골이 속출했다.

이러한 와중에 공관병 갑질 의혹을 받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영입하려 했다가 보류하게 된 사실로 뭇매를 받으면서 조국 정국에서 쌓아놓은 지지율 상승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지율 상승세 한국당, 또 헛발질로 날리나

지난 10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지지도./ⓒ리얼미터.

실제로 한국당은 조국 정국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따라갔다는 표현을 할 정도로 양당 간 지지율 격차는 현 정권 집권 이후 최소 범위로 좁혀 나갔다.

지난 14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월2주차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 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34.4%로 전주 대비 1.2%p 상승한 반면, 민주당은 3.0%p 하락한 35.3%로 집계됐다.

민주당과의 격차가 오차범위(±2.5%p) 내인 0.9%p로 좁혀졌고 무엇보다 일간집계에서는 지난 11일 민주당 33.0%, 한국당 34.7%로 현 정부에서는 처음으로 한국당이 민주당을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는 얼마 안가 꺾였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8~30일 사흘 간 전국 유권자 1503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한 결과 민주당 지지도는 39.9%, 한국당은 30.4%를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민주당은 4주차 주간집계 대비 0.7%p 내린 39.9%로 지난 2주 동안의 오름세가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50대, 경기·인천과 호남에서 하락한 반면, 진보층, 20대,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에서는 상승했다.

한국당 역시 1.8%p 내린 30.4%로 3주째 하락세가 이어지며 30% 선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은 30일 일간집계(29.1%)에서 20%대를 기록했고, 중도층과 진보층, 30대와 60대 이상, 20대, 충청권과 호남, 서울, PK에서 하락했다. 50대, TK와 경기·인천에서는 소폭 상승했다.

민주당은 조국 정국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도 40%선으로 회복하고 있는 반면 상승세를 타던 한국당은 다시 각종 악재에 부딪히며 난기류를 만난 모양새다.

◆중도층 잃게 한 黃 인재영입

무엇보다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이 보류됐다고는 하지만 황 대표가 고심해 영입 인재 1호로 준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당의 인적쇄신 의미도 반감될 수 밖에 없게 됐다.

더욱이 여당에게 등을 돌린 2030 젊은층의 흡수를 노리기도 힘들어 보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장은 2017년 공관병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고 텃밭 관리를 시켰다는 등 공관병들에게 갑질을 한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의혹에 대해 박 전 대장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부인은 기소됐다. 또한 박 전 장관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부하의 인사청탁을 들어줬다는 부정청탁금지법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돼 2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대법원 최종 판결이 남은 상황이다.

최근 조국 정국을 거치면서 2030 젊은층이 ‘공정’과 ‘정의’ 가치를 중시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갑질 논란이 있는 박 전 대장을 영입하려고 하면서 젊은층 표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30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에서 “중도층과 청년을 1순위로 해야 하는데 박 전 대장은 강경 보수층한테 인기가 많아서 일관되게 구현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청년들한테 인기 있는 사람을 1순위로 영입을 하면 훨씬 박수도 받고 외연도 확장이 될 텐데 아마 그런 모습 때문에 한국당 지지율이 잘 안 오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앞서 언급한 지난 3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서 핵심이념 결집도를 살펴보면 민주당은 진보층(64.9%→67.1%)에서 60%대 후반으로 상승한 반면, 한국당은 보수층(64.9%→65.3%)에서 60%대 중반이 지속됐다.

그러나 중도층에서 민주당(37.9%→37.0%)이 30%대 후반을 유지했으나, 한국당(31.6%→27.5%)은 30%대 초반에서 20%대 후반으로 하락하며, 양당의 격차는 6.3%p에서 9.5%p로 소폭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선거에서 중도층을 잡는 것은 승리 공식이다. 민주당에서 이탈한 2030·중도층이 이번 총선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조국 정국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이 때에도 한국당 스스로 만든 악재에 중도층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총선 ‘위기’ 감지한 한국당 중진…보수통합 요구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사진 / 시사포커스 DB]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 중진들을 중심으로 중도층을 포섭할 수 있는 보수통합을 요구하고 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30일 오전 당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간헐적으로 논의되는 우파 통합 논의가 어느 정도 진전됐는지 알 길이 없지만 제1야당 수장인 황 대표가 중심에 서서 논의를 진전시키고 성공시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 10월 항쟁의 의미는 제1야당이 국민들과 함께 공정·정의·법치·애국 등의 가치를 지켜 달라는 명령 아니겠느냐”며 “저는 국민의 명령은 ‘절대 흩어지지 말자’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의원은 지난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과 격차가 많이 좁혀졌고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이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그건 위험한 생각”이라며 “지난 주 갤럽 조사에서는 우리 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여전히 60%를 넘었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정당, 가장 찍고 싶지 않은 정당이 자유한국당”이라며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싫기 때문에 한국당을 지지한다고 말하지만 총선에서 어느 정당을 찍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당도 싫고 민주당도 싫은 무당층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2016년부터 우리 당을 떠났던 중도층이 돌아와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이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첫째는 보수 통합, 둘째는 보수 혁신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혁신과 통합 없이는 떠났던 중도층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수 통합과 혁신을 위해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오늘이라도 만나야 한다”며 “머뭇거릴 시간도 주저할 이유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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