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2년, 제조업 해외투자규모는 박근혜 정부와 비교할 때 2배 이상 급증
반기업-친노조 정책으로 경영여건 악화 “정부가 경제를 내버린 자식 취급했다”
부울경 지역의 수출은 문재인 정부 2년 간 30%이상 감소...경제 침몰에 민생 파탄지경
민노총 시민단체 눈치 보느라 노동개혁과 규제개혁 외면...“정부 임기 2년 반이나 남았나?”

대한민국 경제는 침몰중인가 아니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국정의 컨트롤타워인 청와대는 최근 두 달 동안 다음과 같이 밝혔다. 9월11일 청와대 대변인은 “고용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닷새 후인 9월16일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10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기자간담회에서 “일자리 문제, 소득 분배가 좋아지는 기미는 보이지만 국민들이 다 동의할 만큼 체감할 정도는 아니게 가야 할 길이 멉니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식은 ‘대한민국 경제는 나쁘지 않다’라는 것 같다.

경제 지표는 대통령의 말과 반대 방향을 가리킨다. 경제성장률은 3분기에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쳤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2%가 되려면 산술적으로 계산할 때 4분기에 전기 대비 1.0% 이상, 정확히는 0.97% 이상이 나와야한다. 이는 분기 잠재성장률(0.6~0.7%)을 훨씬 웃도는 것으로, 연 2.0%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잘해봤자 올해 경제성장률은 1.8% 내외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제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진 건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54년 이후 4차례밖에 없었다. 1956년 흉년(0.7%), 1980년 제2차 석유파동(-1.7%), 1998년 외환위기(-5.5%),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등 주로 국가 안팎으로 경제 위기를 크게 겪은 해였다. 대외적인 경제위기도 없던 상황에서 이렇게 경제가 나빠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경제성장률이 1% 떨어지면 국민소득 18조원, 즉 국민 1인당 36만원의 소득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는 단기적으로 궤변과 거짓말이 통할 수 있다. 경제는 수치로 표현될 수 있어 거짓말이 금방 들통이 나기 마련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 지표를 보면 경제성장률이 왜 이렇게 바닥을 기는지 짐작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 투자 실종에 해외 투자 급증>

올해 상반기 국내 설비투자 증가율은 12.7% 감소였다. 같은 기간에 해외 투자금액은 291억 달러(34조원)로 사상 최대였다. 기업인들이 너나없이 국내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외국으로 나갔던 것이다.

기업인들의 탈(脫)한국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선 이후 유독 심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와 다르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자신들이 선(善)이고 유능하며, 이명박근혜 정부는 악(惡)이고 무능하다는 점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왔다.

경제지표로도 그런지 전임 정부와 비교하기 위해 2009년 3분기부터 2년 단위로 계산해보자. 해외투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3분기부터 2011년 2분기까지 530억 달러,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011년 3분기부터 2013년 2분기까지 602억 달러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3분기부터 2015년 2분기까지 588억 달러였으며,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5년 3분기부터 2017년 2분기까지 800억 달러였다. 그러던 게 2017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02억 달러로 박근혜 정부 시절에 비해 25.2%가 늘었다.

특히 심각한 부분이 제조업 분야의 해외투자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332.6억 달러로 박근혜 정부 마지막 2년(2015년3분기~2017년2분기)의 162.3억 달러에 비해 170.3억 달러 즉 104.9%나 증가한 것이다. 한마디로 제조업체들이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거 한국을 탈출했다는 의미다.

<해외 직접투자의 급증은 국내 경영여건 악화 때문>

기업들이 해외 직접투자를 할 때는 해외시장을 선점하거나, 전략적으로 해외기업을 인수하거나, 보호무역의 장벽을 피하기 위해 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이나 인도 진출 등은 해외시장 진출, SK의 도시바 인수는 전략적 인수, 북미 생산기지 건설은 보호무역 등이 이유라고 할 수 있다.

2017년 이후 해외 직접투자의 급증은 국내 경영여건 악화가 최대 요인이라는 데 전문가들 사이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2018년부터 2년간 최저임금 29.1%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인상, 노동 양대지침 폐기(쉬운 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이라고 표현하는데 사실 성과기준 보상과 취업규칙 유연화가 옳은 표현), 통상임금 인정, 특수직 노동3권 보장, 산업안전법 도입 등은 기업들이 이익을 내기 힘들게 만들었다.

국내 기업들은 과거에도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원화강세 등 경영여건이 좋지 않을 때 해외투자를 급격히 늘린 전례가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친노동 기조의 강화’ 분위기가 더욱 강해지면서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크게 위축된 측면이 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여기에 반발해 “경제는 버려진 자식”이라고 표현했다.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인을 홀대하고 적대시하고 있다며 “정부가 경제를 내버린 자식 취급했다”고 더 강하게 비판했다.

<기업들의 엑소더스로 좋은 일자리 급격히 감소>

제조업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직업적 안정성으로 인해 ‘좋은 일자리’로 꼽힌다. 제조업 일자리는 현 정부 들어서 급격히 줄었다. 2016년 2만개,2017년 1만8천개 줄었던 게 2018년에는 5만6천개, 2019년 9월(전년동월대비)에는 11만개가 줄었다.

한국 기업들은 설비를 해외에서 들여와 투자를 하고 거기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경영행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으니 수입도 줄고 수출도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 21일 KBS는 일본이 한국에서 기록한 무역흑자가 25.5%나 줄고, 일본의 대한국 수출도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아 16%나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보도는 진실의 아주 일부분일 뿐이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은 7월 이후에나 벌어진 일인 반면, 일본의 대한국 수출은 작년말부터 10개월 째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하려면 일본에서 많은 시설을 들여와야 하는데, 투자의욕을 잃다보니 아예 기계나 장비 수입을 줄여버린 것이다. ‘불매운동’의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게 ‘불편한 진실’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제조업 일자리의 감소는 비정규직의 급증에 큰 영향을 끼쳤다. 통계청은 2019년 8월 조사결과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는 748만1천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 가운데 36.4%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비정규직 숫자는 지난해보다 86만7천 명이 늘었고 정규직은 35만 3천 명이 감소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2007년 3월 조사 때 36.6%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았다. 통계청은 ‘조사결과가 바뀐 탓’이라고 해명하지만, 비정규직을 없애기로 약속한 문재인 정부에서 역설적으로 비정규직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팩트(사실)를 부인하지는 못했다.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는 정부 발표도 새빨간 거짓말로 판명됐다.

<지방 경제, 특히 부울경 경제의 침몰>

기업들의 ‘탈한국 현상’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곳은 제조업체들이 많은 영호남 지역이다. 문재인 정부 2년, 즉 2017년 3분기부터 2019년 2분기까지 전국 평균 수출증가율은 직전 2년간에 비해 마이너스 18.9%였다. 문재인 정부에 와서 ‘수출 감소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지역별로는 부산(-29.1%), 울산(-32.8%), 경남(-31.8%)로 전국 평균보타 훨씬 감소폭이 컸다. 대한민국 제조업이 몰려있다고 평가받는 ‘부울경 지역’은 지난해 6월 뽑힌 광역단체장이 모두 여권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지난해 지방선거로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당선됐다. 지역 경제와 주민들의 살림살이가 망가지는 것도 모른 채 여당을 선택한 것이다. 지금 부울경 지역은 일자리 실종에 부동산값 폭락 등 최악의 경기침체를 맞고 있다. 부울경 주민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여권을 선택한 것을 지금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을까 아니면 마음 깊이 후회하고 있을까.

다른 지역도 좋지 않지만 부율경 만큼 망가지지는 않았다. 문재인 정부 2년 간 경북의 수출증가율은 마이너스 25.3%, 대구는 마이너스 13.8%였다. 호남도 경우 광주(-25.8%)가 실적이 아주 좋지 않은 반면 전남(3.1% 성장)과 전북(-12.2%)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바뀌지 않는 정부...경제침몰에 앞으로가 더 걱정>

문재인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자동차를 잇달아 방문해 ‘우리 삼성’ ‘우리 현대차’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쇼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지기했다. 기업들을 방문한 직후 10월16일 열린 부마항쟁 기념식에서 “창원, 부산, 경남의 시민들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습니다.”며 사실상 반기업 시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특히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이 없다는 것. 경제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것은 노동개혁과 규제개혁 같은 근본적인 구조전환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들 개혁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권의 파트너로 행세하는 민노총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투자가 사라지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자가 늘어난다. 근로자에게는 임금, 기업에게는 이익이 없어지는 셈이다. 국민들은 ‘일할 권리’를 잃어버린다. 선진국들이 ‘기업 모시기’에 사활을 거는 것은 일자리 창출이 곧 경제성장이고 국민들의 복지 증진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한국경제는 침몰중인가 아니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요즘 기업인들이 한숨을 쉬며 나누는 대화로 마무리하는 게 나을 듯하다.

“아직도 국내에서 사업하느냐? 나는 진즉 기대를 접고 베트남으로 옮겼는데 국내에 남은 동종업계 사람들은 대부분 망했어. 근데 문재인 정부 임기는 아직 절반밖에 안 지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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