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수 합하는 것만으로 강력한 야당 만들 수 없어…외눈박이 보수 시대 마감해야”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백대호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국회 본회의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백대호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30일 “민주공화국의 헌법정신과 공동체의 자유와 번영을 지키는, 개혁적이고 합리적인 중도보수 정치가 한국정치의 새로운 오른쪽 날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가진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가득 찬 폭주를 저지하기 위해선 강력한 야당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을 의식한 듯 “단순히 머릿수를 합하는 것만으로는 강력한 야당을 만들 수 없다”며 “공정과 정의, 평등에 눈 감으며 자유만 외치는 외눈박이 보수의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3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그 사이 보수정치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대안을 가지고,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많은 국민들이 의문을 표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야권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보고 처절한 혁신을 통해 변화하지 않는 한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지나온 과거를 당당하게 책임지면서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과감한 변화와 혁신의 길을 택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받는 강력한 야당의 길이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그는 “개혁적 보수, 합리적인 중도로 야권을 혁신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며 “그렇게 해야만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고 여당과 야당이 균형을 이루며 정쟁이 아니라 정책으로 경쟁하는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다만 오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 “문제는 자기만이 옳다는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이라며 “자기 자신을 혁명정부의 수반으로 착각하고 ‘나만이 옳고 남들은 모두 틀렸다’는 독선적인 자세로 국정을 대하는 순간 대한민국은 불행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은 바로 책임정치고 국민을 대표하는 자들이 자신들이 만들어놓은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남 탓을 하기 시작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권력을 위임한 국민들에게 돌아간다”며 “문 대통령은 자신의 국정운영 결과에 대해 이제 온전히 책임져야만 한다. 과거 정부를 탓하면서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은 이미 다 지났다”고 문 대통령을 압박했다.

특히 오 원내대표는 조국 사태를 들어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고 온 나라를 두 동강 낸 국민 분열 행위에 대해 문 대통령은 반성하고 사죄하기 바란다”고 문 대통령에게 사과를 촉구한 데 이어 당청이 역설하고 있는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기 전에 조국 비호를 위해 검찰을 겁박하며 수사를 방해한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그는 검찰개혁에 대해선 “검찰개혁의 요체는 그동안 아무 의문도 없이 검찰에 쥐어준 기소권과 수사권을 분리시키는 것”이라며 “검·경수사권 조정을 통한 검찰개혁을 제대로 해내면, 그동안 검찰개혁 방안으로 제기돼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즉 공수처는 굳이 설치할 필요가 없다. ‘공수처가 없으면 검찰개혁을 못한다’는 주장은 ‘조국이 아니면 검찰개혁을 못한다’는 황당한 주장과 다를 바 없는 궤변”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한편 오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부에 몇 가지 제안하기도 했는데, “공정과 정의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법시험 부활과 변호사 예비시험 제도 도입을 진지하게 다시 논의하자”고 밝혔으며 대입 제도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된 의학전문대학원과 법학전문대학원 문제 또한 재점검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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