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주한 물밑접촉…‘제3지대’ 그림 보여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요즘 대안신당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안신당은 연내 창당을 목표로 내달 17일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출범하기로 한 가운데 중진그룹들을 중심으로 정계개편 그림 만들기를 위한 물밑접촉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의원들 모임 보면 ‘제3지대’ 그림 보여…합종연횡 ‘제3지대’

대안신당은 동교동계 원로 정대철·권노갑 전 의원의 주선으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나거나 교육계 등 다양한 외부인을 두루 접촉하며 새 판 짜기에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제3지대 구상을 교감하고 제3지대에 동참할 것을 종요하기 위한 물밑 접촉인 셈이다.

눈여겨 볼 것은 민주평화당 조배숙·황주홍 의원, 대안신당 유성엽·장병완·장정숙 의원이 23일 강남 소재의 한 식당에서 홍 회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 소속 호남계 의원인 박주선·김동철 의원도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모임이 구체적 결론을 내리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제3지대 구축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만큼 제3지대 추진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과 비박 의원 등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3지대에서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민의당 출신 연합…‘홍석현’ 중심으로 제3지대 구축?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한국기원 제공.

국민의당 출신인 동교동계 원로와 민주평화당 일부 의원, 대안신당 측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 영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실 정계개편 논의가 진행될 때 구심점이 될 만한 인사가 존재해야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 구심점 없이 산만하게 진행되면서 구체적인 성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홍 회장은 ‘홍석현 대망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선 주자급 유력인사다. 때문에 이들의 만남은 대선주자급의 중량감 있는 인사를 영입해 정계개편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참석자인 장정숙 의원은 25일 이번 만남에 대해 “좋은 만남”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의원은 이날 본지 기자에게 홍 회장이 신당 대표 제안을 거절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 “한술에 배가 부를 수가 있나”라며 “앞으로 충분히 함께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다 긍정적인 생각이 있으니 나온 것”이라며 “대선주자로 거론됐던 분인데 첫 만남 자리에서 (대표 하겠다고)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회동 분위기에 대해서는 “현 정치 상황이 너무나도 어렵고 나라 전반이 위기라는 것에 대해 공감했다”며 “제일 중요한 결과물은 양당체제의 폐해에 대해 너무나도 공감하고 있기에 제3지대 형성 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중도층 겨냥한 합종연횡?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포토포커스DB

유성엽 대안신당 대표와 바른정당계 하태경 의원 및 비박계 한국당 의원·한나라당 출신 전직 의원·장관들이 지난 21일 저녁 여의도 모처에서 회동하는 등 정계개편과 관련한 합종연횡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부터 대안신당이 인재 영입 물밑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회동에서 제3지대 구축 방향 등 야권 정계 개편과 정국 현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목 도모라는 말도 나오지만 이들의 모임에 이처럼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다름 아닌 시기 탓이다.

정치권이 극단적 진영대결로 흐르면서 중도층 또는 무당층이 늘어난 상황이기에 이들을 아우르는 제3지대 정치세력이 결집해야 한다. 이를 테면 보수와 진보를 겨냥한 제3지대의 출연이다.

더욱이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최고위원의 당직을 직위해제하면서 당권파인 손학규 대표와 비당권파 유승민 대표가 정면충돌하면서 분당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신당 창당 준비 중인 비당권파의 탈당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비당권파 하 의원을 유 대표가 만나면서 보수·진보 진영의 통합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물밑 작업에 대해서 장정숙 의원은 “유성엽 대표이 바른미래당과의 접촉은 사실”이라며 “안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손학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대안신당이 접촉할 것이라는 관측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손 대표를 중심으로 한 당권파와 대안신당, 평화당 일부 의원이 제3지대를 구축하게 되면 ‘도로 국민의당’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도 지난 2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평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했던 걸 생각해보면 손학규 대표가 추가된다고 해도 또는 일부 인사가 추가 된다고 해서 파격적 시도로 보일 것이냐”며 “단팥빵 만들 때 단팥이 중요한 것이지 밀가루는 아무리 많아도 크게 의미가 없다”고 평가절하 한 바 있다.

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이념적 스펙트럼을 넓혀야 하는데 이준석 최고위원 말대로 ‘민평당 플러스 과거 (구)국민의당 중 호남계정도’의 제3지대 정당에서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도층을 아우르지 않고는 지지율을 고전했던 민주평화당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위기 의식이 보수와 진보가 결집한 정치세력 출현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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