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역대급 코미디”…靑 “안타까워”…통일부 “남북관계 연관하는 건 부적절”

남북 축구대표팀이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무관중 상태로 경기 진행 도중 신경전이 벌어져 일부 충돌하고 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 트위터
남북 축구대표팀이 15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무관중 상태로 경기 진행 도중 신경전이 벌어져 일부 충돌하고 있다.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 트위터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남북한 축구선수들이 평양에서 치렀던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경기가 생중계되지 못한 것은 물론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데 대해 정치권과 정부 반응이 제각기 엇갈렸다.

야권에선 보수정당들이 현 정권의 대북정책과 연계해 한 목소리로 성토했는데,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북한 SLBM 도발 관련 핵 대응 전략 간담회에서 “무중계에 이어 사진에 나온 경기장에는 관중이 한 명도 없는 무관중 경기였다. 이게 대단한 문재인표 대북정책의 결과”라며 “국민들은 선수들의 신변을 걱정하며 문자로 경기 결과를 접해야 하는 역대급 코미디”라고 혹평을 쏟아냈다.

이 뿐 아니라 황교안 대표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축구경기를 보지 못하는 국민은 문 정권의 대북정책 현주소를 확실히 보고 있다. 도대체 체육을 통해 무엇을 개선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문 정권에게 진영을 위해 국민은 정치도구에 불과할 뿐이듯 북한을 위해 스포츠는 정치도구에 불과할 뿐인가”라고 이번 경기와 관련해 정부에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 뿐 아니라 우리공화당에서도 16일 인지연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남북 축구경기는 29년 만에 성사됐지만 세계 유례 없는 무관중, 무중계로 치러졌다”며 “텅 비어 있는 평양 김일성경기장의 모습은 문재인이 대한민국 대통령 자리를 차지하고 끊임없이 별어온 가짜 남북 평화 쇼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현 정권에 일침을 가했다.

이 같은 비판에 청와대에선 경기가 끝난지 하루 지난 이날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도 스포츠를 통해 평화 물꼬를 터 이번에도 스포츠가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라고 국민들도 많이 기대한 것으로 안다”며 “저희도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그러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한 발 더 나아가 통일부는 이날 이상민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 차원에서 축구협회와 함께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위해 북측에 다각도로 촉구하고 노력해왔는데 북측에 응원단 파견과 중계 문제에 대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것에 아쉽게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체육교류로서 진행된 게 아니기 때문에 남북관계와 연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야권에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남북 간 합의에 의한 스포츠 교류라기보다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경기기에 협회 차원에서 어떤 규정 위반 있는지 검토할 수는 있다”며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배경이나 의도에 대해 우리 대표단이 귀국하는 대로 면밀히 파악을 한 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축구선수들은 지난 15일 5만석 규모의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3차전 경기를 진행했으나 당초 북측이 대표팀 선수단 외엔 어느 언론이든 입국을 일절 허용치 않아 AFC 측 협조 하에 문자 중계만 가능한 상태로 진행됐으며 그나마 일부 경기 장면만 당시 직관한 요아킴 베리스트룀 북한 주재 스웨덴 대사의 녹화영상 3편을 통해 전해졌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