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 기관서 74건…대부분 주의·경고로 무마

과기정통부 유관기관 채용비리 적발 건수와 처분 내용. ⓒ윤상직 의원실
과기정통부 유관기관 채용비리 적발 건수와 처분 내용. ⓒ윤상직 의원실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유관기관에서 채용비리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10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입수한 과기정통부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채용비리 특별점검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총 60개 대상기관 수사의뢰 2건, 주의 46건, 제도개선 26건이 적발됐다. 총 74건의 처분에도 불구 수사의뢰 2건을 제외하면 개인 징계는 0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의 경우 ▲계획이 미흡 ▲채용계획과 달리 모집분야 변경 ▲서류면접 운영 불합리 ▲합격자 원본 서류 미확인 등의 문제가 확인됐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신규채용 시 근거도 없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부여했고 ▲국립광주과학관은 심사위원 심사표에 대상자의 가점(5점)을 미리 기입했으며 ▲한국전파진흥협회‘18년 사무국장 채용시 응시자 1명에 대해 서류면접 전형만으로 최종 합격시키는 등의 사례가 있었다.

특히 정규직전환의 경우도 문제가 많이 발견됐는데, 자체 인사규정상 정규직 전환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이 없는 공공기관은 정부가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전환가능 대상자를 선정하고 평가를 통해 전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규직 전환은 기준일 현재 근무중인 비정규직 근로자를 전환하는 것을 원칙으로, 연중 9개월 이상 계속되는 업무가 향후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를 전환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립대구과학관은 14명을 평가 없이 전환채용했으며 ▲울산과학기술원·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은 정규직 전호나 추진 시 기준일을 현재 근무 중으로 하지 않고, 2017년 7월 21일 이후 신규임용자만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 실시했다.

당초 과기부 감사관실은 지난해 11월 5일 ‘공공기관 채용비리 전수조사 계획 보고’를 작성해 장관에게 보고하면서, “채용전반에 대한 강도 높은 전수조사를 실시해 비위연루자를 엄정처벌해 공공분야에 대한 국민 신뢰 회복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과를 보면 계획대비 기관주의에만 그쳤고 개인적 비리에 대해 책임을 끝까지 묻거나 징계 처분을 한 사례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월 8일 해당 공공기관에 결과를 통보했다.

윤 의원은 “채용비리와 부당한 정규직 전환 문제는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심각한 사회 문제에도 불구하고 수사의뢰 2건을 제외하고는 개인 징계 처분이 단 한 건도 없이 일괄적으로 기관주의 수준으로 그친 것은 조직적인 봐주기 감사의 전형”이라며 “과기부는 아직도 실제 감사결과를 정리한 자료 전문을 제출하지 않고 있는데, 자료를 은폐 중이라는 오명을 받기 전에 조속히 결과를 보고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기관별 채용비리 지적 현황

(국립광주과학관) 정규직 채용에 국가, 지자체, 타공공기관 2년 이상 경력자만 지원하게해 대상자를 과도하게 제한

(한국인터넷진흥원) 신규 채용시 근거 없이 서류전형에서 가산점 등 부여 (특혜성 인사 의혹)

(별정우체국연금관리단) 임용자격 기준 중 하나인 금융기관 경력을 면접에서도 평가항목으로 설정해 비중을 과도하게 반영

(한국천문연구원) ‘18년 상하반기 정규직 채용시 계획과 달리 단계별 합격기준을 제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17년 정규직 채용 중 응시자 7명이 당초 지원한 모집분야와 다른 분야 또는 응시지역을 변경하여 2명은 최종 합격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면접전형(‘17.9.12~13)에서 당초 계획 변경해 2명을 타분야로 합격 결정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정규직 채용에 별도의 평가기준 및 평가척도별 점수부여 없이 전형위원간 협의로 당락 결정

(한국전파진흥협회) 서류전형 평가 및 구체적 채점기준을 미수립하고 채용진행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필기시험 및 면점시험을 같은날 시행, 필기·면접점수를 1:1 비율로 산술 평균해 합격자 결정

(국립광주과학관) 심사위원 심사표에 대상자의 가점(5점)을 미리 기입, 평가위원 점수 중 최고/최저 점수 산입 여부를 임의로 정할 수 있도록 허용 (특혜성 인사 의혹)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정규직 등 채용시 면접전형위원회 외부위원을 1/2이상으로 미구성

(울산과학기술원) 교원 채용시 이해관계 제척 제도 미수립, 기초 전공심사시 외부위원 1/2 미만, 면접심사시 내부위원으로만 구성 (특혜성 인사 의혹)

(우체국시설관리단) ‘18년 포스트빌사업소장 채용시, 내부위원으로만 면접전형실시

(한국전파진흥협회②) ‘18년 사무국장 채용시 응시자 1명에 대해 서류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 합격 (특혜성 인사 의혹)

(한국식품연구원) 최종합격자에 대한 결격사유 미조회

(한국연구재단 등) 동점자 발생시 처리 기준 및 합격자 선정에 대한 채용 규정 미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9개월 미만 위촉직은 단위부서에서 자체적으로 채용

(우체국금융개발원) ‘17년9월 인턴채용면접심사시, 1명의 점수가 ‘0점’처리 된 채 3명 중 2명의 평균 점수만으로 합격자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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