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 산업은행 “국내·국외 금융사 상관없이 열려있다”
2014년 이후 4번째 매각시도...산은 이동걸 회장 내년 3월까지 매각 의지 보여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DB생명은 지난 2014년 이후 네 번째 매각 공고를 내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사진 / KDB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DB생명은 지난 2014년 이후 네 번째 매각 공고를 내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사진 / KDB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KDB생명이 매각 공고를 개시해도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아직 미지근한 모양새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KDB생명은 지난 2014년 이후 네 번째 매각 공고를 내고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내년 3월까지는 매각을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매각공고 이후 KDB생명은 11월초 투자의향서(LOI) 접수 및 입찰적격자(short-list) 선정,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MOU체결, ’20년초 매각 종료를 목표로 매각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공고가 나간 뒤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아직까지는 국내업계에서 별다른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그룹과 KB금융, BNK금융그룹 등이 금융업계 일부 고위관계자들을 통해 후보로 다수 거론된 걸로 알려졌으나 확인 결과 인수 주체인 산업은행과는 서로 아무 접촉도 얘기도 오가지 않은 걸로 파악됐다.

매각과 관련해 산업은행 관계자는 “공고가 나기 전 기사에서 금융지주회사들이 언급된 적이 있었는데 산업은행 측에서 먼저 접촉하거나 언급한 적도 없어 사실 무근”이라며 “아직 정해진 게 없는 공개 입찰이니만큼 현재로서 국내외 모든 금융지주사 및 외국계 회사든 기회가 열려있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생보사 인수보다는 증권사를 먼저 인수하겠다는 방침으로 내년 ‘내부 등급법’ 통과 이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여유가 생겨야 다른 인수건 등이 가능하다고 밝힌 걸로 전해진다. BIS는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 비율을 의미하며 위험가중자산에서 최소 8%를 자기자본으로 보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지난 2004년 6월 도입된 바젤II를 적용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하는 방법에는 감독 당국이 제시하는 표준모형을 따르는 경우와 자체적으로 구축한 모형을 활용하는 내부등급법이 있다. 내부등급법에 대한 금융당국 승인을 받으려면 최근 5년간 여신에 대한 부도율, 부도시 회수율, 부도시 익스포저 등을 산출해 리스크 관리를 할 수 있단 사실을 보여야 한다.

지난달 27일 나온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금융이 내년 상반기 내부등급법을 승인받을 경우 위험가중자산이 80bp(1bp=0.01%) 감소하고 보통주자본비율이 1조8000억원(단순 계산)까지 늘어나 자본증가 효과 발생 시 우리금융이 부족한 사업라인을 본격적으로 보완해 나갈 거라는 전망이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윤종규 회장이 생보사 인수 의지를 밝힌 걸로 알려져 있다. KB금융은 자산 10조원 규모인 KB생명보험을 강화하려는 방안도 찾고 있어 이와 관련해 인수 가능성이 점쳐진 걸로 추정된다.

하지만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에 부담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이면서 KB 금융이 인수할 가능성도 낮은 걸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KB생명에선 타사를 인수하는 지 여부에 대해 알기 어렵고 인수 관련 사항은 KB금융지주에서 논의되는 일”이라면서도 “생보사 인수 의사는 지난 3월 뿐 아니라 이전에도 회장님이 많이 얘기를 하셨고 우량매물, KB생명과 합쳤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조건 대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금융지주사에서 인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내 진출에 관심이 있는 외국계 금융사나 롯데손해보험 경영권을 인수한 JKL파트너스와 같은 국내 PEF 운용사가 KDB 생명 인수 후보군이 될 걸로 기대되고 있다.

KDB생명은 2017년 76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18년 정재욱 대표이사 체재로 전환되면서 당기순이익 64억원, 올해 상반기엔 335억원으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순익 증가는 2017년 30%에 달하는 본사 인력 구조조정과 지점 절반 축소에 따른 사업비 감소 영향도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또한 신계약 비중에서 수익성 높은 보장성보험이 2016년부터 꾸준히 늘어 저축성보험 비중과 유사하게 각각 올 2분기 45.7%, 50.7%를 보이는 등 격차를 줄였지만 이는 저축성보험 자체가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결과로도 풀이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용 감소로 인한 이익 증대는 향후 추가 실적 감소를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재무상태가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인수할 경우 여전히 인수자 측에서 재무상태에 부담이 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KDB생명 관계자는 “2017년 12월 말 점포도 반으로 줄이고 인원수도 260명 정도로 감축해 체질 개선을 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무작정 점포를 조정하고 인원을 감축한 게 아니라 부실한 지점을 조정한 거였고 수익을 목적으로만이 아니라 방만한 운영을 막고자 진행된 거라 지속적인 경영혁신 차원이었다고 보는 만큼 부정적으로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에 대해서는 “과거엔 저축성보험 위주였으나 보장성보험 비중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수익이 올라간 착시현상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회사의 기조”라며 “지금 상황에서도 저축성 중심으로 할 수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아니라 보장성 중심 정책을 유지해나가려는 2018년 이후 일관된 상품운영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KDB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2017년에 있었던 구조조정은 2021년 IFRS17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2020년까지 3년간 순차적으로 진행된 경영혁신 계획의 일환으로 희망퇴직 점포, 자본확충 계획 등이 실행됐다. 이어서 차주 KDB생명은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 증자를 시도할 예정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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