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원지구 조성 예정 아파트단지 중 유일하게 ‘지하주차장 층고 2.3m’
금강주택 “구청에서 승인 받은 사안…법적문제 없다”
입예협 “건설사가 시간 끌기 작전 펼치고 있어”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투시도. ⓒ금강주택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 투시도. ⓒ금강주택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신축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 층고 문제가 전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서울 중랑구 양원지구 공공개발 택지지구에 처음으로 분양한 민간분양아파트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가 논란의 대상이다.

금강주택이 지난 4월 분양한 신내역 금강펜테리움 센트럴파크(이하 금강펜테리움)은 총 490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특별공급 접수 제외 280가구 모집에 총 2234건이 몰려 평균 7.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 당해 지역 1순위 마감됐고 이후 전 가구가 단기간에 계약을 마쳤다. 입주 예정일은 2021년 8월이다.

그러나 지난 7월 입주예정자협의회(이하 입예협)가 꾸려지고 8월초 공사 현장 방문 등의 활동을 하면서 몇 가지 문제가 드러났다. 가장 큰 문제는 지하주차장의 층고가 2.3m여서 택배차량 등 탑차가 지하주차장이 아닌 아파트단지 지상의 비상도로로 출입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입주예정자들은 개정된 주택법시행령을 미리 반영해 지하주차장 층고를 2.7m로 해 택배차량이나 탑차가 지하층으로 출입하는, 지상에 차가 없는 보행자 중심의 지상공원화 아파트인 줄 알았으나 지하주차장 유효고가 2.3m로 설계·시공된다는 것을 확인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다산신도시 택배 사건’을 계기로 지하주차장 유효고를 2.7m로 상향조정하는 안이 담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을 지난해 6월 입법예고해 올해 1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금강주택은 지난해 5월 금강펜테리움의 사업승인을 신청했고 지난해 8월 중랑구청 주택과는 지하주차장 층고를 기존 2.3m로 하는 금강주택의 사업계획을 승인 완료했다.

입예협 관계자는 “중랑구청 사업승인 부서인 주택과에서는 ‘개정안 발효 전 승인사업이라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하고 있다”며 “주택법시행령 입법예고를 통해 주민의 안전이 침해받고 불편사항이 발생하는 우려를 충분히 인지했음에도 개정안 이전의 법만 따져서 승인한 중랑구청의 처사는 건설사의 편익만 봐주는 방만한 행정이자 주민을 무시하는 직무유기”라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문제를 발견한 입예협은 금강주택과 몇 차례 미팅을 갖고 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다. 특히 협의회 운영진 중 건축 쪽 엔지니어들이 있어 승인도면에 기술적인 부분을 검토, 충분히 가능한 세 가지 안을 금강주택에 제시했다.

입예협이 금강주택 측에 제시안 지하주차장 층고 상향안. ⓒ임예협

입예협 관계자는 “금강주택은 법적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입주예정자들의 설계변경 요청을 묵살하고 있다”며 “처음부터 2.3m로 설계해 사업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추후 문제가 발생할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시간도 충분했었음에도 설계변경을 하지 않은 부분이 의아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강주택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관할부처에서 승인이 났던 부분이지만 입예협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면밀히 재검토하고 다음 주까지 대안을 마련해 오는 10일 입예협과의 추가 미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하주차장의 골조가 50% 이상 진행돼 이 부분은 손댈 수 없고 배관을 꺾는 등의 대안을 설비 엔지니어, 현장 담당자들과 논의해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지역난방 시스템이기 때문에 배관을 건드리는 것은 열손실 등 책임질 수 없는 부분이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입예협 관계자는 “모두 생업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미팅을 일과 후에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일과 후에는 본인들이 근무하지 않는다며 불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협의회 내에 기술팀이 있어서 기술적 가불가 여부를 알고 있는데, 금강주택이 시간 끌기 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장 입주예정자들만 조사해봐도 생계형·영업용 탑차를 보유하고 있는 세대가 10곳이 넘는데 이들은 주차할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금강펜테리움 입주예정자 A씨는 “선분양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라며 “입주예정자들의 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 입주거부권을 법으로 지정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랑구 양원지구는 경춘선 정차역인 신내역과 경의·중앙선 정차역인 양원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역세권 단지다. 도보거리에 10개의 학교가 위치한 학세권 단지이기도 하며 단지인근 4면이 숲으로 둘러싸인 숲세권 단지이기도 하다. 이처럼 완벽한 생활 인프라를 자랑하는 양원지구는 금강펜테리움을 포함해 공동주택 5개 블록과 단독주택, 주상복합 등 3200여세대가 조성될 예정이다.

이중에서 지하주차장 층고가 2.3m인 아파트단지는 금강펜테리움이 유일하다. 인근의 한 아파트 건설사 관계자는 “요즘은 택배 대란도 있었고 관련 법령이 개정돼 대부분의 지하주차장 층고를 2.7m로 하는 추세”라며 “2.3m로 하면 안전사고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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