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당 위기상황에 대해 모여서 논의해”…孫 “최고위 부정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할 것”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좌)와 같은 시각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우)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 참석한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좌)와 같은 시각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우)의 모습. 사진 / 오훈 기자

[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내홍이 계속되고 있는 바른미래당에서 27일 현안 관련 회의까지 따로 개최하며 분열된 당 상황을 한층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비당권파가 독자적으로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한 데 대해 “이게 해당행위가 아닌가. 의총을 긴급하게 여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으나 마침 최고위원회의가 열리는 그 시각에 바로 옆 회의장에서 열리는 것은 글쎄”라며 “싸움도 있을 수 있지만 싸움에도 도리가 있다. 그런 것을 금도라고 하는데 이를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손 대표는 비당권파 의원들이 의총을 통해 ‘추석 연휴까지 당 지지율 10%가 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고 자신에게 요구한 데 대해선 “당원은 당에 협조할 의무를 갖고 있다. 한 번이라도 제대로 도운 적 있나”라며 “돕지도 않고 무슨 약속을 요구할 권리가 있나. 지지율이 10%가 되지 않으면 그만두겠다는 것은 혁신위를 통해 당이 하나가 되고 함께 돕자, 그래도 안 되면 내가 물러서겠다는 의미”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그는 비당권파를 겨냥 “지금 당을 나가 무엇을 할까, 이런 고민들을 할 것”이라며 “당을 위한 행동이라 생각하지 않고 당과 최고위를 부정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역설했다.

한편으론 손 대표는 “바른미래당이 창당해서 좌우가 합치고 영·호남을 합치고 보수·진보를 합쳐 우리나라의 새 길을 열어나가겠다는 창당·합당정신을 생각해야 한다”며 “새롭게 추구해왔던 당의 정치 이념으로 정도를 가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비당권파에 호소하면서 일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비당권파인 유승민 전 대표는 같은 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위기상황에 대해 모여서 논의한 것”이라며 “앞으로 갈 길을 논의해보자는 차원에서 모인 것”이라고 긴급 의총을 열게 된 이유를 밝혔다.

다만 유 전 대표는 손 대표가 이를 해당행위라고 지적한 데 대해선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향후 정례적으로 의총에 참석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모임이 있으면 올 것”이라고 힘주어 답했다.

아울러 이날 의총을 개최한 오신환 원내대표도 의총 직후 “당내 상황이 비상시국”이라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자는 의견을 모았고 창당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월요일부터 모임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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