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혁명시대 일자리창출과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집중포럼 개최
은성수 금융위원장 취임 후 금융계 노사정 최초 만남 자리 유의미

사진 왼쪽부터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본부장, 박송호 참여와 혁신 대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신용현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 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 사진 / 김은지 기자
사진 왼쪽부터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본부장, 박송호 참여와 혁신 대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은성수 금융위원장,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신용현 국회의원, 이학영 국회의원, 허권 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 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 사진 / 김은지 기자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금융권 노사정이 처음 한자리에 모여 4차혁명시대 속 일자리 창출에 대해 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6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은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일자리 창출과 금융산업발전을 위한 집중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축사에서 “기술혁신은 위기이자 기회”이며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응하면 상상하지 못한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는 변화를 회피하는 자가 아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자의 몫”이라며 “거대한 변화를 기회로 삼도록 금융당국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 조영서 디지털전략팀 본부장,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준영 신한카드지부 지부장,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2부순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 좌장을 맡은 조혜경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연구위원,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 조영서 디지털전략팀 본부장,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 김준영 신한카드지부 지부장,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 2부순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금융권 이해관계자들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급변하는 금융산업 일자리 문제해결에 공통 주안점을 두고 노사정이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고 속도감 있는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논의했다.

먼저 은행권에선 카카오뱅크와 신한금융그룹이 고객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 혁신을 이뤄낸 우수 사례 발제에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공식 오픈을 거쳐 2년간 천만 가입 고객을 돌파해 은행권 앱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비결에 대해 이수영 카카오뱅크 전략파트장은 “기존 은행이 고객으로 하여금 금융이 필요할 때 찾아가게 하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같은 것을 다르게’보는 관점에서 일상 속에 금융의 쓰임새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고민하고 설계했다”고 말했다.

금융권 출신인 이 실장은 처음 카카오뱅크에 오게 될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김 의장이 통상적으로 기업 수익구조를 물어보는 거와 달리 ‘고객이 느끼게 되는 가치가 뭐냐’는 질문을 던져 신선한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 실장은 “지금도 그 질문이 맞고 또 시장은 정직하다고 느낀다”며 “요즘 고객 분들은 앱도 잘 다운받지 않고 맘에 안 들면 쉽게 지우는 만큼 고객 입장에서는 결국 앱의 완결성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지금도 신규 서비스를 출시할 때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질문이 이 상품을 통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냐”이며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카뱅이 갖는 특성상 모바일 거래에서 고객들이 좋아하는 경험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했고 상품 서비스도 단순화시킨 노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4차 산업혁명(디지털화)에 따른 금융산업의 변화와 대응을 발제했다. 조영서 신한은행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금융산업 또한 초지능화 및 초개인화를 통한 플랫폼화의 진전이 이뤄지며 경쟁의 양태 또한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핵심 역량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고용 기회의 증가나 기존 인력이 재교육 혹은 재배치 되는 등 인력 이동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개개인의 상황에 맞게끔 금융서비스가 달라지는 초개인화 사회에서는 단일 상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이 고객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 플랫폼에서 어떻게 금융을 경험하게 하는지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자본이 꼭 크다고 강한 금융기관이 아니라 데이터 규모가 얼마나 축적되고 도움이 되는지 등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권에서는 기업은행지부와 신한카드지부가 ‘금융노조의 고민’에 대해 나눴다.

김형선 IBK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가 코앞에 닥쳐있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가중돼 고용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근무시간 단축이 추가채용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채용 확대를 유도하려는 노력은 있다”면서도 “통계를 보면 국내 은행 직원 1인당 생산성은 대폭 증가해 노동 강도는 강화되고 있는 반면 추가 채용으로 일자리 나눔은 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은행당 주당 평균 근무시간 52시간을 넘어서는 비중은 43.7%를 차지한다. 추가채용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근무시간을 맞추기 위해 노동 강도가 다시 세지는 문제가 있다. 또한 IT관련 인력의 경우 기업의 수요가 높으면서도 비중은 제한적이다. 골드만삭스가 27% 비중인 반면 국내에서는 그 인력이 5%로 제한돼있으며 은행권은 보통 4% 정도다.

제2금융권을 대표한 김준영 신한카드지부장은 “기존 노동자들은 4차산업혁명에 대해 어떤 느낌들을 갖고 있고 변화를 생각하는지 얘기를 들어본 결과 일자리 특성에 따른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는 미스매칭이 심하다”며 “신한카드도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나 관련 전공자에 대해선 신입이나 경력 상관 없이 수요는 상당히 폭발적”이라고 말했다.

기존 근로자에 대해서 김 지부장은 “대다수 기존 노동자들은 충분한 교육과 지원만 뒷받침 된다면 비즈니스 전문가이자 4차산업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생각하며 조합원 스스로도 그렇게 되길 다수가 희망한다”면서도 “문제는 기존노동자들이 그런 역량을 키우는데 있어 기업들이 노동자 개인에만 역량 강화를 맡길 게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DLS 사태 등으로 거론된 직원 성과평가체계인 KPI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김 지부장은 “일괄적인 성과평가체계는 이제 무의미하고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하며 “현장 조합원들도 그런 부분을 논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관리와 통제 위주인 조직문화도 바뀌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권 내에서 인력 구조의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소개했다.

토론회를 이끈 조혜경 정치연구소 대안 연구위원은 이 정책국장의 발제에 대해 “국내에서 유의미한 금융권 인력 구조에 대한 연구는 2008년 이후 처음”이라며 “디지털세대에 아날로그 세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게 역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혁신을 체감하는 변화 가운데서 나타나는 역설 중 하나는 사람이 하는 걸 기계가 대신하면서도 노동시간은 여전히 길고 노동 강도가 더 높은 부분”이라며 “결국 현재 금융산업이 디지털혁신을 제대로 이루려면 경영진도 이 부분을 열심히 체크하고 채용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 같다”고 첨언했다.

발제 후 이어지는 질의에서는 이 국장은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관계에 대해 질문을 받고 “4차 혁명시대에 같은 금융권 안에서도 상호간에 책임을 전가하거나 비난하는 게 많은데 금융권 자체로 봤을 때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 국장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에 대한 질문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의 개인정보 보호 수준보다 우리나라의 정보 보호수준은 높은 것 같으면서도 어떤 측면에선 허술한 부분도 있다”며 경제 논리만 따져서만이 최선이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를 어디까지 하면서 시장을 어떻게 할지 국회에서 컨센서스를 맞춰나가고 각자 이해관계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관철될 수 있도록 여론을 통한 설득이 돼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마무리로 조 연구위원은 “이번 포럼에서 개인정보 보호문제도 있고 금융소비자 단체는 왜 들어와 있지 않느냐는 질문 등도 있었다”며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고 허권 전국금융산업노조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나라의 노사관계는 한마디로 후진적이며 풀지 않으면 노동4.0은커녕 아무데도 못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걱정스러운 건 그걸 제대로 풀지 않으면 ‘신러다이트’ 운동 등 저항에 부딪혀 한 발자국도 못 나갈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온다”며 “그런 만큼 이번 포럼이 노사관계를 개선하는 첫 발자국이 됐으면 좋겠다”며 토론회를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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