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최대치?...“작년 가계대출 증가로 ‘시차’ 이익 발생” 분석
비용 등 뺀 당기순익 8.7조원...하반기엔 저금리 영향 불가피 예상

26일 한국은행이 추경호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은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으로 21조원을 거뒀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26일 한국은행이 추경호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은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으로 21조원을 거뒀다. 사진 /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국내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이 21조에 달하는 걸로 알려졌다.

26일 한국은행이 추경호 기획재정위원회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6대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한국씨티·SC제일은 올해 상반기 이자수익으로 21조원을 거뒀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2013년 상반기 21조5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6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전해진다.

하지만 21조에 가까운 상반기 이자수익은 비용 등을 제외하지 않은 수치로 실제 당기순이익을 고려하면 6년 내 최대치라는 분석이 무색해보인다.

지난 8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 등을 모두 포함한 국내은행 이자이익은 20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00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비용 등을 뺀 국내은행 당기순이익은 8조7000억원이며 이중에서도 주요 6대은행이 포함된 시중은행만 보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0.1% 감소한 5조원 정도다.

또한 올 상반기 이자수익은 지난해 가계대출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증가한 영향을 받은 걸로 보인다. 즉 이자수익이 상승했지만 하반기에도 이자수익이 증가할 거라고 보긴 어려운 셈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의 이자이익이 저금리로 되면 바로 수익이 줄어들 걸로 생각할 수 있지만 여기엔 ‘시차’가 존재한다”며 “지난해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났는데 이 영향이 지금 이자수익이 증가한데에 영향을 미친 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대출을 해 놓으면 은행에서는 계속 이윤이 발생하는 만큼 이자수익이 늘어나게 됐으나 올해부터는 가계대출 억제책이 실행되면서 점차 줄어들 전망”이라며 “특히 신규 대출이 늘어나기엔 어려울 걸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최근 국내외 저금리 기조와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을 감안해도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진 않아 보인다. 최근 미 연준이 두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한국은행도 지난 7월에 이어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등 저금리 기조로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국내은행들은 타격이 불가피해보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은 이자이익이 총 수익 비중에서 80% 이상을 차지해 높은 편에 속한다. 미국 같은 경우 이자이익은 60%를 차지하며 다른 주요 선진국들도 비이자이익 비중이 40% 정도다. 이는 국내은행이 이자이익에 전체적인 실적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원은 “금리가 하락하면 이자이익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이익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지난해 실적이 좋아 탄력을 받았다고 해도 하반기로 갈수록 금리가 하락해 상반기보다 더 좋아지기는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