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업계, 낙하산·내부 출신 여부 떠나 후임인선 ‘깜깜이’ 작업 문제 지적
관계자 “해당 본부장 선임, 이사장이 결정...정관·자본시장법 따른 것”
파생상품 본부장 자리에 금융당국 출신? 관계자 “처음 듣는 얘기”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후임 인선을 다룰 걸로 기대했으나 일정이 사라졌다. ⓒ한국거래소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후임 인선을 다룰 걸로 기대했으나 일정이 사라졌다. ⓒ한국거래소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한국거래소가 금일 예정했던 이사회 일정이 증발됐다. 업계에서 예견한 본부장 후임인선은 이로써 미정인 상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금일 정기 이사회를 열어 임기가 만료된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후임 인선을 다룰 걸로 기대했으나 일정이 사라졌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의 매달 이사회 날짜를 미리 잡아놓지만 안건이 없으면 진행을 안 하거나 미뤄질 수 있다”며 “취소됐다고 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 출신인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지난 7월 3일, 내부 출신인 정창희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이달 1일 임기가 만료됐다. 정창희 전 본부장을 대신해서는 지천삼 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 본부장보가 직무대행을 맡기로 한 걸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예상됐던 이사회 일정이 사라지면서 금융당국이 해당 자리에 낙하산 인사를 내려 보내기 위해 후임 인선을 저울질 할 거란 얘기도 흘러나왔다. 인사권을 쥔 고위급 관계자들이 거래소에서 핵심 보직으로 알려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는 내부 임원을 앉히고 파생상품시장본부장엔 금융당국 출신 인물을 선임할 거란 관측도 제기됐다.

파생상품본부장 자리에는 이달 초 금감원에 일괄 사표를 제출한 조효제 전 금감원 공시·조사담당 부원장보가 유력하게 거론됐다고 업계에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앞서 지난 10일 한국거래소 노조 측은 문재인 정부 하에 두 번째 금융위원장이 취임한 지난 9일 이후 금융권 고위급 자리가 재배치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전직 금감원 부원장보는 거래소 파생본부장으로 내정됐는데 이는 금감원 내부반발과 금피아 독식 논란을 동시에 잠재우려는 꼼수”라고 언급한 바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처음 듣는 얘기다”며 금시초문인 반응을 표했다.

노조 측과 업계에서는 낙하산이나 내부 출신 여부를 떠나 사실상 후임인선 작업이 베일 속에 가려져 ‘깜깜이’로 진행된다는 점을 거듭되는 가장 큰 문제로 거론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이사회 일정을 앞두고 “‘낙하산품앗이’를 중단하고 공정·투명하게 하라”고 사측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무금융노조 이동기 한국거래소 지부장은 “주주 구성을 보면 회원이 증권사인 데다가 금융위가 금리 인·허가권 및 불공정거래에 대한 규제권한 등을 가지고 있어 눈치를 보는 측면이 많다”며 “이사장이 실질적인 인사권자로 주주들이 90% 이상 ‘백지 위임장’을 전달하는데 이사장도 금융위 출신이라 그 인사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이사회를 열어 주주총회를 의결하는 데 이 주총에서 주주들이 권리를 위임하는 부분 가운데 제기되는 주장으로 보인다”며 “정관 제19조와 자본시장 법률에 따라 유가증권시장본부장과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이사장 추천으로 주총에서 결정되는 거지 이사회는 이사 후보를 뽑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이사장이 사실상 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유일한 인사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사장이 후보를 한 명으로 할지 두 명으로 할지 정관에 나온 얘기는 없다”면서도 “후보를 추천으로 하는 건 정관에 따른 거라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는 없다”고 관계자는 답했다. “여태까지는 한 명으로 후보가 추천으로 올라갔다”는 부분을 언급하기도 했다.

파생상품 본부장 자리에 금융당국 출신이 자리하는 경우가 많은지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얘기”이며 “금융당국에서 근무하셨던 분이 온다고 하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원 출신 중에 이사직을 맡으신 분은 이은태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이 처음으로 오신 걸로 안다”면서도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 출신은 있는 걸로 인정했다.

“인사는 아무도 모르고 인사하는 사람만 안다”고 말한 거래소 관계자는 인사 담당자 규모를 묻자 “이사장 추천으로 이사추천을 하기 때문에 이사장 한 분”이라는 답변이 거듭 되돌아왔다. 출신문제를 떠나 거듭 거론되는 ‘깜깜이’ 선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 지 묻자 “그거는 아닌 거 같다”며 “이사장님이 결정을 하시면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 하시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관계자에 따르면 이사장 자리는 상임감사위원회, 비상임이사인 사외이사와 함께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해 결정된다. 구체적으론 사외이사 5명, 한국상장회사협의회 2명, 코스닥협회 2명으로 구성된 9명의 위원회가 결정하게 된다. 이사장도 법적 절차에 맞게 선출됐음을 의미한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