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新예대율 맞춤 전략...가계대출 가중치 15%p↑, 기업대출 15%p↓
기업대출 및 기관영업 경쟁 치열 전망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은 늘릴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시사포커스DB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은 늘릴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은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은 늘릴 전망이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신 예대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다.

예대율은 대출금을 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잔액의 비율이다. 예금보다 대출이 많으면 예대율이 100%를 넘게 돼 은행경영에는 ‘경고등’이 켜지는 셈이 되는 반면 예대율이 100%에 너무 미치지 못 하면 자금을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걸로 평가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내년부터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높이고 기업 대출 가중치는 1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예대율 은행업 감독규정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되면서다. 규정 내용에는 예금을 받은 것 이상으로 대출할 수 없도록 예대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현재 6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예대율이 97% 이상이다. 2분기 예대율은 국민은행 97.70%,, KEB하나은행 97.3%, 신한은행 97%, 우리은행 96.86% 등이다. 여기서 예대율 조정에 돌입할 경우 새 기준에 따라 가계대출 비중이 높을수록 규제 영향을 더 받게 된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하는 걸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이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적용할 경우 가계대출 비중이 높으면 규제 수준 100%를 대부분 넘어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예대율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을 위주로 은행이 기업대출을 늘릴 걸로 예상되지만 저금리 기조에 더해 최근 이슈인 키코·DLS 등 은행권과 관련된 파생금융상품 사태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수요가 어느 수준일지는 미지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은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아직 중소기업에 대출 수요가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대출 수요는 감소 추세인 게 사실”이라며 “중소기업 중에서 경영난을 겪는 기업 위주로는 대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 금리 인하론이 예견된 대로 실시되면 은행은 저성장 및 저수익 국면에 접어들게 됨을 의미한다. 은행의 수익성 지표중 하나인 NIM(순이자마진)도 1분기 1.52~1.71에서 2분기 1.49~1.70으로 0.01~0.03% 하락세였다.

결국 저금리 기조에서 은행권에 돌아가는 마진은 낮아진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 수요는 한정적인만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정적인 기관에 대한 영업은 더욱 강화될 걸로 예상된다. 사실상 기관영업은 공공연한 은행권 영업 트렌드가 됐다. 리테일영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장기간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우량 고객 선점이 더욱 중요해져서다. 대표적으로 기관영업이 이뤄지는 시금고나 연금 외에 이제는 협회나 구청 등도 주거래은행을 선정할 때 입찰을 하는 등 경쟁이 보다 격해진 양상이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11월 허인 행장의 취임 이후 2017년 경찰공무원 대출 영업권을 배타적으로 확보하고 서울시 산하 기관 중 3조1650억원 규모로 예산 규모가 가장 큰 서울교통공사의 주거래은행이 되는 등 다양한 기관 영업에 성과를 거둔 걸로 알려져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6년 이후 운영해온 인천시금고에 이어 지난해 36조원 규모의 서울시 제1금고 선정에 사활을 건 결과 기존에 운영권을 지켜온 우리은행을 제치고 새 담당이 된 걸로 전해진다.

기관·지자체 금고를 유치하면 대규모 예수금을 최소3년에서 5년에 이르는 약정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 금일 접수를 마감하는 11조3261억 원 규모의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입찰에도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참여할 걸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일부 은행들은 커버드본드(Covered bond)를 본격적으로 발행해 예수금 늘리기에 나선 걸로 전해진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택담보대출,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5년 이상 장기 담보부채권이다. 발행자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도 갖게 돼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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