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거론된 SK그룹 측 “내부 검토 일절 없다”
비싼 몸값 아시아나항공, 약 2조원에 6개 자회사 통매각 추진...부채는 '덤'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포커스DB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사포커스DB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이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 인수 예비입찰에 애경그룹·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이 참여한 가운데 금일 언론 보도로 SK그룹이 다시 거론되자 다소 식었던 인수전 열기가 재점화되는 듯했다.

앞서 인수전 참여사 예측 과정에서 ‘거물급’ SK그룹은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설 거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예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예비입찰에 재무적투자자(FI)로 나선 걸로 알려진 스톤브릿지캐피탈이 본입찰에서 손잡을 전략적투자자로 SK그룹을 거론하면서 SK그룹은 다시 한 번 의사를 밝혔다.

SK그룹 관계자는 “전략적 투자자로 왜 거론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미 거기에 대해서 관심이 없다고 여러 차례 말씀을 드렸고 내부에서 전혀 검토하고 있는 것은 일절 없으니 믿어주셔도 된다”며 참여하지 않는단 뜻을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본사 건물 ⓒ시사포커스DB
아시아나항공 본사 건물 ⓒ시사포커스DB

◆ 비싼 몸값 아시아나항공, 약 2조원에 6개 자회사 통매각 추진...부채는 '덤'

1조 5000억 원 내외 규모의 가치를 평가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대해 지난달 2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기회가 아니면 두 번 다시 살 수 없는 매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1969년 현 대한항공인 대한항공공사 민영화 이후 50년 만에 등장한 항공사 매물이라는 점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지분율 31%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신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권이 잠재투자자에게 이전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7월 25일 6580원으로 종가 최고점을 찍었으며 5일 현재 5410원을 기록 하고 있다. 구주 인수대금은 지난 7월 24일 6520원을 기준으로 산정해 약 4500억 원이며 이에 신주 발행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까지 감안하면 총 1조 원을 넘기는 인수가가 예상된다.

더욱이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뿐 아니라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등을 비롯해 총 6개 자회사까지 통매각하려고 하면서 예상 매각가격은 2조원대로 상향됐다.

비싼 매물인 만큼 감당해야 할 부채의 몫도 큰 걸로 나타났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부채는 9조 7000억 원, 부채비율은 895%이다. 위와 같은 부담자산은 아시아나 인수전에 대기업들이 선뜻 나서지 못 하거나 인수 의사 과정에서 다른 회사와 컨소시엄 구성을 하는 이유로 풀이된다.

 

◆ 인수 의사 밝힌 애경그룹부터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 스톤브릿지캐피탈까지

지난 4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의사를 밝힌 이후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을 통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공고가 지난 7월 올려졌다.

현재 매각 절차는 지난 3일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아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을 확정하는 예비입찰을 거쳤다. 실사가 이뤄진 후 10월에는 본입찰 및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일정대로 진행될 경우 연내에 새로운 인수대상자가 결정될 전망이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가장 관심을 보인 곳 중 하나로 지난 2005년 ‘제주항공’으로 항공업에 진출해 성과를 거둔 걸로 알려져 있다. 제주항공은 LCC 중 매출액, 시장점유율 등 1위로 올 상반기 어닝쇼크로 27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기반은 탄탄하다고 평가받은 걸로 전해진다.

시너지 효과 측면에선 제주항공 운영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애경의 지주사인 AK홀딩스 등 애경그룹이 가진 가용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3000억~4000억 원 규모로 1조 6000억~1조 7000억 원을 추가 조달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이에 GS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에 공동 인수의지를 타진하고 KB금융에도 애경 측이 제안했다는 설이 나왔으나 금일 사실이 아닌 걸로 파악됐다.

한진케미칼 2대 주주인 사모펀드 KCGI도 애경그룹처럼 인수의사를 빠르게 밝힌 바 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국내외 새로운 성장 모델을 고민하는 많은 기업들 그리고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항공사·물류·항공기리스·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종의 시너지 효과를 투자자들과 함께할 생각이라며 의사를 밝힌 걸로 전해진다. 하지만 금호 측과 채권단에서는 KCGI가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예비입찰을 하루 앞두고 FI로 인수 참여의사를 밝힌 미래에셋대우는 SI로 나선 현대산업개발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인수전에 특히 의지를 발휘했다고 알려졌으나 사측 관계자는 “이는 사실이 아니고 IB업계 1위로 인수금융 여력이 큰 만큼 제안이 들어와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에는 면세점과 호텔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을 검토 중인 만큼 아시아나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고려대 경영대 선후배 사이인 것과 관련해서는 “선후배 사이는 맞지만 컨소시엄 내용과 관련은 없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톤브릿지캐피탈도 FI로서 뒤늦게 예비입찰에 참여한 걸로 금일 확인돼 관심이 모아졌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능성이 대두됐던 올해 봄부터 스터디를 해왔다고 전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지난 2008년 IM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사모펀드로 스타트업과 국내 유수의 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온 걸로 전해진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83억 원, 영업이익 144억 원, 당기순이익 123억 원을 기록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애경산업과 인크로스, 전진중공업, NHN티켓링크,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성주D&D 등과 협력한 걸로 알려져 있다. 특히 SK그룹과는 SK에너지와 SK인천석유화학 등을 통해 투자파트너 관계를 맺고 2012년엔 SK인천석유화확 분사 당시 FI로 나서 8000억 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에 투자한 바 있는 걸로 전해진다. 이러한 배경에서 SK그룹을 SI로서 이번 아시아나 인수과정에 언급된 것으로 보이지만 SK그룹 측은 내부적인 검토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M&A과정은 막판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예비 입찰 단계인 만큼 실사 후 본입찰에서는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 여러 가지 루머들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4월 롯데그룹에서 롯데카드를 인수 매물로 내놨을 때도 업계에서는 다 참여 안 할 거다, 카드 산업은 죽었다는 등 부정적인 전망들이 나왔으나 결국 입찰 과정에서는 3~4군데 회사들이 나온 걸 봤을 때 끝까지 가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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