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삶 10년 어느덧 30억 기부

“틈틈이 기부한 게 어느새 30억 원이 넘었네요. 이 정도 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게 오히려 감사할 뿐이죠.”

재치 있는 입담으로 브라운관에서, 콘서트 장에서 유쾌한 웃음을 전해주는 가수 김장훈. 그의 봉사인생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불우청소년을 위해 무려 30억 원의 돈을 기부해 온 것. 하루 50만원 꼴로 기부를 한 셈이다.

이 사실은 KBS의 ‘경제비타민’이란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간의 기부금을 합산하면서 밝혀지게 됐다. 김씨는 자신역시 총액이 그 정도일거라 생각지 못했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김씨는 방송에서 “나의 기부는 팬들의 사랑이 바탕이 돼 있는 것이므로 결국 팬들의 기부”라며 “난 그저 기부할 수 있도록 중간다리를 놓은 휴먼뱅킹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연예인이라면 한 대쯤은 가졌을 자가용조차 없이 보증금 5천만원짜리 전셋집에서 살면서 매달 1천 5백 만원의 기부금을 내며 나누는 삶을 실천해 왔다.

김장훈은 현재 경기 부천시 ‘새 소망의 집’, 서울 강서구 ‘효주 아네스의 집’, 서울 은평구 ‘데레사의 집’ 등 3개 보육원과 후원 대상 학생들에게 한 번도 거르지 않고 9년째 기부하고 있다. 또 불우 청소년을 위한 교회 설립 기금으로 총 12억 원을 기부했다. 가출 청소년에게 잠자리 제공과 상담을 위해 '쉼터 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버스의 이름은 ‘꾸미루미’. ‘꿈을 이루는 사람’이라는 뜻인 ‘꿈이룸이’의 연철 표기다. 가출 청소년들이 길가다 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버스 안에 간이침대, 상담 책상과 의자, 냉장고 등을 비치했고 밖에서 안이 보이지 않도록 창에 커튼을 달았다.

그는 자신의 공연을 보러 오는 청소년들을 보며 기부를 결심했다고 말한다. 김씨는 “공연을 하다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코 묻은 돈, 알바한 돈으로 표를 사서 콘서트에 오는 청소년들을 보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이것이 공연에서 생기는 수익을 무조건 기부하기로 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벌어서 좋은 일에 쓸 수 있어 행복하다”며 “내게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있다면 나눠 쓰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의 기부인생의 저변에는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깔려있다. 어머니의 사업실패로 3번이나 압류딱지를 경험해 없는 설움을 누구보다 뼈저리게 느낀 것. 그리고 철없던 시절 가출로 반항심을 표출한 자신을 떠올리며 불우청소년들의 아픔을 다독이고 있다.

김씨는 “청소년 때 가출을 했을 때 너무 배가 고파 하늘이 노랗게 보인 적이 있어 먹을 것이 없어 굶는 아이들과 가출청소년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가난에 절망하는 청소년들에게 “ ‘100억 원이 생겨도 모두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살면 돈을 갖고 있는 것과 돈이 없는 것은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말로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고 전해졌다.

김장훈씨의 이 같은 선행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그에게 찬사와 존경을 보내고 있다. 일부 연예인들의 무분별하고 사치스런 사생활과 대조를 이루며 그의 기부인생이 한층 빛을 발하고 있는 것.

김장훈은 “ ‘나는 맛있는 음식을 사 먹을 돈만 있으면 된다’”는 말로 나누는 삶을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가 빛나는 이유는 수 십억원의 돈을 척척 내놨기 때문이 아니라 10년이란 세월동안 변치않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줬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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