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철회’ 요구 거부 당하자 살해, 외교통상부 공식확인

이라크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납치됐던 김선일씨가 끝내 살해됐다. 외교통상부는 23일 새벽 2시 가나무역 직원 김선일씨가 살해됐다고 공식발표했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공보관은 "불행한 소식을 전하게 돼 가슴아프게 생각한다"며 "22일 10시 20분(현지시각 22일 오후 5시 20분) 바그다드에서 팔루자 방향으로 35킬로미터 지점에서 동양인으로 보이는 시체를 발견, 미군 당국이 우리 군 당국에 보고해 왔다"고 밝혔다. 이라크 주재 한국 대사관은 한국시간으로 22일 밤 11시께 외교통상부로 김씨 살해 사실을 보고했다고 전해진다. 신 공보관은 "시신의 사진을 찍은 이메일이 왔는데 확인결과 김선일씨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씨를 납치했던 이라크 무장세력 알-타우히드 왈-지하드는 22일(현지시간) 진행된 석방교섭에서 파병철회를 요구했다가 이것이 수용되지 않자 김씨를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의 민영 위성방송 알-자지라(http://www.aljazeera.net)는 22일 오후 김씨를 납치했던 알-타우히드 왈-지하드로부터 김선일씨를 살해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입수했다고 한다. 이 방송은 이어 김씨가 살해당하기 직전까지의 모습을 방송했다. 김씨는 오렌지색 옷을 입고 두 눈이 가리워진채 무릎을 꿇고 있었으며 복면을 쓴 무장세력 5명이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은 한국군의 이라크 철수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그들은 성명서를 읽고 "이 메시지는 한국인들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경고했다. 거짓말과 사기는 이것으로 충분하다"며 "이것은 당신들이 저지른 짓이다. 한국군은 이라크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저주스러운 미국인들을 위해 이 땅에 왔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씨 살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23일 새벽 2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 했다. 신봉길 외교통상부 공보관은 새벽 3시32분 브리핑룸에서 NSC 상임위 긴급 발표문을 낭독했다. 신 공보관은 ‘정부는 김선일씨가 이라크내 테러집단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반인륜적인 테러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정부는 금번 사태의 수습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우리의 이라크 파병이 이라크의 재건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것으로서, 이러한 우리의 기본정신과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발표했다. 한편 김씨의 무사생환과 파병반대를 외쳐온 시민단체들은 김씨가 끝내 무참히 살해됨에 따라 추가파병 반대 등 강력한 저항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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