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접속고시 마련으로 망 비용 증가할 수 있는 환경 조성”
국내 데이터센터 개설 계획은 無

페이스북이 상호접속고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 사
페이스북이 상호접속고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 사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은 페이스북이 국내 접속 속도를 떨어뜨렸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위원회가 물린 과징금 처분에 반발해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인 페이스북의 승소 판결을 내렸다.

페이스북은 이후 첫 공식 석상에서 판결과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상호접속고시’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27일 서울 강남구 페이스북코리아 본사에서 ‘미디어 업데이트 미팅’을 실시하고 박대성 페이스북 대외정책 총괄 부사장 배석으로 페이스북이 이용자 안전,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부분을 소개하고 여러 현안을 정책적 관점에서 업데이트 드리는 자리를 가졌다.

우선 접속경로 변경에 대해 박 부사장은 “페이스북은 행정소송, 망 이용대가 가이드라인과 상관없이 국내 통신사들과 계속 협상해왔고 비용도 지불해왔다”며 “여전히 공짜 망, 무임승차 등의 오해가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5년부터 서비스 인프라 비용과 관련해 각 사가 동의한 내용에 따라 정확히 지불해왔고 아직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통신사와도 계속해서 협상에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방통위는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글로벌 콘텐츠 제공사업자인 페이스북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접속경로를 대역폭이 좁고 속도가 느린 해외구간으로 변경해 서비스 접속지연, 동영상재생 장애 등 국내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발생시켰다고 판단했고, 지난해 3월 페이스북에 과징금 3960억원과 재발방지를 위한 업무처리절차 개선 등 행정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재판부는 “페이스북이 이용자들의 불편을 알면서도 서버 접속경로를 일부러 변경해 접속속도를 떨어뜨렸다고 보기 어렵다”며 “2018년 3월 21일 페이스북에 대한 방통위의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밝혔다.

박 부사장은 “재판 결과를 환영하고 소송 과정에서 ‘고의로 이용자에게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부분을 소명하고자 했다”면서도 “앞으로의 소송 절차나 추가계획 등에 대한 부분은 답변할 수 없는 점 이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처음부터 통신망 저하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이를 알리는 것을 포함해 더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고 오히려 이번 이슈로 인해 국내 통신사들과 현황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협력 중인 국내 통신사들에게 상황을 잘 전달하고 앞으로 통신사들과 긴밀히 협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스타트업과 국내외 CP 모두 한목소리로 불평등을 초래하는 상호접속고시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각 사
스타트업과 국내외 CP 모두 한목소리로 불평등을 초래하는 상호접속고시의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각 사

◆ 상호접속고시에 대한 페이스북의 입장

한편 스타트업과 국내외 CP(콘텐츠제공업체)는 이번 소송과 관련해 정부에 ‘망 비용 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총 1000여개 스타트업 및 기업이 가입돼있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구글·네이버·넷플릭스·왓챠·카카오·티빙·페이스북 등 국내외 CP는 지난 26일 입장문을 내고 “문제의 본질은 ‘상호접속고시’와 과다한 망 비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부사장은 “그 주장에 동의하는 입장”이라며 “상호접속고시 마련으로 인해 망 비용이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생각하며 이는 CP와 통신사들의 상생에 있어 좋지 않은 변화”라고 주장했다.

페이스북이 방통위와 행정소송을 진행하게 된 것도 결국 상호접속고시 때문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박 부사장은 “무정산 방식에서는 이러한 이슈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호접속고시 변경으로 국내 통신사들의 입장이 달라졌다”며 “무정산 모델에서 데이터 전송에 대한 비용이 발생하는 모델로 전환이 됐고, 이로 인한 서로의 입장차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 계속 논의를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망 비용 협상에서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주장과 관련해서는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행정소송이나 가이드라인을 제외하고도 통신사들과 협상을 잘 해오고 있었다”며 “이용자 확대와 서로의 이용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통신사와 페이스북 중 누가 우위를 차지하는 가는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페이스북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개설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의 인프라, 네트워크 상황, 이용자 현황, 해당 국가 및 주변국에 미칠 영향, 규제, 정책적인 부분들을 모두 고려했을 때 한국이 매력적인 시장이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설립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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