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시련 딛고 재기 다짐하는 (주)취영루

깨끗한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던 물만두 전문업체 (주)취영루. 쓰레기 만두 파동은 취영루가 구축한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려 버렸다. 비록 무혐의 판정을 받기는 했지만, 취영루가 극복해 나가야 할 길은 아직 멀고 험하다. 불량 만두업체로 낙인 찍혔다 하룻만에 무혐의 판정을 받은 물만두 전문업체 (주)취영루는 아찔했던 가슴을 쓸어내린다. 간신히 명예는 회복했지만, 연 매출액 200억원 규모의 식품업체로서 감당하기 힘든 '후유증'은 계속되고 있는 것. 도덕성과 양심경영을 기반으로 시련 헤쳐가 (주)취영루의 김경덕 본부장은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 450여개의 거래처에서 만두가 일제히 철시되었으나, 15일부터 납품이 재개된 상황"이라고 밝힌다. 비록 파동의 시련을 딛고 제품판매를 재개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하다. "비록 취영루가 '누명'을 벗었다고는 하나, 여태까지 판매에는 커다란 진전이 없다"고 김 본부장은 말한다. 고작해야 하루에 한 두 개가 팔릴까 말까한다는 것. 물론 고객들의 성원은 취영루를 감격시키기에 충분했다. "무혐의 판정이 나고 닷새동안 15000통의 메일이 답지했고, 홈페이지 서버가 다운될 정도였다. 소비자들의 성원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몰랐다"고 취영루 관계자는 말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원이 곧바로 판매 신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 안타까움을 더해가고 있다. "사실 취영루의 무혐의라는 정정사실은 그다지 알려진 편이 아니다"라고 취영루측은 푸념을 털어놓는다. 혐의가 있고 없고 간에, 아예 만두시장 자체가 죽어버린 것. 그럼에도 취영루가 애정어린 격려를 시련의 강도에 관계없이 받는 것은, 도덕성과 양심경영을 기반으로 외길을 걸어온 취영루의 집념이 전폭적인 공감을 얻는다는 증거라는 것. 하지만 어려운 시기 변함 없는 성원을 보내준 고객들의 마음만으론, 취영루가 당장 헤쳐나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한 게 사실. 특히 만두파동이 일어나기 직전, 취영루는 '제2의 도약'을 본격적으로 마련할 준비를 막 완료했던 시점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FDA보다도 까다롭다는 일본의 기준을 통과하고, 유럽, 미국, 동남아 지역에 현지 입맛에 맞는 만두를 개발하여 막 취영루의 세계화를 향한 준비를 완료한 상황이었다"라고 취영루는 밝힌다. 식품에는 '철학'이 들어가야 한다! 돌연 들이닥친 '쓰레기 만두' 사태의 여파는 국내만 머무른 게 아니다.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경기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된 셈인 만두파동은, 식품에 대해 유난히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과 일본의 빗장마저 굳게 걸어잠그게 만들었다. 현재 취영루의 수출 계획은 전면 백지화된 상태. 공들여 쌓은 탑이 한순간 무너진 탓에 마음은 답답하고 울화가 치밀지만, 그저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게 취영루의 처지. "인지도와 시장회복 사이의 갭을 좁히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게 취영루의 현재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경영 상 악화의 단계에 접어들만도 한데, "아직까지는 견딜 만 하다"라고 취영루는 밝힌다. 그렇지만 '유동성의 위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파동 직후 박성수 대표는 개인 소유 부동산을 내놓은 상황이라고 한다. "기본적으로 물만두에는 무 제품이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취영루 측은 억울한 마음을 토로한다. 즉 물만두를 제조 생산하는 취영루는 부추·배추만을 기본 재료로 사용한다는 것. '쓰레기 단무지'가 만두소로 들어갈래야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만두생산은 물론, 야심차게 전개시켜 오던 외식사업도 커다란 타격이 왔다고 한다. "해외시장 개척과 더불어, 프랜차이즈 사업도 막 본격화하려던 참이었다"고 취영루 측은 한숨을 내쉰다. "올해 최소 350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리라고 보았는데, 현재는 모든 게 혼미해졌다"라고 답답함을 호소한다. 하지만 취영루는 "이번 만두파동은 차라리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한다"고 강변한다. "그동안 식품산업계와 정부 모두, 무엇보다 소중한 먹거리 문제를 하위에 두고 등안시 했던 게 사실이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식품에 대해, 만두파동을 계기로 앞으로는 확고한 철학을 확립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땅에 다시는 식품에 관련된 비극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를, 소비자 못지 않은 '피해자'인 취영루 또한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