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CCTV는 감시 용도 아니다…오해 내지는 해프닝”
노조 “이번이 처음 아냐…노조 활동 감시 목적 아닌가”

지난 1일 서울 은평구 한 지점의 수리팀장이 지점 직원들과의 단체 메신저 채팅방에 올린 메시지 캡쳐.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
지난 1일 서울 은평구 한 지점의 수리팀장이 지점 직원들과의 단체 메신저 채팅방에 올린 메시지 캡쳐.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

[시사포커스 / 임솔 기자] 지난해 노조원 CCTV 사찰 의혹으로 홍역을 겪었던 삼성전자서비스가 또 다시 CCTV 감시 논란에 휩싸였다.

8일 전국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 서울지회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한 지점의 수리팀장이 지난 1일 센터 직원 등 15명이 참여하고 있는 단체 메신저 채팅방에 “업무시간에 일없다고 동영상보고, 게임하고 그런 일 절대 있으면 안 됩니다. CCTV 모두 찍히고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노조는 이를 조합원과 직원에 대한 탄압으로 보고 지난 7일 해당 지점 앞에서 관리자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CCTV는 감시 용도가 아니라 안전사고 가능성, 고객과의 분쟁 등의 돌발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관리자 분이 근무를 독려하는 중에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다. 앞으로 주의할 수 있도록 현장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서비스의 CCTV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해 4월경 노조 와해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보안용 CCTV를 노조 감시용으로 썼다는 전 직원의 증언이 나오면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검찰은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건물 지하 창고 압수수색을 통해 200여개의 외장 하드디스크를 발견해 확보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무 담당 부서가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이 하드디스크에는 전국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설치된 CCTV가 찍은 직원들의 근무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삼성의 노조 와해 의혹을 수사 중이었던 검찰은 삼성이 본사 차원에서 노조원들을 감시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삼성전자서비스 임직원들을 소환조사하기도 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해프닝”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직원 컴퓨터의 모니터 부분은 CCTV에 찍히지 않게 설정돼있어서 찍히지 않는다”며 “CCTV 열람이 필요한 경우에는 그 사유와 열람하고자 하는 구간, 날짜를 기재하고 내부적으로 결재를 받은 후에만 가능할 정도로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노조가 이번 사건에 대해 의문이 든다면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하면 되고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한다면 노동부에 신고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고 근거 없는 추정만으로 외부에 알리고 있다”며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조심할 수 있도록 노조에 공식적으로 항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앞 ‘집단교섭 쟁취, 노동조합 활동 보장, 정찬희 복직, 2019 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노조 지회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속노조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앞 ‘집단교섭 쟁취, 노동조합 활동 보장, 정찬희 복직, 2019 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노조 지회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금속노조

이에 노조는 “전혀 근거 없는 소리는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노조 와해 목적의 조합원 감시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검찰 조사가 이뤄졌었고 최근까지도 조합원들 사이에서 CCTV 감시 (받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며 “전국 조합원들에게 이 같은 피해 사례를 취합하기 위해 아직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서비스지회는 지난 3월부터 회사와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교섭을 벌이고 있다. 지회는 삼성전자서비스가 직접 고용하지 않아 ‘삼성전자서비스씨에스’라는 자회사에 고용된 콜센터 노동자들까지 참여하는 집단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콜센터와 서비스가 별개의 법인이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이 과정에서 1월 31일 예정이었던 상견례 일정이 두 차례 늦춰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사는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16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86개의 단체협약 요구안 중 합의된 조항은 11개에 불과했다.

결국 지난 5일 노조는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집단교섭 쟁취, 노동조합 활동 보장, 정찬희 복직, 2019 단협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1박 2일 파업을 진행했다. 그럼에도 회사가 집단교섭에 응하지 않아 노조는 파업 기간을 오는 9일까지 연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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