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제외 발언 후 한국 반응 지켜본 일본, 불매운동에 산케이 논조 달라져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의견 3만건, 아베 정권 댓글 부대 영향 추측

31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 언급 이후 한국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일본의 분위기가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일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밝혔다.  ⓒCBS라디오 영상 캡처
31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 언급 이후 한국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일본의 분위기가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일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밝혔다. ⓒCBS라디오 영상 캡처

[시사포커스 / 김은지 기자]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일본 수출 규제의 복병인 한국의 ‘불매운동’이 “일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전했다.

31일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가능성 언급 이후 한국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일본의 분위기가 변화할 조짐을 보인다”며 “한국의 불매운동이 일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일본 경제산업성이 반도체 소재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발표한 뒤 관련 업체는 공포에 떨었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3가지 품목의 수출이 제한될 경우 제품 생산에 크나큰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의 이재용 부회장, SK하이닉스 이석희 사장 등은 일본에 잇따라 방문하기도 했다.

추가 보복 조치로 일본은 수출 심사 우대 국가 리스트인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를 언급하며 이틀 후인 내달 2일 결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어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호사카 유지 교수는 우익 신문인 산케이신문의 논조가 달라진 것에 주목하며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력이 발휘되고 있는 정황을 소개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쪽에서는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것을 처음부터 하나의 목표로 삼고 왔기 때문에 반도체 부문의 3개 먼저 수출 규제를 진행했다”며 “이후 한국이 어떻게 나올지를 보고 그 다음에 화이트리스트 순서로 얘기가 됐으나 일단 일본 쪽에서는 아직 이틀이 남아 있기 때문에 어제의 상황에서는 산케이신문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아베 정부의 입장을 일본의 우익신문인 산케이 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를 거론하면서 ‘한국의 대법원 판결은 일본에서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배상금이나 이런 것은 한국에서 모두 해결해야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있을 거란 식으로 이야기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한국의 판결에 일본은 관여하지 않지만 일본 기업이나 일본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된다는 게 일본정부의 입장이라는 호사카 교수의 설명이다.

호사카 교수는 “한국의 법원의 판결은 결국은 1965년도에 모두 끝났다는 것을 인정하라든가 이건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든가 일본은 상당히 무례한 말을 해 왔지만 일단 존중한다는 말로 회유하려고 나섰다”며 “이것으로 볼 때 화이트리스트 배제라는 것은 일본도 부담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즉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이틀 앞두고 산케이의 논조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이어 “일본은 이미 한국 경제를 사실상 망가뜨릴 수 있는 급소인 반도체의 핵심적인 내용을 찔러 이제 완전히 죽을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오히려 한국이 버티는 양상을 보이면서 일본 지역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에 따르면 여행을 안 가는 부분 등 실제적인 피해는 먼저 일본에서 발생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일본 정부로서도 조금 생각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다는 게 호사카 교수의 주장이다.

실제로 31일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보이콧 재팬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7월 일본 여행객수는 보이콧 직전인 6월 하반기와 비교해 7월 상반기 일본 여객이 50만1122명으로 7.1% 줄어들었다.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일본 정부에 부담이 됨에도 제외 의견이 4만 건 중 3만 건으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했다는 사실에 대해 호사카 교수는 “일본 당국이 국민의견을 수렴했다면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것에 대해 찬성한다는 내용을 이메일로 주로 받았다고 밝혔지만 그중에 전문가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면서도 “사실상 일본의 수출 규제 전문가 등은 하면 안 되는 조치로 보고 있지만 아베 정권의 응원 부대들이 적극적으로 이메일을 보냈을 거라고 추측된다”고 말했다.

한편 화이트리스트가 시행되면 1100여개 수출 품목에 대해 일본은 일일이 수출 허가를 결정하게 된다. 현재 수출 규제중인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은 지금까지 일본이 수출을 허가한 건이 한 달 동안 0건인 것으로 전해진다. 조치가 시행될 경우 1100여개 모든 품목이 일괄 적용될지는 일본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