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0개 점포에 ‘온라인 물류센터’ 기능 장착, 매출 4배로

홈플러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기존 4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사진 / 홈플러스)
홈플러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온라인 매출을 3년 내 기존 4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사진 / 홈플러스)

[시사포커스 / 이영진 기자] 홈플러스가 140개 모든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장착해 온라인 배송까지 가능한 ‘쇼킹’(Shopping+picking) 매장을 구현하는가 하면,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를 합친 ‘스페셜’의 온라인 판도 시작해 창고형 할인점 시장에서도 ‘전국 당일배송’ 시대를 연다.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온라인 매출은 3년 내 기존 4배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25일 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서울 중구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신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임 사장은 “운영혁신과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스페셜’ 매장은 기존 16개에서 80여 개로 대폭 키우고, EMD, 리앤펑, 빈그룹 등과 협업해 글로벌소싱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삼는다”며 “특히 스토리지, 공유주방, 코너스 등 기존 마트가 시도하지 않았던 사업을 통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 시민들의 ‘커뮤니티’로 진화시켜 실적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대적인 사업구조 변화에 따라 직원들 업무도 온라인 등 신사업 중심으로 재편한다. 최근 업계 분위기와 달리 홈플러스가 오히려 99% 정규직화 등 유독 ‘직원 끌어안기’에 힘썼던 이유다. 오프라인에서 고객, 상품, 물류를 오래 경험한 직원들의 노하우와 감성을 신규 사업에 융합해 디지털식 접근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 중심의 사업 모델을 키우겠단 것이다.

임 사장은 작년 6월부터 문을 연 ‘스페셜’의 성과와 의미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우리는 항구적으로 지속가능한 유통사업자가 되기 위해 지난 2년간 전사적 사업구조 변신을 단행했고, 그 문을 여는 열쇠는 스페셜의 성공에 있었다”며 “점포 운영혁신을 통해 자원을 효율화하고 그 어떤 고객과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페셜은 슈퍼마켓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 번에 살 수 있게 만들어 1인가구는 물론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까지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게끔 만든 신개념 유통 모델이다. 고성장 중인 창고형 할인점의 구색과 가격을 갖추면서도, 한곳에서 필요한 걸 다 살 수 없거나 용량이 너무 과한 창고형 할인점의 치명적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특히 무엇보다 홈플러스의 시선이 쏠린 곳은 운영혁신이었다. 임사장은 “상품 구색, 매대 면적, 진열 방식, 가격 구조, 점포 조직 등 유통 전 과정의 낭비 요소를 제거해 누구보다 강력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성장 유통 모델을 완성하는 게 최우선 목표”였다며 “현재 전 유럽을 강타하고 있는 알디, 리들의 결정적 성공 요인도 운영혁신에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단 매장 개설 비용부터 차이가 컸다. 기존 매장을 리뉴얼하는 방식으로 수백억 원이 드는 창고형 할인점 시공 비용과 기간을 10분의 1 이하로 줄였다. 때문에 누구보다 빠르게 매장을 확대, 6개월 만에 16개 점포를 스페셜로 전환시켰다. 1998년 처음 한국에 진출해 11년 만에 16호점을 오픈한 코스트코, 2010년 1호점 오픈 후 9년여 만에 16호점을 선보인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출점 속도와 비교한다면 더욱 괄목할 만한 성과다.

상품 구색은 고객이 각 업태에서 가장 즐겨 찾는 아이템들로 정제했다. 대부분 상품은 박스 단위 진열(RRP·Ready to Retail Package) 또는 팔레트 진열 방식으로 바꾸고, 박스나 팔레트는 완전히 빌 때까지 교체하지 않게 했다. 초특가(High & Low) 중심 프로모션은 연중상시저가(EDLP) 위주로 바꿨다. 이를 통해 하루 수십 번 창고와 매장을 오가던 진열 작업을 많게는 하루 1회로까지 줄였다.

절감된 운용 비용만큼 상품 자체 마진율을 낮추고 가성비를 높였다. 보다 많은 고객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해 협력사 이익을 높이고, 협력사는 다시 좋은 상품을 홈플러스에 제안해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 것이다. 점포 조직도 한 부서에서 고정 업무만 보던 직원들이 현장 상황에 따라 멀티플레이어로 뛸 수 있는 탄력적인 ‘통합 조직’ 구조로 바꿨다.

운영 모델의 엄중한 측정을 위해 매출 부진 점포를 대상으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페셜 전환 16개 점포는 비전환 점포와 12% 이상의 매출신장률 차이를 기록했으며, 특히 목동점, 안산고잔점, 분당오리점 등 기존 창고형 할인점 경쟁사(코스트코,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인접한 ‘경합 점포’ 매출신장률은 20%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며 위세를 과시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년간의 운영혁신 모델을 보다 정교하게 개선하면서 올 하반기 스페셜 점포를 30여 개, 2021년까지는 70~80여 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스페셜 성공을 기점으로 온라인, 몰, 상품, 고객 관계 등 사업 전 분야에서도 국내 유통업계에 유래 없던 과감한 운영혁신을 가속화해 침체일로의 시장에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한다는 포부다.

또한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각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시켜 단기간 내 온라인 사업을 폭발적으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기존 점포 자산을 활용하면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 관리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이에 홈플러스는 현재 107개 점포 온라인 물류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이를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로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피커(picker, 장보기 전문사원)는 기존 1400명에서 4000명, 콜드체인 배송차량은 기존 1000여 대에서 3000여 대로 늘려 하루 배송건수를 기존 3.3만 건에서 12만 건으로 키운다. 전국 어디서든 고객의 자택 가장 가까운 점포에서, ‘주부경력 9단’ 피커들이 가장 신선한 상품을 선별, 콜드체인 차량으로 가장 빠르게 ‘당일배송’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온라인 배송이 크게 몰리는 지역은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보다 업그레이드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이하 FC)를 구축해 커버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인천 계산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계산점이다.

매장에선 평소와 다름 없이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지만, 지하 2층으로 내려가면 한편에는 배송 트럭 46대가 도열해 있고, 그 앞으로 7032㎡(2100여 평) 규모의 물류센터가 펼쳐진다. 전체 4만여 종의 상품 중 온라인 주문의 70%가 집중되는 3000여 종 핵심 상품만 모아 진열했다. 진열대 사이로 자동화된 롤러 컨베이어 한 줄이 길게 이어지고, 위로는 상품이 담긴 트레이가 바삐 다닌다. 트레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이 놓인 진열대를 만나면 멈춰 섰다가, 피커가 상품을 담아 주면 다시 다음 구역으로 향한다. 피커들은 평균 반경 3m 안에서 피킹 업무를 보고, DPS(Digital Picking System)는 물건을 담을 트레이 선정에서부터 상품 위치, 최종 검수 등을 모두 알려 주어 피킹 오차범위를 제로(0)화한다. 3분여 만에 컨베이어 한 바퀴를 모두 돈 트레이는 배송 트럭에 실려 고객에게 간다. 수천억짜리 물류센터가 매장 품에 쏙 안긴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계산점에 FC를 구축하고, 기존 10명이던 피커를 45명으로 늘렸다. 시스템 및 물류 관리 직원 15명도 별도로 붙였다. 전체 피킹 업무 중 온라인 주문량의 70%를 차지하는 핵심 상품은 FC에 진열하고, 구매 빈도가 낮은 나머지 상품은 필요할 때만 여러 고객의 물량을 한 번에 피킹해 오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하루 200건 수준이던 계산점 온라인 배송 건수는 FC 오픈(7/29) 이후 7배가 넘는 1450건으로 커졌다. 피커 1인당 고객 주문 처리 건수도 기존 22건에서 30건으로 36% 뛰었다. 이에 올해 7월 계산점 온라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이상 늘고, 당일 배송율은 업계 최상위 수준인 80%를 기록했다. 온라인으로 고객을 사로잡자 매장을 찾는 발길도 덩달아 늘며 오프라인 매출도 10% 이상 신장했다. 흔한 동네 마트가 전통적인 장보기와 온라인 피킹을 모두 만족시키는 ‘쇼킹’(Shopping+picking)한 O2O 완전체로 탈바꿈한 셈. 홈플러스는 다음달 안양점, 원천점을 비롯해 2021년까지 10개 점포에 FC를 장착할 계획이다.

홈플러스가 이처럼 빠르게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키울 수 있는 비결은 점포를 만들 때부터 체계적인 온라인 피킹 시스템과 물류를 염두에 두고 점포 후방(창고)과 물류차량 입출차 공간을 넉넉하게 지었기 때문이다. 후방 폭을 넓혀 직원들의 물류 적재 및 동선이 자유롭게끔 돕고, 대부분 점포에 14~22t 대형 트럭도 진입할 수 있게 했다. 전국 가장 큰 규모인 부천상동점 물류입고장의 경우 22t 드로바(Draw-Bar, 트레일러 2개 연결) 트럭이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다. 홈플러스는 140개 점포에만 17만 평 후방, 74만 평 주차장 등 축구장 420개(91만 평)에 달하는 면적을 갖추고 있다. 장기적 관점의 투자 덕분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도 쉬웠다.

반면 경쟁사의 경우 점포 후방을 넓게 만들어 두지 않았기 때문에 점포 기반으로 온라인 주문 물량을 소화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 또한 피킹 방식 역시 누구나 쉽게 PDA를 통해 상품 위치나 유통기한 등을 자동 체크할 수 있는 홈플러스 시스템과 달리 피커가 일일이 육안으로 물건을 찾고 일반 카트에 담아 점포 한 구석에서 물건을 분류하는 방식이었다. 즉, 온라인 사업을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전용 물류센터를 구축해야만 했던 처지다.

홈플러스가 2002년 대형마트 최초로 온라인 사업 및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해 독보적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시스템 경쟁력을 구축해 온 것도 한 배경. 당일 배송(2002년), 전문 피커 운영(2002년), 배송 동선 안내 시스템(2009년), 예약 시간 정시 배송(2010년), 스마트 가상 스토어(2011), 합배송(2015) 등을 국내 처음 선보인 게 모두 홈플러스다. 17년간의 꾸준한 투자는 적자를 면키 어려운 국내 온라인 시장에서 유일하게 4년(2015~2018) 연속 흑자를 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투자도 그간 차곡차곡 쌓아 온 기술 경쟁력을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수순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홈플러스는 창고형 할인점과 대형마트의 강점을 융합한 ‘스페셜’ 매장의 온라인 확장판 ‘더 클럽(the CLUB, club.homeplus.co.kr)’도 공개했다. 홈플러스는 25일부터 16개 스페셜 매장에서 온라인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고, 향후에는 70~80여 개 스페셜 전 점포를 통해 ‘전국 당일배송’에 나선다.

더 클럽 확대는 특히 거주지 인근에 창고형 할인점이 없어 갈 수 없었던 고객들이 크게 반길 소식이다. 창고형 할인점을 기준으로 따지자면 스페셜은 업계 최다 규모로, 전국 온·오프라인 모두에서 물샐틈없이 창고형 할인점 상품을 당일 만나게끔 돕는다. 대용량 상품뿐만 아니라 소용량 신선식품까지 함께 살 수 있는 건 매력적인 ‘덤’이다.

홈플러스는 오픈마켓 플랫폼도 통상적인 업계 수준보다 낮은 수수료를 책정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셀러 중심의 시스템 운영과 신속한 지원에 집중해 구색을 보완할 방침이다.

이중 눈길을 끄는 건 기존 자사 몰 매장과의 협업 모델이다. 홈플러스는 온라인 택배배송 상품으로 자사 오프라인 몰 매장 인기 브랜드를 입점시키기로 했다. 예컨대 나이키 농구화를 주문하면, 강서점 슈마커 점주가 상품을 택배로 보내고 수익을 갖는 방식이다. 홈플러스 고객이 온라인에서도 손쉽게 몰을 만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오프라인 점주들의 부가 수익 창출을 돕는 상생의 의미로도 볼 수 있다.

이처럼 홈플러스는 전국 140개 온라인 물류센터 구축, 더 클럽 론칭, 오픈마켓 플랫폼 강화 등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도전을 통해 2018년 6000억 원 수준이던 온라인 사업 매출액을 2019년 1조 원, 2020년, 1조6000억 원, 2021년 2조3000억 원으로 수직 상승시킬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이처럼 효율적으로 개선된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글로벌소싱’과 ‘신선식품’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탑재해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우선 올해 1월 아시아 최초로 가입한 유럽 최대 유통연합 EMD(European Marketing Distribution AG)와 손잡고 유럽의 매력적인 품질의 상품을 국내에 대대적으로 선보여 ‘유럽 상품 = 홈플러스’라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각인시킨다는 방침이다.

EMD는 독일 마칸트(Markant), 노르웨이 노르게스그루펜(NorgesGruppen), 스페인 유로마디(Euromadi), 이탈리아 ESD, 네덜란드 수퍼유니(Superunie), 덴마크 다그로파(Dagrofa), 스웨덴 악스푸드(Axfood), 폴란드 카우플란트(Kaufland), 러시아 렌따(Lenta), 호주 울워스(Woolworths) 등 20개국 유통사가 가입해 있으며, 연 매출은 258조 원 규모에 이른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막강한 바잉파워를 바탕으로 유럽의 품질 좋은 상품을 공동으로 대량 매입해 국내에 저렴하게 들여오게 된다.

임 사장은 “우리는 영국 테스코 시절부터 20여 년간 유럽과 긴밀한 인연을 맺어 ‘한국에서 유럽을 제일 잘 아는 리테일러’”라며 “앞으로는 세계 최대 아웃소싱업체 리앤펑(Li&Fung), 베트남 최대 유통사 빈커머스(Vincommerce) 등과도 협업을 강화해 2021년까지 전체 글로벌소싱 규모를 1조원 대로 키우고, 글로벌소싱을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 사장은 ‘신선식품’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많은 온라인 사업자가 신선식품을 탐내지만 경쟁력의 50%는 농가, 50%는 운영 효율에 있다. 운영에 대한 이해와 노하우가 없으면 supply chain의 끝자락에서 어쩌다 좋은 물건을 들여와 팔 수는 있어도 늘 실수 없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우리는 농가에서부터 고객의 식탁에 이르는 전 유통 과정에서 최선의 품질을 유지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홈플러스가 국내 최초 ‘신선 A/S’ 제도를 시행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선 A/S’란 고객이 품질에 만족할 때까지 조건 없이 신선식품을 교환·환불해 주는 제도로, TV나 휴대폰 같은 전자제품에 주로 쓰이던 '무상 A/S' 개념을 업계 처음 도입한 것이다. 각 농장을 관리하는 테크니컬 매니저, 신선식품 전문 inspector, 현장교육 전문조직인 신선 trainer, 콜드체인 운송 전반을 통제하는 상품안전센터, 점포 농·수·축산 전문직원, 진열 상품 선도를 살피는 신선관리 체커, 국내 유일의 온라인 배송차량 3실 시스템(냉동/냉장/상온) 등을 통해 신선 유통의 A부터 Z까지 ‘철벽 마크’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선언이다.

임 사장은 미래 유통의 핵심 역량이 될 ‘데이터 경영’과 지역밀착형 커뮤니티몰 ‘코너스’ (CORNERS)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빅데이터 기반 고객 마케팅을 위해 지난해 기존 멤버십을 전면 중단하고 ‘마이홈플러스’ 멤버십을 론칭했다”며 “국내에서 절대 우위를 가진 파트너들과 협업해 각 고객의 생활에 최적화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너스에 대해서는 “편의성만이 전부인 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 끊임 없이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장으로 변신하는 것이 미래 오프라인 매장의 승부수”라며 “전국 최대 규모인 7000여 개 몰 매장을 활용해 주말에만 시간을 내야 갈 수 있는 대형 복합쇼핑몰의 경험을 각 지역 시민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 공유주방, 공유오피스, 차량 서비스 등 기존 대형마트가 시도하지 않던 사업을 통해 기존 매장을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도 내비쳤다.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는 당장 다음달 일산점에 ‘THE STORAGE with Homeplus’라는 이름으로 문을 연다. 홈플러스 인근 주민들이 개인창고 서비스를 할인점처럼 보다 쉽고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취지다. 소상공인이나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온·오프라인서 다양한 협업을 전개하는 공유주방과 공유오피스 모델 등도 검토 단계에 있다.

이처럼 사업 전반에 걸쳐 대규모 혁신에 나서면서 직원들의 업무도 대거 재편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유통의 몸살과 ‘무인화’ 격풍 가운데서도 유독 홈플러스가 직원 구조조정 대신 오히려 업계 최초 무기계약직 정규직 전환 등 ‘직원 끌어안기’에 나섰던 배경이 여기에 있다.

오랜 시간 오프라인 유통에서 상품과 고객을 경험해 온 직원들의 노하우와 감성을 온라인을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에 융합함으로써, 디지털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고객에 대한 이해와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사람’ 중심의 사업 모델을 확장해 나간다는 취지다.

특히 무엇보다 변하지 않으면 생존을 위협받는 현재 유통 시장의 척박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운명공동체”라는 동지 의식이 없다면 산적한 과제는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이는 임직원과 협력사, 이들이 속한 가정의 불행으로 귀결된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결론이었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은 “우리의 도전은 나 혼자의 일이 아니라 2만4000명 식구들과 3000여 협력사, 7000여 몰 임대매장의 명운이 함께 걸린 절절한 일이기에 신뢰와 집념으로 꼭 이루고 그 성공을 함께 누릴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의 꾸준한 지원과 발상의 전환이 어우러진 ‘똑똑한 투자’를 통해 고객을 감동시키는 진정한 가치와 우수함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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