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부터 타이거우즈까지

지난달 국내에서 한 중국출신 외국인 노동자가 한달반치 임금 125만원을 받지 못해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한편 탤런트 권상우는 얼마 전 이틀사이에 10억을 벌었다고 한다. 만약 월급 80만원 받는 외국인 노동자가 10억을 모으려면 한 푼도 안 쓰고 고스란히 저축해도 104년이 걸린다. 한달에 80만원 받는 임금체불로 자살한 외국인 노동자 지난달 27일 중국에서 온 정모(34)씨가 여성임금체불로 고민하다 지하철 전동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죽기 전 그가 남긴 유서에는 ‘집에 가고 싶은데 사장이 임금을 주지 않는다. 오직 죽을 수밖에 없다’고 쓰여져 있다. 정씨는 2000년 5월 남편과 함께 한국에 들어와 불법체류를 하다 지난해 9월 합법화가 이뤄질 때 외국인 노동자로 등록해 일하게 됐다. 지난해 11월 M사에서 낮근무를 하고 월급 80만원을 받기로 근로계약서를 쓰고 노동부 고용안정센터에서도 확인을 받았다. 그러나 계약서와는 달리 그는 B사로 보내져 밤근무를 할 때가 많았다. 일거리가 없는 날이 많다는 이유로 지난 1월에는 월급을 34만원 밖에 받지 못했다. 그의 남편은 “세 차례나 고용안정센터로 찾아가 사업주가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는다며 사업장 이동을 요구했지만 ‘허락할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할 수 없이 고용계약이 끝나는 지난달 21일까지 일을 했지만 한 달 반 동안 일한 임금 125만원을 받지 못했다. 숨지기 하루 전인 26일에도 사업주를 찾아가 “체류기간이 끝나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밀린 임금을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뒤 목숨을 끊었다. 이틀 새 10억 번 탤런트 권상우 한편 탤런트 권상우(28)가 얼마 전 불과 이틀 새 약 10억원을 벌어 들였다. 권상우는 지난 16일 '더페이스샵'의 첫 CF 모델로 전격 발탁됐다. 1년 전속으로 소속사 아이스타시네마에서는 계약금을 밝히고 있지 않으나 대략 개런티는 6억 원대로 알려졌다. 권상우가 발탁된 이유는 건강한 이미지 때문. 술 담배를 안 하는 데다 자타가 공인하는 '몸짱'이라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됐다. '더페이스샵'에서는 자연주의를 내세우는 자사의 이미지와 부합하는 건강하고 인공미가 느껴지지 않는 모델을 찾은 것. 지난 17일에는 모델로 활동 중이던 '빌트모아'와 1년 전속 재계약을 맺었다. CF 시장 역시 전반적으로 침체라 모델료가 하향 조정되고 있지만 권상우는 전년보다 더 많은 계약금을 받았다. 이 역시 소속사에서는 공개를 꺼리고 있으나 의류업계 모델료를 기준으로 4억 원 선으로 알려졌다. 10억원이라는 돈은 일반 샐러리맨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금액이다. 10억원은 위에서 말한 정유홍씨가 살아서 임금체불없이 월급80만원 전부를 한 푼도 안 쓰고 고스란히 저축한다면 104년이 걸려야 모을 수 있는 돈이다. 300원에 팔린 인도 신생아부터 타이거우즈까지 외국의 경우는 정도가 더욱 심하다. 지난해 말 인도 변방의 한 마을에서 갓 태어난 신생아를 다른 집에 팔아넘긴 여인의 사연이 해외토픽으로 보도됐다. 로이터TV는 인도 동부 오리사 주에 사는 30세 여인이 생후 한 달밖에 안 된 자신의 셋째 딸을 자식이 없는 부부에게 팔았다고 보도했다. 여인은 결핵을 앓고 있고 남편이 사망한 지 석 달 후인 지난해 말에 셋째 딸을 출산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는 것이다. 갓 낳은 딸을 팔아먹은 행위 자체도 그렇거니와 그 대가로 받은 액수 또한 소식을 접한 이들을 슬프게 만드는 일이었다. 달랑 10루피. 우리 돈으로 300원이다. 한편 지난 해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사람은 미국의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다. 타이거 우즈의 2003년 총수입은 1,634억원이라고 한다. 경기 상금과 스폰서로부터의 후원금 등 순수하게 자기 몸과 이름을 통해 벌어들인 돈이었다. 1990년대 말부터 올해까지 계속, 국내에서는 한 가구가 ‘평생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액수로 45세까지 10억원 만들기가 유행처럼 인식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우즈는 단 1년 만에 160여 가구가 ‘평생 안정’을 누릴 수 있는 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돈방석에 앉은 스포츠 스타들 머나 먼 외국은 잠시 접어 두고 국내로 돌아와서 스포츠 스타들을 살펴보자. 국내에서는 프로야구가 가장 먼저 출범 했다. 과거 고등학교의 유망주들은 주로 대학 진학을 했으나, 근래 들어서는 바로 프로구단에 입단하는 경향이 많다. 국내 프로선수들의 엄청난 몸값 상승 때문 이라는 지적이 있다. 아직 고등학생인 휘문고의 우완 정통파 투수 김명제(3학년)는 지난달 프로야구 두산과 계약금 6억원, 연봉 2000만원에 계약했다. 과거 임선동, 지난 2002년 7억원에 계약한 김진우(기아)에 이어 역대 3위 계약금이다. 현재 국내프로야구는 연봉 7억원 시대를 맞고 있다. 다년간 계약자인 진필중은 LG와 4년간 30억원, 기아의 마해영은 28억 계약을 해서 연 수입으로 환산하면 이미 7억을 돌파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34·기아)은 지난해보다 3,000만원 인상된 4억8,000만원에 연봉 계약을 했다. 한국 프로야구 시장규모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50분의 1, 일본 프로야구에 비하면 8분의 1 수준정도 이다. 일본으로 진출한 이승엽은 자신의 2003년 연봉인 6억3,000만원의 9배인 55억에 계약했다. 농구의 경우는 야구보다 조금 못하다. 감독으로는 오리온스의 김 진 감독이 2억2,000만원으로 최고 대우를 받았다. 앞서 전주 KCC의 신선우 감독의 몸값이던 연봉 1억9,200만원을 추월한 것이다. 고려대 감독을 역임하고 지난해 삼성 썬더스를 맡은 임정명 코치는 구단 측과 1억1,000만원에 1년 계약을 했다. 이민형 보조코치와는 1년 계약 조건이 8,000만원이었다. 선수로는 삼성이 자랑하는 ‘국보급 센터’ 서장훈이 최고다. 지난 시즌 팀 공헌도가 기대에 못 미쳐 몸값이 4억3,100만원에서 4억원으로 깎였어도 최고 대우다. 두 번째는 전주 KCC의 이상민으로 2억9,000만원선. 그 다음으로 오리온스의 김병철을 비롯해 조성원·문경은·양희승·주희정·전희철·김영만·허재 등 2억원대 선수들이 톱 클래스를 이루고 있다. 상상을 초월하는 최고경영자의 몸값 국내에는 프로 운동선수들 부럽지 않게 고수입을 올리는 그룹이 있다. 기업의 임원진과 흔히 ‘사’(士)자로 불리는 전문직 종사자다. 물론 임원진은 실적에 따라 차이가 심하고 종사 할 수 있는 기간이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최근 스톡옵션 등으로 인해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리는 임원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이들 집단 몸값의 규모도 천차만별이다. 그래도 역시 일반 샐러리맨 입장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수준이 많다. 임원진의 평균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로, 1인당 평균 35억7,000만원에 달했다. 2위도 역시 삼성그룹의 삼성SDI로 12억5,000만원. 특히 삼성SDI는 직원 평균연봉도 5,286만원으로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직원 연봉은 5,200만원선으로 그 다음이었다. 최고경영자들의 몸값은 임원이 아닌 직원들에 비하면 그 절대액수가 일단 월등히 높기도 하지만, 거기에 거액의 보너스까지 붙는 경우가 많다. 바로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이다. 이 역시 가장 유명한 기업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0년부터 주요 임직원에게 모두 5차례에 걸쳐 512만 주의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이를 모두 행사할 경우 지난 6월 18일주가(435,500원)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그 평가차익이 1조원 가까이 된다. 특히 이들 가운데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과 이학수 그룹구조조정본부장의 경우 400여 억 원대의 평가차익이 전망된다. 은행권에서는 잘 알려진 것처럼 ‘월급 1원’으로 은행장생활을 시작했던 김정태 국민은행장이 스톡옵션을 통해 130억 원대 차익을, 40대 은행장으로 화제가 됐던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100억 원대의 평가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물론 이들 금액이야 주식 시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이쯤 되면 말로야 직장인이라지만, 몸값으로 보면 스포츠 스타들을 훨씬 능가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금융계 쪽의 급여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중은행장들은 스톡옵션 등 여러 가지 보상 규정에 따라 해마다 몸값의 기복이 크고 은행별로 다양하다.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연봉이 수십억 원대라는 둥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간간이 흘러나온다. 그렇지만 실제로 은행장들이 과연 얼마나 집에 가지고 가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된 바가 없다. 지난해 봄 국내 모 카드사에서 타 카드 출신인 L부사장을 영입하면서 2년간 연봉으로 21억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로 인해 은행 측과 노조 측의 대립이 일기도 했지만 은행 측은 연봉 3억6,000만원에 스톡옵션 4만주라는 공식발표를 내놓았다. 한번 돈방석은 영원한 돈방석, 전문직 전문직 종사자들은 한번 되면 오랜 세월동안 안정된 고소득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세청이 지난 2001년도를 기준으로 발표한 전문직 개인사업가들의 수입명세를 보면 모두 2만2,349명이 한 해 동안 3조5.789만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1인당 1억6,013만원 꼴이다.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리는 직업은 바로 변리사다. 변리사들은 1인당 평균 5억7,890만원의 수입을 기록했다. 2위는 관세업무를 담당하는 관세사로 3억4,650만원이었다. 이어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법무사, 건축사, 감정평가사 순으로 수입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액수는 전문가 측에서 국세청에 일방적으로 신고한 것이기 때문에 실수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항간에 소문에 따르면 더 많을 가능성이 많다. 다만 전반적인 전문가 그룹의 수입 구조를 짐작하게 하는 자료일 것이다. 어쨌든 일반인들로서는 이만큼도 꿈같은 이야기다. 샐러리맨의 현실 이제는 현실로 돌아와서 일반 샐러리맨들의 몸값을 살펴보자. 샐러리맨의 경우 대기업, 그 중에서도 금융사와 IT계열 기업들이 갈수록 높은 몸값을 받는다. 지난 2003년 노동부에서 발표한 전체 노동자의 월평균 급여액은 140만8,000원선이다. 법정 최저 급여액은 2002년도 기준 51만4,150원이었다. 노동부가 올해 출간한 노동통계연감에 따르면 5명 이상 사업장의 전체 근로자수는 643만7,680명이고, 이 중 매달 비교적 안정적인 금액인 300만원 이상 받는 근로자는 전체의 7분의 1 수준인 87만2,806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의 63만8,053명보다 36.8% 늘어난 수치다. 전체 근로자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율도 13.6%로 전년대비 3.2% 높아졌다. 한편 10인 이상 기업이 근로자 1명에게 들이는 월 평균 인건비가 282만8,000원이다. 이는 전년도의 266만1,000원보다 액수로는 16만7,000원이 늘어난 것이고 비율로는 6.3%가 증가한 것이다. 평균인건비가 늘어났는데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건비 상승이 이뤄졌다. 이 조사에서 1,000인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대기업의 월평균 1인당 인건비는 313만3,000원으로 나타났다. 이것을 10인에서 29인까지 소기업과 대비해 보면 그 격차가 5년 전인 1998년에는 161.1%, 지난해에는 189.7%로 2배 가까이 됐음을 보인다. 분석해보면 우리나라는 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몸값상승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는 애기다. 대졸자 대기업 선호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 대기업 초봉을 보면 평균초임연봉은 2,405만원, 외국계 기업은 2,217만원, 중소기업은 1,645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대기업 금융업종의 대졸 신입사원 연봉은 세전2,784만원이었다. 초임연봉 1위는 3,500만원을 주는 대신증권이었다. 2위군 기업도 역시 금융기관들로 국민은행, 산업은행, LG화재, 우리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이 3,000만원대였다. 대졸과 고졸간 차이로 보면 고졸 신입사원은 대기업이 1,726만원, 외국계 기업이 1,655만원, 중소기업 1,300만원대로 대졸 신입사원의 71~79% 수준이었다. 지난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서 분석한 자료로 직원 평균 급여를 분석하면 1위가 우리금융, 2위 KT&G, 3위 LG전자, 4위 한미은행, 5위 SK텔레콤 순이었다. 이어서 6위 S-오일, 7위 포스코, 8위 외환은행, 9위 신한금융지주회사, 10위가 KT였다. 근속 연수에 따라 월급 액수가 다시 차이가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금융사와 IT 계통이 상위층을 형성한다. 이 같은 자료들을 분석하면 대학을 나와 대기업 금융계통이나 IT쪽 기업에 입사하면 안정된 몸값을 받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수많은 대졸자들이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발버둥치는지 보여주는 자료가 아닐까 생각한다. 내 몸값을 올려보자 이미 샐러리맨이라면 몸값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내 분야에서 일인자가 되겠다는 각오로 자기계발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어떻게(how)'에 길들여진 기술자가 아니라 '무엇(what)'을 해야 하는지를 아는 전문가가 돼야 한다. 근무 시간 이후 남는 시간을 이용해 자격증 공부를 하고, 전문가들이 모이는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야간 대학원 등에 다니는 것도 좋다.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 언제든 고용 시장에 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경력개발의 80%는 본인이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의 업무를 통해 길러진다. 현재 직장에서 최대한 성과를 내고, 그 사실을 회사 사람들에게 인식시켜야 한다. 이러한 평판 관리는 자신의 몸값을 올리는 토대가 된다. 이직을 하는 경우, 회사는 지원자의 대인관계와 경력, 실적 등을 전(前) 직장에 조회해 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직 시 충분한 준비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몸값을 높인다는 이유로 연수나 유학을 위해 함부로 사표를 쓴 뒤 현업에 다시 돌아오면 감각을 회복하기가 간단치 않다. 진정한 프로는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다. 급한 마음에 쉽게 취업을 결정하면 결국은 다시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작은 이직 경력만 남는다. 또한 본인의 실적을 수치화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자신이 직장에서 기여한 공로 등을 평가해서 객관적 자료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특히 성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 이런 자료를 이력서와 함께 첨부해 제출하면서 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하면 호감을 갖는 기업이 많을 것이다. 기업 경영에서 인맥이 넓은 사람은 대접 받게 마련이다. 넓은 인적 네트워크는 경험과 정보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직을 위한 좋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맥을 만들 때는 많은 분야에서 그저 아는 사람이 아니라 경력과 관련해서 목적성을 갖고 해야 한다. 절대 “나는 비전 없는 영원한 샐러리맨 일 뿐이다”라고 자학하지 말자! 너무나도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은 것이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이다. 끊임없이 변화와 도전을 추구하는 직장인이 인정받는 시대다. 잘못된 부분은 과감히 인정하고 수정해야 하며, 잘 하는 부분은 더욱 계발해야 한다. 현재 성과에 도취되지 말고, 10년, 20년 후를 꼼꼼히 기획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학연과 지연 등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자신의 몸값 올리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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