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오는 ‘친일 프레임’···내년 총선 변수되나
불어오는 ‘친일 프레임’···내년 총선 변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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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강경해진 청와대…野에 강경해진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뉴시스.

[시사포커스 / 박고은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불매운동 등 반일 여론 확산을 등에 업고 자유한국당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한국당 등 일부 보수 야당과 일부 언론들은 정부와 여당이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면서 지적하고 있지만 반일감정에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당청은 일본정부가 경제보복 조치를 한 상황에서도 북한 목선 국정조사나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의 처리를 추경처리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한국당을 ‘신(新) 친일’라고 규정하면서 경제‧외교‧안보에서의 실책을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여당은 일본의 경제보복을 ‘침략’이라고 진단하고 당내 설치한 일본경제보복대책특별위원회 명칭을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로 바꾸는 등 대일 대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죽창가’를 소개한 것을 시작으로 10일 동안 약 40여건의 게시물을 통해 반일여론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당청이 반일감정을 놓고 찰떡 공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달라진 與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2일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사진 / 장현호 기자]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는 22일 추경안 처리 등을 위한 본회의 일정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또다시 실패했다. 민주당은 추경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를 요구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와 북한 목선 관련 국정조사를 추경 처리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경안 처리의 중요성을 피력하던 민주당이 ‘조건 없는 추경안 처리’를 촉구하며 한국당의 요구사항을 이처럼 거부하는 모습은 꽤나 의아스럽다.

지난달 28일 여야3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을 때만해도 민주당은 한국당의 합의번복에도 불구하고 특위 위원장직까지 내주는 등 통 큰 양보를 보일 정도로 추경 처리에 간절해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회 정상화에 중재자 역할을 한 바른미래당도 답답해할 정도로 민주당의 태도는 강경하다. 특히나 한국당 지도부를 향해선 ‘신친일’이라고 공격하는 등 대대적인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대야공세의 소재로 삼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이 열리기 직전 한국당의 ‘외교 무능’ 지적과 반일감정 비판에 대해 성토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양국(한일) 갈등 상황에 편승해 정부를 비방하는 가짜뉴스를 뿌리고, 여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들을 삼가실 것을 간곡히 권고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6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이 처리되지 못한 것에 대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해서 우리 반도체 산업에 가장 중요한 소재를 수출 규제하는 행위가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은 끝까지 추경을 외면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우리 경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또 경제적인 위협을 막아내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일에 우리 모두는 더욱 집중해야 한다”면서 “상황이 이렇게 비상한데도 한국당은 불난데 부채질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북한팔이도 모자라서 이제는 일본팔이를 하고 있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국익에 초당적으로 함께 대처해야 할 제1야당의 인식인지 우리의 귀를 의심하게 한다”며 “일본의 경제 보복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없이 89일째 국회에서 추경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한국당 때문”이라고 책임을 돌렸다.

이어 “다 함께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정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백태클만 반복한다면, 그것은 액스맨이 되는 길”이라며 “이제 한국당도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해야 한다”고 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국내에서는 아베 정권의 한국에 대한 경제 침략 행위에 대해서 ‘한국이 침략당할 짓을 하지 않았느냐,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해라’, 그러니까 맞은 사람에게 ‘너 왜 맞을 짓을 했냐? 대응하지 마라’고 하는 언론과 정당이 있는 것에 참으로 통탄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은 “미국의 야당인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미중 무역 갈등 때 중국 편을 들지 않는다. 일본의 야당인 입헌민주당이 아베 총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한일 경제 전쟁 때 한국 편을 들지 않는다”며 “한국당은 정신 차리시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설훈 최고위원도 “일본의 경제 전쟁 도발 상황에서 적전 분열은 결국 아베 정부를 돕는 일”이라며 “100년 전 친일파의 잘못을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 최고위원은 “우리는 부당한 경제 보복을 감행한 아베 정부와 싸우고 있다. 우리가 손을 잡아야할 상대 일본 아베 정부가 아니라 문재인 정부”라며 “한국당이 어설프게 문재인 정부와 국민을 이간질하려한다면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패스트 트랙 추진과정에서 생긴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에 대한 날선 공격도 이어갔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경찰의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한국당 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며 “이미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소환 요구를 받은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 등은 경찰 소환에 응하고 조사에 임한 만큼, 한국당 의원들도 출석 요구에 대해서 야당 탄압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바로, 당당히 조사에 임하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여론이 긍정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소재를 이용 한국당의 대여공세를 방어하고 일본 수출규제 조치 초반 당시 급격히 약화된 국정동력을 되살리는 일거 양득의 호재를 민주당이 당분간 선점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해 그 어느때보다 강경한 발언을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결국에는 일본 경제에 더 큰 피해가 갈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발언 수위를 높였다.

또한 “당초 강제징용에 대한 우리 대법원 판결을 조치 이유로 내세웠다가 개인과 기업 간 민사 판결을 통상 문제로 연결 짓는 데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우리에게 전략물자 밀반출과 대북제재 위반 의혹이 있기 때문인 양 말을 바꿨다”며 “4대 국제수출통제체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고 있고, 유엔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히려 일본의 수출통제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며 “일본이 의혹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면 이미 우리 정부가 제안한 대로, 양국이 함께 국제기구의 검증을 받아 의혹을 해소하고 그 결과에 따르면 될 일”이라고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연일 대일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조 수석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는 국익수호를 위해 '서희'의 역할과 '이순신'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고 있다”고 대일 강경 대응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 수석은 “한국의 재판주권을 무시하며 일본이 도발한 경제전쟁의 당부(當否)를 다투는 한일외교전이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벌어진다. 정식 제소 이전의 탐색전”이라며 “전문가들 사이에서 패소 예측이 많았던 '후쿠시마 수산물 규제' 건에서는 2019년 4월 WTO가 한국 정부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고 했다.

이어 “이 승소를 끌어낸 팀이 이번 건도 준비하고 있다. 전례를 보건대 몇 년 걸릴 것이며 어려운 일도 있을 것이다. 일본의 국력은 분명 한국 국력보다 위”라면서도 “지레 겁먹고 쫄지 말자”라고 말했다.

◆지지율도 오르고…당청의 호재 이슈?

ⓒ리얼미터.

최근 반일여론이 확산된 가운데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이처럼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민주당의 지지율도 동반 상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2일 나왔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지난 15∼19일 전국 유권자 2천505명을 대상으로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0%포인트 오른 51.8%로 집계됐다.

이는 리얼미터 주간 집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셋째 주(52.0%) 이후 8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4.2%포인트 내린 43.1%로, 긍·부정 평가의 격차는 오차범위 밖인 8.7%포인트로 벌어졌다.

세부 계층별로는 진보층과 중도층, 부산·울산·경남(PK)과 대구·경북(TK), 서울, 대전·충청·세종, 경기·인천, 40대와 30대, 50대, 20대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상승한 반면, 보수층에서는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항한 일본제품 불매운동 등 반일 여론 확산, 정부의 대일 대응 기조, 조선·중앙일보의 일본어판 기사와 일본 후지TV의 문 대통령 탄핵 주장에 대한 비판 여론 확산 등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민주당은 1주일 전 7월 2주차 주간집계 대비 3.6%p 오른 42.2%를 기록, 지난 2주 동안의 내림세가 멈추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지난주 초중반 주중집계(월~수, 15~17일 조사)에서 41.9%로 오른 데 이어, 주 후반 19일(금) 일간집계(18·19일 조사)에서도 42.8%로 상승했고, 중도층, 부산·울산·경남(PK)과 충청, 호남, 서울, 대구·경북(TK), 경기·인천, 40대와 20대, 30대, 60대 이상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상승했다. 보수층에서는 하락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3.2%p 내린 27.1%로 황교안 대표가 선출된 2·27 전당대회 직전인 2월 3주차(26.8%) 수준으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당은 중도층과 진보층, 대구·경북(TK)과 충청, 서울, 부산·울산·경남(PK), 경기·인천, 30대와 20대, 40대, 50대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에서 하락했다. 호남에서는 상승했다. (관련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한국갤럽 홈페이지‧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총선의 변수로 작용?

당청의 지지율이 급상승하면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행위를 7월말 8월초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올 정도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쉽게 철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조성된 경제‧외교 이슈를 호재로 활용해 총선까지 기세를 몰아가려는 여당과 이를 차단하고 경제 이슈로 전환하려는 야당의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당과 청와대가 준비하는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의 경우에 단 시간에 결과가 나오지 않고 승소를 장담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 단시간에 오름세가 위출 될 수 있다. 후쿠시마 해산물 수입 금지와 관련된 소송도 2015년에 일본이 한국을 WTO에 제소한 지 4년 만에 나왔기 때문에 WTO에서 재판 결과가 나오는 사이 동안 우리 경제와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부도 미국 정부의 중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한미정상회담 과정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일 간 갈등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 갈등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에 이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20일 출국했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 관저를 방문해 야치 쇼타로 국가안보국장과 회담했고 23일 한국을 방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나기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한일 양국의 요청이 있다면 개입하겠다는 단서를 달았기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 양국의 의견을 청취한 후 역할을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 총선 전까지 미국을 통한 중재에 실패할 경우나 혹은 장기화된 일본과의 무역분쟁에서 해법 찾지 못할 경우 반일 감정으로 집결된 지지율은 조금씩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고조된 감정에서 실망감을 느끼기는 더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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