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 김민규 기자] 손학규 대표를 지지하는 당권파와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간 내홍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바른미래당이 19일 혁신위원회 정상화 문제를 놓고도 지도부가 양분돼 다시금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모습까지 보였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 측근들이 단식 중인 혁신위원을 모욕하고 저주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이들은 손 대표한테 각종 특별위원회 등에 임명된 당직자들”이라며 “이런 수준 이하의 정치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달고 7공화국과 제3지대를 희망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경우에 맞지 않다”고 손 대표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 최고위원은 “이 모든 사단은 혁신위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인했다. 이들이 무슨 목적으로 출입했는지 누가 승인했는지 정확히 따져야 한다”며 “혁신위를 만들어놓고 짜장면 먹었느냐고 (단식 중인 혁신위원을) 조롱하는 구정물을 빨리 비워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혁신위원들이 단식까지 하면서 자신들의 소신을 지키는 모습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본인의 신념을 지키려 로텐더 홀에 이불을 펼쳤던 어느 노 정객의 결기와도 다르지 않다”며 “혁신위에서 의결된 혁신안의 상정을 재차 건의한다”고 요구했다.

뒤이어 권은희 최고위원 역시 “손 대표는 혁신위 위원장이 사퇴하고 위원이 단식하는데도 아무 조치도, 대안도 마련하고 있지 않다. 당내 문제 해결에 노력하지 않는 당 대표의 말을 국민들이 귀 기울이겠나”라며 “혁신위에 의결된 안건을 최고위에 상정해 달라. 또 혁신위 정상화를 빨리 시켜달라”고 손 대표에 촉구했다.

그러자 당권파인 문병호 최고위원은 “소모적인 싸움을 대승적으로 멈추고,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경제를 살리고 나라 살리는 큰 싸움에 나서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을 대신할 잠재력과 더불어민주당에 승리할 가능성을 충분히 갖고 있는데 혁신위가 바른미래당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오히려 더 고갈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고 반대로 혁신위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에서 주대환 혁신위원장의 사퇴로 혁신위 활동이 멈춰선 이후 권성주 혁신위원이 혁신위 정상화를 요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에 나섰었지만 지난 15일 손 대표가 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한 채 모씨가 ‘짜장면 먹은 것 아니냐’고 조롱한 데 이어 17일엔 손 대표 측근 당원인 이모씨가 권 위원 뒤편에 권 위원을 개로 묘사한 현수막을 걸어 논란이 일어났는데, 손 대표 측에선 단식 중인 권 위원도 손 대표가 임명했었기에 임명 사실 만으로 손 대표 측근이라는 주장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내놓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